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대만 동시 출시
하반기 실적 개선 위한 첫 신호탄
게임 개발력 및 과금 모델 변화 시험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엔씨소프트가 신작 게임 '호연'을 내일 한국, 일본, 대만에 동시 출시한다. 엔씨소프트가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호연이 하반기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전일 주가는 종가 기준 19만 34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1.7% 하락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해 말 흥행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출시 효과로 한때 28만 6500원까지 치솟았다.
[사진=엔씨소프트] |
하지만, TL 출시 직후 쏟아진 혹평과 흥행 실패로 엔씨소프트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TL은 출시 초기 서버 안정성 문제, 과도한 결제 요소, 콘텐츠 부족 등으로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으며, 이는 게임의 초기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
호연은 60여 종의 캐릭터 중 5종을 선택해 팀을 구성하는 방식의 수집형 MMORPG로, 엔씨소프트가 장르 및 플랫폼 다각화를 염두에 두고 심혈을 기울인 신작이다. 실시간 필드 전투를 기반으로 하며, 특정 콘텐츠에서는 전략성이 강화된 턴제 전투 모드도 경험할 수 있다.
이 게임은 간판 게임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 속에서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실적 개선을 책임질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호연의 성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여전히 리니지류의 과도한 결제 모델과 트렌디하지 못한 게임 개발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신작 호연의 성과가 회사의 실적 개선과 주가 반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호연이 트렌디한 게임 스타일과 조작을 강점으로 내세운 만큼,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중요하다"며 "만약 호연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이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개발력과 결제 모델 변화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고, 향후 출시될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소프트는 실적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호연 출시 이후 아마존게임즈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TL 글로벌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영 효율화를 위해 품질 보증 서비스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을 각각 비상장 자회사로 분할하고, 연내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전경. [사진=엔씨] |
엔씨소프트는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 구조 개선도 추진 중이다. 서울 삼성동 엔씨타워1을 매각하고, 판교 R&D센터의 자산 유동화도 검토 중이다.
나아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해외 투자도 활발하다. 최근 스웨덴의 게임 개발사 'Moon Rover Games'에 350만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를 단행했으며, 국내 개발 스튜디오 투자 및 동남아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신설 회사들은 기술 지원 조직의 전문성을 활용해 B2B 중심 전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는 본연의 경쟁력을 지키면서 지속 성장의 기틀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3689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75% 감소한 수치로,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