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847명 21년 추적 관찰 결과 발표
조사 결과 BMI 25 구간 사망 위험 낮아
심뇌혈관질환, BMI 34 구간서 발생 높아
전문가 "체형·생활습관·질병 양상 변화해"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우리나라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가 현행 25 이상에서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연구원)은 지난 8일 '2024년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 지역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을 최소 BMI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11일 밝혔다.
◆ 성인 847명 21년 추적 관찰…BMI 25구간 사망 위험 낮아
이번 연구는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공단은 BMI 수준별로 사망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로 우리나라 국민에 적합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BMI와 총사망(all-cause mortality)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관찰 기간 내 사망자 제외 기준과 무관하게 공통으로 현재의 비만 기준인 BMI 25 구간의 사망 위험은 가장 낮은 U자 형태를 나타냈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2024.11.11 sdk1991@newspim.com |
관찰 시작 시점 이후 5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 결과도 BMI 25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구간은 BMI 18.5 미만과 BMI 35 이상이다.
특히 BMI 25 이상에서 사망 위험 증가 폭을 살펴보면 BMI 29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사망 위험 증가 폭이 2배 커졌다.
◆ 심뇌혈관질환, BMI 34 구간서 발생 위험 높아…중국 비만 기준 BMI 28 이상
BMI와 심뇌혈관질환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BMI 25 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BMI 18.5 미만에서 가장 낮고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고혈압, 당뇨병은 BMI 34 구간, 이상지질혈증은 BMI 33구간, 심혈관·뇌혈관질환은 BMI 34구간에서 각 질병의 발생위험이 가장 높았다. BMI 25 이상에서 질병발생 위험 증가 폭을 살펴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BMI 27구간, 심혈관질환은 BMI 29구간, 뇌혈관질환은 BMI 31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질병 발생 위험 증가폭이 커졌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2024.11.11 sdk1991@newspim.com |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교수는 "우리의 체형, 생활 습관,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였기 때문에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며 "비만과 질병의 연관성은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비만 진단 기준은 질병과의 연관성을 우선하고 사망 자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지금의 BMI 진단 기준을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 기준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선미 연구원 건강관리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는 비만 기준과 관련한 건강보험 빅데이터 기반의 최대 규모 추적관찰 연구"라며 "중국은 이미 BMI 28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공단은 만성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성이 높은 비만 인구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건강관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