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판사, 형량 선고 다시 연기...취임 앞두고 있어서 사실상 기각
의회 난입 사건, 조지아주 선거 뒤집기 재판도 사실상 중단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지렛대로 삼아 자신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을 담당한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대한 형량 선고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예정된 형량 선고일은 오는 26일이었다.
이에 따라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재판 선고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맨해튼 지방검찰도 지난 19일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재판 절차를 일시 중지해 달라"는 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맨해튼 검찰은 다만 유죄 평결 자체를 파기하는 기각 결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검찰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서 그를 형사 기소했다.
해당 사건 배심원들은 지난 5월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적용한 3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고, 머천 판사는 7월 11일 형량을 선고한다고 예고했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선고가 이뤄질 경우 최대 징역 4년이나 가택 연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공화당 추천 판사가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형량 선고일은 9월 18일로 연기됐다가, 대선 이후로 거듭 미뤄진 상태였다.
트럼프 당선인 변호인은 연방 대법원의 결정은 물론, 현직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는 점을 근거로 트럼프에 대한 형사 판결은 기각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입막음 돈 사건 이외에도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 2020년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한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형사 기소됐었다.
하지만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과 의사당 난입 사건을 기소했던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전에 사임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고, 조지아주 재판도 사실상 무기 연기된 상태다.
따라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덕분에 자신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한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