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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 완화 급물살] ① '걸면 걸린다'...적용범위 넓고 기준 모호

기사입력 : 2024년11월21일 12:51

최종수정 : 2024년11월21일 13:36

형법·상법·특경법에 배임죄 규정...전 세계 유례 없어
상법 개정 전제 배임죄 완화 논의..."폐지가 글로벌 기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론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배임죄 완화가 급물살을 타게될 지 주목된다. 배임죄는 그동안 '기업인 손보기'의 대표 악법으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배임죄의 정의와 해외 사례, 완화 내지 폐지 논의 배경, 폐지 시 대안 등을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상법 개정과 함께 기업인 배임죄 처벌을 공론화할 때가 됐다고 언급, 배임죄 폐지 또는 완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동안 재계를 중심으로 기업인에 대한 배임죄 적용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과거 정경유착 관행으로 정부가 검찰을 동원한 '기업인 손보기' 수사의 대표적 죄목이 배임죄였다. 그러다 보니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상 판단을 내릴 때 배임죄를 우려해 적극적인 투자나 인수합병(M&A) 활동에 제약이 있어왔다.

[배임죄 완화 급물살] 글싣는 순서

1. '걸면 걸린다'…적용범위 넓고 기준 모호
2. 美·英 민사로 다뤄…해외 유례없는 '악법'
3. 합리적 경영은 면책…'경영 판단의 원칙' 명문화 필요

형법·상법·특경법에 배임죄 규정...전 세계 유례 없어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형법상 배임죄 및 업무상 배임죄에 더해 상법상 특별배임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죄 규정을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형법, 상법, 특경법 등 세 법에나 배임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형법 355조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5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상법 제622조에는 회사 발기인, 이사,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배임죄가 명시돼 있다. 특별배임죄는 업무상 배임죄와 동일하게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특경법은 배임을 통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가중처벌토록 했다. 구체적으로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땐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현행 법상 3년이 넘는 징역에는 집행유예가 불가능해 실형 판결 가능성이 높은 만큼 특경법상 배임은 기업인들에게 큰 공포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배임죄의 요건이 모호해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자의적인 적용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특히 형법에는 배임죄의 요건 가운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가 정확히 무엇인지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이 기업인의 투자 결정 등 순수한 경영상 판단을 배임죄로 기소했다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과거 김승연 한화 회장, 이재현 CJ 회장, 이석채 전 KT 회장 등이 배임죄 무죄 판결을 받거나 법원에서 형량이 가벼워졌다.

민주당, 상법 개정 전제 배임죄 완화 시사..."폐지가 글로벌 기준"

민주당은 현재 상법 개정을 전제로 배임죄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 일각에서도 그동안 상법 개정의 전제 조건으로 배임죄 폐지를 언급해 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과거 검사 시절 주요 기업인들을 배임죄로 처벌했지만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언급하며 "한국은 배임죄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가 너무 과도한 편"이라며 "배임죄 유지와 폐지 중 고르라고 하면 현행 유지보다 폐지가 낫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배임죄는 너무 자의적이고 사후적인 판단이라 경영 판단의 원칙을 우선시하는 미국 등 주요 국가에는 없는 제도"라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서도 횡령이 아니라 배임죄로 처벌했는데 논란이 많지 않았느냐.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배임죄는 폐지하는 것이 글로벌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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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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