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서 경고 불사 심판 붙잡고 항의 판정번복 이끌어내
리우대회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오혜리 "뒷일 생각 안했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태권도 남자 80㎏급 서건우(20·한국체대)는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16강전에서 서건우를 구했던 오혜리 코치의 활약을 본 누리꾼의 관심과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서건우는 9일 호아킨 추르칠(칠레)과 16강전 2회전에서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다. 1회전을 내준 서건우가 2회전 막판 동점으로 만들었는데 심판은 추르칠을 승자로 선언했다. 이때 코트로 뛰어들어 심판을 붙잡고 강하게 항의한 오혜리 코치는 본부석에서도 오심이라고 따졌다.
오혜리 코치가 9일 태권도 남자 80㎏급 16강전에서 본부석을 향해 하의하고 있다. [사진 = SBS 중계화면 캡처] |
시스템상 오류로 회전 공격보다 감점 빈도가 먼저 계산된 게 드러났고 판정이 번복됐다. 벼랑에서 탈출한 서건우는 3회전에서 14-1로 완승했다.
오 코치는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 및 공개 사과 징계를 받았다. 코치는 심판이 아니라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항의해야 하며 장내 관중들을 상대로 특정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는 규정때문이다.
오 코치는 경기가 종료되고 선수들과 경기 관계자들이 모두 떠나면 더는 결과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고 판단해 뒷일 생각 안 하고 뛰어들었다고 돌아봤다. 서건우는 "코치님이 많이 많이 힘들어하셨다.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16강에서 발 벗고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오혜리 코치 당시 모습. [사진 = 엠빅뉴스 화면 캡처] |
오 코치의 '당찬 리더십'을 본 누리꾼들은 "이런 게 걸크러시. 갓 혜리 멋지다"라며 호응했다. 지난해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로 임용된 오혜리 코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에서 하비 니아르(23·프랑스)를 13-1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 코치는 이 천금같은 금메달로 국제대회 성적 부진과 부상으로 얻은 '국내용'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10년 넘게 묵은 한을 풀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