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인터뷰
"현장 목소리 잘 들으려면 의사 표현 충분히 인정해야" 지적
교사 98.2% 정치기본권 부재 지적
국제기구, 공무원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 권고 이어져
[서울 = 뉴스핌] 대담=이영섭 사회부장, 정리=김범주·조승진 기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교실 밖에서 누릴 수 있는 교사의 정치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의 정당 활동은 허용되는 반면 교사에 대해서는 너무 엄격하게 제한하는 현 제도의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교육감은 지난 27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교사의 정치기본권'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 2024.11.27 choipix16@newspim.com |
정 교육감은 "집단행동이라는 이름으로 (기본권을) 막게 되면 제대로 된 교육 정책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며 "어떤 문제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이 드러날 길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지벙공무원법,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에서는 교사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정당이나 정치 단체를 조직하는데 관여 또는 가입도 금지하고 있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이에 대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5개 교원단체가 유·초·중·고·특수 교원 96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도 교사의 98.2%가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은 이유로 '정치기본권' 부재를 지적했다.
또 2006년과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 및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권고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국내 정당법도 고교 1학년인 만 16세 청년은 정당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중립적 위치'에서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유로 교사 및 공무원의 정치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행정에 대한 정치 개입을 방지하는 대신 신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정 교육감은 "올바른 교육 정책은 현장의 목소리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며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으려면 의사 표현을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짜 교육을 향한 교사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어떻게 인정해야 할 것인지가 고민스러운 지점"이라며 "학교 밖에서는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의사 표현은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 교육감은 "정치 현안을 교육 활동에서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는 보이텔스바흐 원칙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이텔스바흐 원칙이란 강제적·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수업 시간에도 실제와 같은 논쟁 상황을 유지하며 학생 본인의 정치적 상황과 이해 관계를 고려한 실천 능력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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