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청약 일방취소에 사회적 파장 확산...비대위 결성
파주시·LH, 26일 청약취소 부지 현장에서 축제행사 '눈살'
비대위, 맞불집회 열고 '본청약까지 지위 보장 규정' 당부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파주시와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운정3지구 청룡두천 수변공원으로 조성된 '파주가든' 완공을 앞두고 대규모 축하행사를 개최했다. 문제는 행사 장소가 청약이 취소된 주복 3·4블록 부지 바로 옆이라는 점에서 해당 청약 피해자 등이 강력 반발했다.
2년 전에 파주시 운정3지구 운정중앙역 주상복합아파트(주복) 6개 블록에 대한 사전청약이 진행됐다. 이후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시행사 측에서 본분양 연기를 거듭하던 중 3·4블록에 대한 청약이 전격 취소돼 사회적 파장이 거세졌다.
주복 3·4블록 비대위 집회에 사전청약 당첨지위 승계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4.09.27 atbodo@newspim.com |
시행사의 주복 3·4블록에 대한 일방적인 청약 취소로 인해 결성된 주복 3·4블록 사전청약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긴급공지를 통해 파주가든 시민축제 행사가 열리는 당일에 '당첨자 지위 유지를 위한 집회'를 통해 피해자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그동안 의원과 언론사, 행정기관 등을 대상으로 수많은 청원과 행사를 진행해 왔으나 실제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에 파주시장, 지역구의원, LH사장 등 지금까지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려고 했던 각계 책임자 및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파주가든 시민축제 행사를 통해 피해자 목소리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파주가든 시민축제 행사일인 26일 오후 무대 뒷편에서 비대위와 파주시민 등이 모여 맞불집회를 열고 LH사장등에게 면담권을 직접 요청하고 파주시의 적극행정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사전청약 피해자로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당첨된 권리를 보장받고 국토부가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면서 "시행사의 귀책으로 인한 사업 취소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당첨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국토부의 주장은 법적·정책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며, 이는 사전청약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파주시와 LH가 진행한 파주가든 시민축제 행사장 인근에서 주복 3·4블록 비대위가 지위승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4.09.27 atbodo@newspim.com |
이어 "국토부는 언론과 여러 공식 발표를 통해 민간 사전청약 제도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해결할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사전청약 당첨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사전청약 제도의 신뢰 회복과 국민 주거 안정성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민간 시행사와의 계약 이전에, 사전청약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정부의 보증과 신뢰를 바탕으로 청약을 신청했으며, 이는 단순한 민간 계약의 문제가 아니라 사전청약이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에 대해 법적·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함에도 국토부는 민간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도덕적·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정부 정책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사전청약 계약서에 사업 취소 가능성이 명시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당첨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공정한 조항으로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명확한 보호 조항이 없어 일방적으로 사업 취소를 강요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는데 이는 계약서의 불공정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국토부가 이러한 불공정 계약을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천명했다.
무엇보다 국토부가 '사업이 취소되고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오면 당첨자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 "파주 운정3지구에서는 사업 계획이 대규모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첨자 지위가 유지된 사례가 있는데, 당시 건물 구조, 층수, 주택 동수 등이 변경됐지만,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지위는 보호됐다"며 "이는 계획 변경이 있다고 해서 당첨자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국토부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새 사업자가 들어와도 용적률과 건폐율 등 주요 개발 조건은 고정돼 있기에 당첨자 지위가 유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주복 3·4블록 비대위가 지위승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4.09.27 atbodo@newspim.com |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대위는 "국토부 자체에서도 중복 청약을 허용하는 개정안을 소급 적용한 사례가 있는데, 예외적인 경우에 소급 입법은 충분히 가능하며,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면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공공복리를 실현하거나 국민의 신뢰 보호가 중요한 경우, 소급입법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봤기에 사전청약 피해자들의 지위 회복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중요한 사안으로 이에 대한 소급 적용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토부가 '사전청약이 취소되면 청약 기회가 다시 살아난다'고 한 주장 역시 이는 사전청약에 당첨된 이들의 실제 피해를 외면한 것으로 피해자들은 사전청약 당첨 후 다른 청약 기회를 포기하고 오랜 기간 동안 기다려왔으며, 그 과정에서 경제적·심리적 손실 등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사전청약 당첨자의 계약 이행과 그 권리 보호에 대해서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국토교통부령 제746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3조 및 주택법 제35조 (사전청약에 따른 주택 공급) 주택법 제35조 등 법적 근거도 명확하며 따라서 당첨자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법적 보호를 상실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는 정부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헌법 제35조에서 국민의 주거권을 보호할 것을 명시하고 있기에 국민은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데정부가 국민의 주거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거나 이를 이유 없이 침해하거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헌법상 주거권 보호 취지에 반할 수 있다"며 법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강력히 항의했다.
주복 3·4블록 비대위와 사전청약 피해자 등이 팻말과 풍선을 들고 지위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비대위] 2024.09.27 atbodo@newspim.com |
이어 "국토부가 사전청약 당첨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에 의존한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사회 정의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은 불공정한 행위는 법적으로 무효로 간주될 수 있으며, 당첨자 지위를 박탈하는 행위는 법적 효력을 상실할 수 있으므로 사전청약 당첨자의 지위를 본청약까지 법적으로 보호하는 명확한 규정 등 법령 개정 및 보완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비대위는 "이를 위해 국토부는 사전청약 당첨자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결론적으로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가 당첨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법적·정책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며, 이는 사전청약 제도의 취지와 국민 주거 안정성을 훼손하는 결정이기에 국토부와 정부는 주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땅히 당첨자의 지위를 보장해야 하는것이 정책적 책임이며 정부의 의무"라고 힘껏 외쳤다.
이날 비대위 '당첨자 지위 유지를 위한 집회'에 참석한 주복 3·4블록 사전청약 피해자들 및 시민들은 사전청약 당첨자의 지위를 보장하는 법적·정책적 보완이 정부와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의 길임을 선언하며 등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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