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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노벨상 한강 "계엄 상황에 충격… 무력으로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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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노벨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 "책 쓰려 1979년 계엄 상황 공부해"
소설 '채식주의자'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그게 이 책의 운명이라고 생각"
"학교에서 일 년에 3~4권 책 읽고 토론하는 문화 만들어졌으면"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6일(현지시간) "2024년에 계엄 상황이 다시 전개된 것에 대해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대해 공부를 했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이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의자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24.12.06 ihjang67@newspim.com

그는 "2024년이 그때와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TV로) 생중계되어서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면서 "바라건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고,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를 통해 이번 계엄 사태를 계속 지켜보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맨몸으로 장갑차를 멈추려 하는 분도 봤고, 맨손으로 무장 군인을 껴안으며 제지하는 모습도 봤고,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 애쓰는 사람도 봤다"면서 "그 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계엄에 동원된 경찰과 군인들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한강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을 하려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 관점에서 보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설 '채식주의자'가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그는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를 굉장히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들도 많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다"면서 "그게 그냥 이 책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도서관에서 몇 천권이 폐기하거나 열람 제한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책을 쓴 작가로서 이 책에 유해 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것이 가슴 아픈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서관에 어떤 책을 비치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사서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그 분들이 많이 고민하고 책을 골라서 비치하는 역할을 하는데 자꾸 이런 상황이 생기면 검열을 하게 될 것 같다. 그게 우려가 된다"고 했다. 이어 "사서의 권한을 잘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노벨상을 받았을 때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이 상은 (개인이 아니라) 문학에게 주는 상이다. 그래서 내가 받았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제 다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한강은 이날 '노벨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에서 옥색빛이 도는 찻잔과 미리 준비한 메모를 기증했다. 메모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가지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고 적었다. 

그의 루틴은 1.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2.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번 이상 걷기 3.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 등이었다.

이와 관련 한강은 "찻잔을 기증한 이유는 내게 친근한 사물이었기 때문"이라며 "거창하게 하고 싶지 않고 나의 루틴을 보여주는 내게 아주 소중한 것을 기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을 쓸 때 책상으로 돌아가려 할 때마다 그 잔 만큼 홍차를 마셨다고 했다. 그는 "그 찻잔이 나를 책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주문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그때는 카페인을 많이 마셨는데 요즘은 끊었다"고 했다. 

그는 광주가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광주 사람이기도 하고, 서울 사람이기도 하고, 한국 사람이기도 하고, 세계 시민이기도 하다"면서 "나를 하나의 존재, 정체성으로 규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1980년 1월 서울로 이사를 왔다. 

그는 학교에서 문학을 잘 교육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일 년에 학교에서 책을 3~4권 읽고 토론하고 다각도로 얘기 나누면서 문학작품을 읽는 근육을 기를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읽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독자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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