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정으로 국립 박물관 방문, 전쟁으로 숨진 어린이 추모
마린스키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비공개 정상 회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3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더 이코노믹 타임즈는 "전날(현지 시간) 폴란드에서 출발한 모디 총리는 기차로 10시간 이동해 키이우 중앙역에 도착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첫 일정으로 우크라이나 국립 박물관 방문을 선택했다. 매체는 "20~21세기 주요 군사 갈등 과정에서 나온 유물과 문서가 전시된 박물관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문화적 정체성을 위한 투쟁을 강조한다"며 "모디 총리는 이곳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목숨을 잃은 어린이들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이후 마린스키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했다. 양국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서 경제와 문화, 인도주의적 협력에 중점을 둔 양국 협력 강화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크라이나가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하고 인도와 수교를 맺은 이후 처음이다. 모디 총리로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후 처음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이다.
탄마야 랄 인도 외교부 서방 국장은 지난 19일 "모디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며 "30년 전 수교 이후 인도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이 처음인 만큼 이번 방문이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방문이 될 것이고, 경제·농업·인프라·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중요한 방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모디 총리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면서 "7월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모디 총리의 방문은 서방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에 중요하다. 전쟁 종식을 위한 공정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 외교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하일로 포돌리악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로이터에 "모디의 방문은 중대하다"며 "왜냐하면 인도가 모스크바에 대해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우크라이나)에게는 그러한 국가들과 효과적으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극도로 중요하다"며 "그들에게 전쟁의 올바른 종식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하고, 이는 그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키이우 정치 분석가인 보로디미르 페센코는 "모디가 이번 방문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의견을 내놓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 협상 시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군사적 상황이 안정되고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다만 모디의 이번 방문이 '인도가 러시아 편에 서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우크라이나는 인도와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앞서 폴란드를 방문했다. 그는 바르샤바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를 만나 "전쟁터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인도의 굳은 신념"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대화와 외교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로이터=뉴스핌] 2023년 5월 2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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