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정산대금 편취 혐의 등 10일 구속기로
류광진 티몬 대표도 출석…질문엔 묵묵부답
구영배 "미정산 사태, 사건 발생 후 알았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핵심 경영진인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10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사건 발생 이후 인지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반면 류화현 대표는 "이번 사태와는 다르게 상품권 정산 지연은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류화현·류광진 대표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티메프 미정산 사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운데),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10 leemario@newspim.com |
이날 오전 10시23분께 법원에 도착한 류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올해 초부터 알고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사태랑은 조금 다르게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걸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류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지인들에게 '위메프는 이제 빚의 늪이다'라고 말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상품권 줄이는 것을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시 또 늘어났다"며 "상품권을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었고 늘어나서 '상품권의 늪이다', '빚의 늪이다' 이런 표현을 했었고 지속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큐익스프레스 일감 몰아주기 의사 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이어 "배송비를 500원씩 지원해준 건 제가 관여한 바 없고 큐익스프레스가 잘 되기 위해 물건을 더 팔아주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있다)"고 부연했다.
류 대표는 구속을 피하려고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상담받을 때 상황이 안 좋았고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하느라 그랬던 것"이라며 "변호인이 소명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게 구영배 대표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도 책임과 잘못이 있고 구 대표가 주도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당시 구 사장(대표)께서 자금을 구하는 거나 여러 내외부 행동이 달라 감정이 격해진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류 대표는 마지막으로 "위메프를 흑자로 만들고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서 복귀했다는 점과 류광진 (티몬) 대표와 공모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하고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출석한 류광진 티몬 대표는 '이 사태를 주도한 게 구 대표라는 입장이냐', '큐텐쪽에서 지시받은 게 있는가 어떻게 지시 받았냐', '금융감독원 허위 보고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질문에 모두 대답 없이 법정으로 올라갔다.
이날 오전 9시35분께 법원에 도착한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2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고 대답했다.
구 대표는 금감원 허위 보고 혐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또 '1조5000억원대 정산대금 편취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또는 다음 날 새벽 나올 전망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사태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검사)은 지난 4일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 도주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1조5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등 관련 정산대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에 합계 6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티몬·위메프 자금 총 671억원을 횡령해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으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7월 29일 티메프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검찰은 8월 1일 구 대표 자택과 티몬·위메프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달 19~20일 류광진·류화현 대표를 불러 조사하고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에는 구 대표를 두 차례 소환조사했다.
구 대표는 국회에 출석해 티메프 사건이 불거진 지난 7월 중순에야 미정산 사태를 보고받았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구 대표 등 큐텐 경영진이 약 2년 전부터 정산 불능 상태를 인지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2022년 말 기준 5000억여원에 달한 미정산 대금을 10분의 1 이상 축소해 460억여원으로 금감원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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