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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상황 올까 두렵다"…응급실 중단에 환자들 두려움↑

기사입력 : 2024년08월15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8월15일 08:00

상급병원 의료공백으로 응급실 운영 차질
1형당뇨 환자 인천→전라도로 응급실 뺑뺑이
"응급실 늦게 도착해 인지능력 떨어져"
환자들 "응급 상황 오지 않길 바랄 뿐"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인천에 사는 환자가 경기도 전체를 뺑뺑 돌다가 결국 전라도까지 갔다. 응급처치가 늦어지면서 환자의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이 저하됐다. 운동능력이야 재활로 되지만, 인지능력은 되돌릴 수도 없다."

전국 곳곳의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환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전공의 사직 이후 의료공백이 6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응급실로 여파가 번지고 있다.

환자들은 상비약을 늘 구비해두는 방식으로 응급상황 대비하고 있지만, 자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응급상황에서는 답이 없다며 응급상황이 발생하지 않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15일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지난 13일부터 일시적으로 대부분의 진료를 중단했다. 

이곳 응급실은 6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4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등 총 10명이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서는데, 전문의 2명이 각각 휴직과 병가를 내면서 기존의 당직 체제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반년간 이어진 의료 공백을 견디다 못한 전문의들이 속속 병원을 떠나면서 곳곳의 응급실의 운영이 파행을 겪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2024.04.25 pangbin@newspim.com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이달부터 응급실 진료를 축소했다. 강원도 속초의료원은 응급실 전담의 5명 중 2명이 퇴사해 지난달 7일 동안 응급실 문을 닫아야 했다.

응급상황에서 제때 조치를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환자들 사이에서 번지면서 환자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환우회) 대표는 "환우회 회원들에게 저혈당으로 인한 응급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글루카곤을 늘 상비해 두고 있으라고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루카곤은 인슐린 주사로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가는 당뇨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저혈당을 올려주는 약물이다. 의사 처방이 꼭 필요해 응급상황 발생 시 응급실로 가야 처방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환자들이 오랜 당뇨를 앓다 보면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글루카곤을 처방받아 오지 않는다"며 "비상 상황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약물이 없다면 더 위급한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회원들에게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더라도 지금과 같은 의료공백 상황에선 약을 꼭 구비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응급상황은 환자들이 대비할 수가 없다. 어린 환자들이 많은 1형 당뇨의 경우 응급실에 가서 초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는 "1형 당뇨의 전조증상으로 다식(多食), 다뇨(多尿), 다음(多飮) 등이 발생하는데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여기고 넘어가다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가서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월에도 한 어린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인천에서 전라도까지 가서 1형 당뇨 진단을 받았다"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응급실에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응급실에 제때 가지 못하면 치명적인 장애나 뇌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데, 환자들 사이에서 응급실에서 제때 치료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응급실 진료에 큰 차질이 발생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아직 응급실 진료에 큰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지속해서 지방자치단체, 관계 기관과 협력해 응급실 운영 상황을 살피고, 이를 통해 진료 공백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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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에 강아지가…" 개모차 더 잘 팔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이른바 '개모차'(반려견 전용 유모차)가 더 잘 팔리는 실정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조명했다. WSJ은 G마켓 자료를 인용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반려견 유모차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기 유모차 판매를 앞지르게 되었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도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반려견용 유모차 [사진=뉴스핌 DB]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에서는 반려견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로 급증했다. 고급 반려견 유모차 브랜드 에어버기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은 약 1100달러(약 148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업체는 원래 유모차 제조사로 시작했지만 에어버기 한국 사업부는 이제 개모차만 판매 중이다. WSJ은 한국에서 아기의 수는 줄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지난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으며, 2018년 이후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출산율 하락은 미국 등 기타 선진국에서도 겪는 사회 현상이고, 호화로운 생일파티를 여는 등 반려동물을 마치 아이처럼 애지중지 여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나 한국처럼 합계출산율이 인구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한 0.72명인 '인구 비상사태' 국가에서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단 설명이다. 개모차는 한국의 백화점, 식당, 거리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상황이 이래지자,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입장 가능 장소가 넘쳐난다. 영유아나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 식당과 카페도 늘고 있단 역설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앙 정부가 청년 세대에게 출산을 장려하는데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결혼했지만 자녀가 없으며 최소 10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도 짚었다. 한국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길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진단이다. WSJ은 한 여론조사를 인용, 20~49세 한국 여성 2명 중 1명이 자녀를 가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울 교외에 거주하는 강승민(24) 씨는 반려견 '코코'를 유모차에 태워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 한 할머니가 벤치에 앉은 강 씨에게 다가갔고, 유모차 안에 아기가 아닌 반려견이 있는 모습을 보자 놀라며 가정을 꾸릴 것을 얘기하자 강 씨는 "결혼하고 싶지 않다. 나의 반려견에게 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보라(32) 씨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고, 너무 경쟁이 치열한 사회라고 말한다. 반려견 '살구'를 위해 카시트로 변형할 수 있는 개모차를 구입했다는 김 씨는 "내가 아이를 낳았다면 지금처럼 살구를 돌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 2024-09-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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