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광복 79년, 일본의 역사 퇴행에 눈감은 한국 정부

기사입력 : 2024년08월16일 10:03

최종수정 : 2024년08월16일 17:28

尹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과거사 언급 전무
日 내각 각료들은 5년 연속 야스쿠니 참배
윤 정부 침묵으로 일본 '역사 역주행' 동조
내년 국교재개 60년 '한·일 문서' 우려 목소리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일제의 불법 식민지배에서 해방된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 문제와 과거 역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이날 자신의 마지막이 될 패전일 추도식에서 3년 연속으로 역사에 대한 반성을 표하지 않았다. 또 일본 내각 각료들은 태평양 전쟁 전범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5년째 직접 참배했다.

역대 한국 정부는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에 대한 정책과 대일 인식을 분명히 밝혀왔다. 이같은 내용이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복절 경축사에 일본에 대한 메시지가 없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다. 윤 대통령은 2022년 광복절 축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 지칭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아예 언급이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08.16

반면 일본은 더욱 극우적 역사인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추도식에서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을 뿐 과거 침략전쟁으로 인한 가해와 반성은 입에 담지 않았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총리로서 9번째 공물을 봉납했다. 또한 현직 각료들은 2020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역사 퇴행을 눈감고 묵인함으로써 일본의 역사 우경화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올해에는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방위상의 야스쿠니 참배가 눈에 띈다. 일본 방위상이 패전일을 맞아 야스쿠니에 참배를 한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지난달 한·미·일 국방방관이 일본 도쿄에 모여 3국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각서'에 서명하는 등 한·미·일이 사실상 군사적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방위상이 태평양 전쟁 A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했다는 것은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5일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과거 역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대한민국이 그간 자유 가치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튼튼히 해오면서 일본과 대등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는 함의가 있다"라며 "한·일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서고 일본과의 수출 격차가 사상 최소로 좁혀졌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한·일 관계를 전담했던 전직 고위관료는 "한·일 간 역사 문제는 국력이나 자신감과 무관하게 정부가 엄중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일본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 더욱 당당하게 일본의 역사적 퇴행과 과거사 왜곡을 강하게 지적하고 비판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2018년 8월 15일 일본 종전 기념일을 맞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복장에 총과 검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4.08.16

민간 연구기관의 한 일본 전문가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 태도를 '저자세'라고 지적하면서 그 배경을 두가지로 꼽았다. 윤석열 정부가 가장 큰 외교업적으로 내세우는 한·미·일 협력의 토대인 한·일 관계 개선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를 가급적 피하려는 정치적 이유과 윤석열 정부의 대일 기조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 인식이 일본의 '역사 역주행'을 방치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뉴라이트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준비중인 '한·일 공동문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과 같은 대일 기조를 유지한다면 과거 역사를 직시하는 토대 위에서 선린·우호·협력 관계를 지향한다는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달리 일본의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주는 새로운 문서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opento@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유모차에 강아지가…" 개모차 더 잘 팔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이른바 '개모차'(반려견 전용 유모차)가 더 잘 팔리는 실정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조명했다. WSJ은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반려견 유모차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기 유모차 판매를 앞지르게 되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반려견용 유모차 [사진=뉴스핌 DB]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에서는 반려견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로 급증했다. 고급 반려견 유모차 브랜드 에어버기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은 약 1100달러(약 148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업체는 원래 유모차 제조사로 시작했지만 에어버기 한국 사업부는 이제 개모차만 판매 중이다. WSJ은 한국에서 아기의 수는 줄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며,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출산율 하락은 미국 등 기타 선진국에서도 겪는 사회 현상이고, 호화로운 생일파티를 여는 등 반려동물을 마치 아이처럼 애지중지 여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나 한국처럼 합계출산율이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한 0.72명인 '인구 비상사태' 국가에서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단 설명이다. 개모차는 한국의 백화점, 식당, 거리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상황이 이래지자,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입장 가능 장소가 넘쳐난다. 영유아나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식당과 카페도 늘고 있단 역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앙 정부가 청년 세대에게 출산을 장려하는데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결혼했지만 자녀가 없으며 최소 10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도 짚었다. 한국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길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진단이다. WSJ은 한 여론조사를 인용, 20~49세 한국 여성 2명 중 1명이 자녀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울 교외에 거주하는 강승민(24) 씨는 반려견 '코코'를 유모차에 태워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한 할머니가 벤치에 앉은 강 씨에게 다가갔고, 유모차 안에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 있는 모습을 보자 놀라며 가정을 꾸릴 것을 얘기하자 강 씨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 나의 반려견에게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보라(32) 씨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너무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고 말한다. 반려견 '살구'를 위해 카시트로 변형할 수 있는 개모차를 구입했다는 김 씨는 "내가 아이를 낳았다면 지금처럼 살구를 돌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 2024-09-10 10:47
사진
내 퇴직연금 수익률 낮다했더니… 한국 직장인의 평생 노후생활을 책임져야 할 퇴직연금이 낮은 수익률 탓에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국민연금 개혁에 맞춰 퇴직연금도 대수술하겠다는 방침이다. 뉴스핌은 총 7차례 걸친 기획기사로 퇴직연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본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의 전문인력이 자산을 운용함에도 퇴직연금 수익률이 국민연금보다 크게 낮아, 금융사의 퇴직연금 전문성이 의심을 받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에도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댓가로 받는 수수료는 높아, 퇴직연금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퇴직연금 개혁] 글싣는 순서1. 금융사 전문성 있나…퇴직연금 5년 연 수익률 '2.3%'2. 증권사 퇴직연금 상품수의 절반…'현물이전제'에 은행들 난리3. 퇴직연금 운용 국민연금에 맡기면 수익률 개선될까?4. 국민연금도 진출 허용?…복지부 vs 고용부 시각차5. 금융권 여당 야당, 당사자들 모두 '동상이몽'6. 한정애 의원 "개편 반응 뜨거워…협회들 의견 청취"7. "운용성과 좋은 사업자 DC형 묶어 CDC로 전환시켜야" 2023년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1036조원,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원, 개인연금 적립금은 370조원으로 전체 합계액은 1788조원이다. 비중별로 따져보면 국민연금이 절반이 넘는 57.9%, 퇴직연금 21.4%, 개인연금 20.7% 순이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 국민연금 연 수익률 6.86%로 월등히 높아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최근 5년 간 퇴직연금 연 환산 수익률은 고작 2.35%에 불과하다. 최근 10년 간 연 환산 수익률은 2.07%로 더 심각하다. 중간 허리역할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크게 부진하다 보니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부진한 퇴직연금 수익률과 달리 2023년말 기준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무려 6.86%다. 퇴직연금보다 연간 4.51%p나 더 높은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수익률 차이가 앞으로 30년간 지속된다면 그 결과는 재앙이다. 복리효과까지 생각하면 수익률이 1%만 차이 나도 엄청난 격차다. 현재의 4.51% 수익률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사방에서 부진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 원리금 보장형 높아서 불리? 실적배당형도 크게 뒤져 지난 5년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의 연도별 수익률 격차는 2019년 9.06%(국민연금 11.31% VS 퇴직연금 2.25%), 2020년 7.12%(국민연금 9.70% VS 퇴직연금 2.25%), 2021년 8.60%(국민연금 10.77% VS 퇴직연금 2.17%)로 3년 연속 국민연금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증시가 부진했던 2022년에 유일하게 9.83%(국민연금 -8.22% VS 퇴직연금 1.61%)의 격차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우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하지만 2023년에 다시 11.56%(국민연금 13.59% VS 퇴직연금 2.03%)의 높은 수익률 격차로 국민연금이 우위에 올라섰다.   이런 엄청난 수익률 격차에 대해 퇴직연금사업 주체인 은행, 증권, 보험 업계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아서라고 변명한다. 실제로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최근 5년 간 연환산 수익률은 2.12%지만 실적배당형 상품의 연 환산 수익률은 4.18%로 2배 가까이 높긴 하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의 퇴직연금 사업자가 자랑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 또한 국민연금의 연도별수익률과 직접 비교해 보면 성과가 크게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실적배당 상품 수익률의 연도별 격차는 2019년 4.93%(국민연금 11.31% VS 퇴직연금 6.38%)로 국민연금이 크게 높다. 2020년에 유일하기 근소한 차이인 0.97%(국민연금 9.70% VS 퇴직연금 10.67%) 차이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 후 2021년 4.35%(국민연금 10.77% VS 퇴직연금 6.42%), 2022년 5.98%(국민연금 -8.22% VS 퇴직연금 -14.20%), 2023년 4.35%(국민연금 13.59% VS 퇴직연금 13.27%)의 격차로 3년 연속 국민연금이 훨씬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 수익률 부진에도 수수료는 따박 따박 퇴직연금사업 주체인 은행, 증권, 보험 업계 입장에서는 제도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전체 금액을 기금형태로 강제 운영하지만 퇴직연금은 최종 운용 방식을 결정하는 주체가 결국은 가입자 개개인이라서 수익률 격차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입자가 직접 원리금 보장형을 선택할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실적배당형을 선택하더라도 가입자가 직접 수익이 날 만한 좋은 상품을 잘 골라내지 못한다면 국민연금 수익률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변명에도 지금의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퇴직연금의 경우 국민연금과 달리 상당한 수수료를 받아간다는 점에서 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2023년 기준 퇴직연금 총 비용부담률은 연간 0.372%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연간 0.323%, 확정기여형(DC) 0.508%, 개인형퇴직연금(IRP) 0.318%다. 수수료는 매년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다. 퇴직연금 DB형이나 DC형의 경우 수수료를 가입자인 직장인이 직접 내지는 않는다. 고용주인 회사가 대신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다. 따라서 가입자인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총비용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IRP는 가입자가 직접 수수료를 내야 해 비용 부담이 더 크다. 그래서 IRP의 경우 금융사별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많이 진행해 3가지 유형 중 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다. 은행의 예대마진율이 1%를 훌쩍 넘는 점으로 볼 때 퇴직연금 연간 수수료 0.372%는 외견 상 작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이 2.35%(수수료 차감 후)에 불과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느낌이 확 달라진다. 이렇게 수수료에 비해 운용수익률이 너무 저조하다는 점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퇴직연금 제도의 변화를 촉구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직장인의 평생 노후를 책임져야 할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이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longinus@newspim.com 2024-09-10 07:5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