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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D 셀럽에 길을 묻다] ① 영화감독 이장호 "돈키호테 같은 저돌성이 나를 만들었다"

기사입력 : 2024년08월08일 16:00

최종수정 : 2024년08월08일 16:00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국영화사를 흔히 '별들의 고향'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1970년대 청년문화를 선도했던 최인호 원작, 이장호 감독의 영화 '별들의 고향'이 개봉 50주년을 맞았다. 데뷔작이 히트작이 됐던 이장호 감독도 올해로 감독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젊은 세대들에게도 "오랜만에 누워보는군"이라는 명대사로 잘 알려진 '별들의 고향'은 우리 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던 작품이었다.

이장호 감독은 1945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 건축미술학과를 수료했다. 대표작인 '별들의 고향'(1974)에이어 '어제 내린 비' (1974)도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어 한동안 칩거해야 했다. 그후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어둠의 자식들'(1981), '과부춤'(1983), '바보선언'(1983) 등 사회성 짙은 작품들을 연출했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칼리가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무릎과 무릎 사이'(1984), '어우동'(1985)은 당시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감독 이장호. 2024.08.08 oks34@newspim.com

이장호 감독은 1996년부터 중부대학교, 전주대학교, 서울예술대학 교수로 활동했다.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1977),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협회부이사장(2000), 전주시 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2001),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2005),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부위원장(2007)을 맡기도 했다. 현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2002년 서울시문화상, 2003년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현재 사단법인 신상옥기념업회 이사장과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 최인호청년문화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장호 감독은 현실과 영화의 거리를 좁히는 작품들로 정권에 순치돼 온 충무로의 관습을 깨고 사회성 짙은 작품을 만들었던 기린아였다. 청춘물로 시작하여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는 리얼리즘 영화를 만들고, 한때는 강렬한 섹스물로 극장의 흥행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장호 감독이 고등학교 동창인 소설가 최인호의 작품 '별들의 고향'을 영화로 만들어서 데뷔작이 출세작이 된 이야기부터 사회성 있는 작품과 에로틱한 영화를 넘나들었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대담은 이장호 감독과 영화계 선후배 감독으로 오랫동안 교유해 온 영화감독 이무영(동서대 영화과 교수)이 진행했다.

이하 대담전문.

- 이무영 감독: 감독님 반갑습니다. 감독님이 이제 영화계에 모습을 드러낸 지가, 그러니까 데뷔하신 지가 50년이 됐거든요.
이장호 감독: 그렇게 됐어요.
- 이무영 감독: 데뷔작인 '별들의 고향'이 50주년을 맞이했다는 뜻이 되는 건데, 이 영화를 50년 만에 다시 보신 느낌이 어떠신지요?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은데…. 그리고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요즘은 어떤 느낌이신지 한번 듣고 싶습니다.
이장호 감독: 난 근질근질할 것 같아서 걱정을 했는데, 빠져드니까 그냥 처음 보는 것처럼 또 보게 되더라고요. 하도 오래돼서. 아이들은 텔레비전에서 '별들의 고향' 한다고 해서 봤죠. 잠자고 있는데 깨워서 나가서 보면 마음이 상할 때가 있는 게…. 난 진지하게 빠지는데 애들은 웃는 거야.
슬픈 장면에서 막 웃으면서. "되게 웃긴다" 그러고(웃음). 그럼 이게 날 모욕하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젊은 관객들은 우리 때 젊은 관객하고 또 달라져서 자기중심이고. 어, 뭐라 그럴까. 더 개인주의가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자기 감각이 더 소중하고. 아버지지만 예의를 좀 갖춰줬으면 좋겠는데. 좀 겁이 나요. 젊은 사람들하고 볼 때는.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감독 이장호가 서울 여의도 본사 스튜디오에서 영화 '별들의 고향' 50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히고 있다.  2024.08.08 oks34@newspim.com

- 이무영 감독: 그게 아마도 그 명대사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50년이면 시대가 엄청나게 많이 변했잖아요. 우리가 언어를 쓰는 어떤 태도도 변하고. 그런데서 오는 괴리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어떤 상황을 만드는 것 같은데. 저는 아직도요. 예전에도 봤지만 예전의 감성으로 보고. 물론 그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이런 대사들이 그때의 감성으로 보면 감회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이장호 감독: 그 때도 코미디언들이 많이 그렇게 했거든요.
- 이무영 감독: 패러디를 한 거지요.
이장호 감독: 그래서 나는 이게 웃기는 대사가 아닌데. 나는 진지한 대사인데. 오히려 좀 간지러운 대사가 "제 입술은 작은 술잔이에요." 뭐 그런 게 난 더 좋아요. 예쁘잖아요. 그런 얘기가 회자됐으면 좋겠는데 그건 안 되고.
- 이무영 감독: 오늘 이 방송이 끝나면 그 대사도 회자가 될 것 같습니다. 감독님, 사실 데뷔작을 만드셨을 때 나이가 굉장히 젊으셨잖아요. 그리고 그렇죠. 조감독으로서 경험도 물론 연출부로서 오랫동안 신상옥 감독님 밑에서 수학을 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 어떻게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되셨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거든요. 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별들의 고향' 연출하려고 선배들 찾아다니면서 책도 팔았다

이장호 감독: 내 계획에 있었던 작품이 아니고, 최인호가 가까운 친구였으니까 최인호가 신문 소설을 처음 썼고 그때도 내가 영화 만든다는 실감을 못 가졌어. 신문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 재미있으니까 점점점 욕심이 나고 책을 읽으면 항상 영상이 떠오르잖아요. 머릿속에 그걸 자꾸 영상화 생각을 하다가 홍콩에 갔는데 아버지까지 이제 신문 연재된 거를 계속 보내주시더라고. 홍콩에 한 1년 있었는데 연재된 거를 다 오려서 보내주고 그러니까 점점점 현실적으로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돌아오니까 신문 소설은 끝났고 이제 단행본으로 출판했단 말이에요. 그게 베스트셀러가 된 거예요.
- 이무영 감독 : 그랬군요.
이장호 감독: 그러니까 그때서야 조감독 입장에서 최인호한테 "야 이거 내가 영화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하기가 굉장히 뻔뻔스러운 것 같고 관심은 있는데, '조선일보'에서 영화화 경쟁이 붙었다는 기사가 나오는데 그 당시에 유명한 정소영 감독, 최인현 감독이라고 그 당시에 거장이 있었고, 홍파 감독 거기에 네 번째로 신필름의 조감독 출신인 이장호가 나온거지. 내가 나와서 이름을 날렸어. 이게 동기동창의 황수원씨 아들이 '조선일보' 문화부 말단 기자였거든. 얘가 그 기사를 썼어. 이장호를 고쳐준 거야. 그거 보니까 갑자기 현실감이 확 살면서 신문에 이름이 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때인데 "야 이거 이번에 뛰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도전이지. 그래서 이제 최인호 한테 "야 이거 내가 영화하고 싶다"고, 어 입에서 안 나오던 말을 했어. 최인호가 처음엔 쉽게 "아유 당연하지" 그랬거든.
- 이무영 감독: 이야, 그 친구 아빠 찬스처럼 일단 친구 찬스를 쓸 기회가 생긴 거군요.
이장호 감독: 그때부터 이제 하려고 했는데 최인호가 하루는 걱정스럽게 "야 이거 계약할 때 이 모든 걸 출판사 사장이 좌우하게 돼 있다" 이거야. 생각지도 않은 장애물이 생겼지. 최 사장 만나가지고 "이거 오래 전부터 내가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던 작품이다." 했지.
- 이무영 감독: 그 분은 출판사 사장이죠.
이장호 감독: 그랬더니 "아니 그거 다 아는데 영화는 영화고 출판은 출판이고 출판에 지장을 줄까 봐 지금은 계획을 세우지 않겠다. 판매 부수가 충분히 자기 마음에 들 때 그때 이제 영화를 생각해 보겠다" 이런 거예요. 쉽게 잘 나간다 했는데 그게 장애가 딱 생겼어. 옛날부터 좀 돈키호테의 기질이 있었는데 "제가 책을 좀 팔아드리겠습니다." 이제 이렇게 막 나갔지. 그래서 총동창회 명부를 갖다가 기업의 총수들 회사마다 골라가지고 무작정 찾아가는 거야. 찾아가서 "아 고등학교 후배라고 그러고 최인호 하고 친구인데 이를 제가 영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책을 좀 사주십시오." 이제 그러니까 너무 좋아하는 거야. 그 사람들이 그러지 않아도 신문 소설로 인기가 많았던 거고 그러니까 "아 그래, 여기 한 100권 갖다 놔." 뭐 그렇게 해서 부수가 싹 올라가니까 출판사 사장이 놀란 거야. 개인이 팔면 얼마나 팔까 했는데 이게 보통 부수가 아니거든.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감독 이장호(사진 오른쪽)가 후배 영화인인 이무영 감독(동서대 영화과 교수)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24.08.08 oks34@newspim.com

- 이무영 감독 : 대단하셨네요.
이장호 감독: 그러니까 영화하게 되면 이장호 한테 제일 먼저 선택권을 주겠다. 그 소리만 들어도 뭐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몰라. 하나 써주십시오 그랬어. 그랬더니 이제 각서 각서를 써주더라고. 네 아무래도 내가 의심스러운 게 출판사 사장이 설마 이 결정권을 갖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최인호를 녹여야겠더라고. 그래서 이제 동생 불러가지고 "야 너 이번 등록금 하지 말고 다음 기회, 다음 기회하고 이걸 나 좀 빌려주라"고 그랬거든. 뭐 착한 동생이니까 "그러라고, 그 대신 내가 너 배우 나중에 시켜줄게" 이렇게 된 거야. 그걸 갖고 이제 최인호 집에 찾아갔지. 마침 최인호가 없어서 최인호 부인한테 "들어오면 이거 좀 전해주라"고 그러니까 "이게 뭐예요?" "선물이라고 생각하라"고 그러고.
- 이무영 감독: 사실은 작가 계약금인 셈이었군요.
이장호 감독: 그래놓고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최인호가 술이 잔뜩 취해가지고 전화가 왔어. 욕이 뭐 한참 나오더라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니가 알아서 해." 딱 이러더라고.
- 이무영 감독 : 그건 이제 허락을 받은 거네요.
이장호 감독 : 그렇지. 그러니까 양쪽 다 된 거지. 그러면서 이제 뛰기 시작하니까 경쟁이 붙었고 보고 이장호가 가졌다 이렇게 되잖아요. 신문에 나고 그러니까 진행이 빨리 되더라고요.

◆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짓기대회 휩쓸고 다녔던 천재 최인호

- 이무영 감독: 근데 그 동생의 등록금을 소위 강탈해서 그 계약금 형식으로 최인호 작가에게 준 게 일단은 주효했던 것 같네요. 여기서 말씀드리면. 감독님에게 돈을 빼앗긴 그 순한 동생은 나중에 70년대 대배우가 되는 이영호 배우죠?
이장호 감독: 그 다음 작품인 '어제 내린 비'의 주인공으로 영호를 썼지.
- 이무영 감독: 그 약속을 지키신 거네요. 동생과.
이장호 감독: 그렇지.
- 이무영 감독: 자 그러면 저희가 이제 최인호 작가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사실은 서울고등학교 다니실 때 처음 만나셨고 그 다음에 여러 관계의 변화들이 있으셨을 거 아니에요. 최인호 작가와 감독님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말씀해 주시죠.
이장호 감독: 덕수초등학교 다녔지, 덕수초등학교에 같이 다녔거든. 근데 전체 조회 학생들 앞에서 교장 선생님이 최인호를 호명하면 최인호가 아장아장 걸어가는 것 같아. 너무 작은 아이라 교단에 올라가면 교장 선생님이 "서울시 무슨 무슨 글짓기 대회 장원 받았다." 그래서 하고 한두 번이 아니고 자주 있었어. 그러니까 얘가 글을 잘 쓰니까 그런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항상 상을 받아 갖고 오니까. 나는 학교 성적도 나쁘고 좀 열등한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부러운 거지. 전체 전교생 시선이 걔한테 집중 되잖아. 그게 부러우니까. 나는 교장 선생님 교단 뒤에 있는 게양대에 올라가는 거야. 상상으로. 그러면 아이들이 전부 최인호를 보는 게 아니라 나를 보는 거. 그런 상상하고 하는 것 때문에 이제 최인호를 인상 깊게 봤지.
- 이무영 감독 : 그러셨군요.
이장호 감독: 그러다가 서울중학교 같이 들어갔는데 하루는 국어 시간인데 작문 선생이 최인호를 불렀더니 "이거 니가 쓴 거 맞아?" 그러더라고.
"네, 틀림없습니다." 최인호가 아주 야무지거든. "그래, 믿을 수가 없는데 한 번 반 학생들 있는 데서 읽어보라"고 하더라고. 최인호가 읽는데 아이들이 다 나가 자빠졌지. 중학교 1학년이 썼는데 연애 소설이야. 어이가 없지. 근데 나는 초등학교 때 그 최인호를 봤으니까 틀림없이 최인호 글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 이무영 감독: 뭐. 물론 최인호 작가가 굉장히 좀 뛰어난 문학적으로 그렇지만 감독님이 그때 "야 나는 저 국기 게양대에 올라가서 다른 친구들의 주목을 받겠다"라는. 사실 시각화 하는 거잖아요. 영화감독으로서 어떻게 보면 그런 상상력은 더 있으셨던 것 같으네요. 근데 두 분의 관계가 이제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잖아요. 그리고 사실 이제 감독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시고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마음 아파하셨는지 다 아는데 그 이후로 두 분의 관계는 또 어떻게 변하셨는지.


이장호 감독: 이상하게 감수성이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 게 얘가 휘파람을 잘 불어. 나도 휘파람을 잘 부는데 휘파람으로 'Count My Garden in Italy'라는 팝송이 있었는데 그거를 우리 시대 아이들이 잘 부를 수 없는 노래인데. 아주 옛날 거니까. 그거를 멋지게 부르고 그래. 그러면 참 신기한 게 우리 아버지가 부를 팝송을 얘가 부르고 그런 게 자꾸 호감이 가게 돼. 대학 때 나는 이제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고 신필름에 들어가면서 영화를 하게 되니까. 그게 소문이 이제 아이들한테 난 거야. 이장호가 공부 안 하고 영화판에 들어갔다고. 한 번은 프레스센터 뒤에 포장마차에서 우연히 만났어. 최인호가 "야 너 뭐 저기 영화판에 들어가서 조감독 한다며?" 그러더니 나는 묻지도 않았는데,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소망이 영화감독이었어"라고 한 거야.
- 이무영 감독: 네, 최인호 작가가.
이장호 감독: 엄청 조숙한 거야. 나는 조감독 하면서도 영화가 뭔지 잘 모르는데 영화감독을 꿈꿨다는 게 참 신기하다고. 항상 내가 한 수 접고 들어가야 되는 게 세상 물정도 밝고 현실적이고 영리하고. 그러니까 이제 호감이 생기니까 자꾸 프러포즈처럼 내가 이제 최인호한테 접근하는 거지. 최인호가 귀찮아하지 않고 항상 뭐라고 그러냐면 "아 넌 애가 굉장히 순진하구나." 나한테 그런거야.
- 이무영 감독: 감독님 그렇게 순진한 분은 아니셨잖아.
이장호 감독: 그때는 말하는 게 어수룩했던 모양이지. 근데 그 말이 기분 나쁘지가 않고. 왜냐하면 나보다 훨씬 영리하고 현실적이고. 그러니까 자꾸 그런 상태로 둘이 대화가 되고 접근하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로 됐냐면 걔네 집에 놀러 가면 자기가 대학 노트에 쓴 습작들 그거 보여주고 그러면 그 악필인데…. 이제 그 글씨를 잘 읽게 될 정도로 자주 읽게 됐다고. 최인호도 신기한지 "야, 우리 형만 네 글씨 알아보는데 너도 이제 읽는구나" 이렇게 된 거야. 그때부터 이제 최인호가 새로 쓰면 내가 보게 되고 보게 되고 이제 가까워진 거지.
- 이무영 감독: 그러면 이제 '별들의 고향'은 시대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이고 굉장히 많은 분들이 봤잖아요. 그 영화가 이제 그렇게 대성공을 거둔 다음에 감독님의 삶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별들의 고향' 개봉 50주년을 맞은 영화감독 이장호.  2024.08.08 oks34@newspim.com

◆ 영화계의 유혹과 도전에 맞서야 했던 순간들

이장호 감독: 최인호도 나보고 천진난만하다고 그러고 그랬는데 영화감독 하고 나서 '별들의 고향'의 성공이 실감이 나지 않고 얼떨떨했어. 나한테 그런 재능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했는데 어쨌든 텔레비전 출연 자꾸 하게 되고 신문에 오르락내리락 하고 그러니까. 아마 바보 같아도 점점 오만해지기 시작 하더라고. 이게 현실인가 현실인가 하면서도 우쭐해지고. 어떤 유혹에 빠졌냐면 다른 영화사에서 프러포즈가 왔어. 내가 '별들의 고향'에서 받은 액수의 5배를 주는 거야. 혹해서 이제 당연히 가야지 하면서 계약했지. 화천영화사. '별들의 고향' 영화사는 다음 작품 당연히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딴 데로 옮기니까 괘씸해서 보너스고 뭐고 없는 거라. 그 회사에서는 안 되겠다 싶었어. 최인호라도 잡아야 돼. 이렇게 된 거지. 그래서 최인호 한테 상당히 큰 액수를 주면서 '바보들의 행진'을 이제 준비를 하는 거예요.
- 이무영 감독: 파란만장 했네요.
이장호 감독: 나는 몸만 빠져나가는데 갑자기 최인호가 없어지니까 머리를 쓰다가 최인호의 미완성 소설이 있어. 그래서 최인호 한테, "그 '정원사' 내가 영화 만들고 싶다"고 하니까 "그걸 미완성으로 어떻게 만드냐" 고. 그러더라고. "꾸려보겠다"고 이제 그렇게 했지. 근데 최인호도 작품을 많이 쓰다 보니까 그 '정원사'의 방향이 최인호의 단편소설에 '침묵의 소리'라는 게 있더라고. 침묵, 침묵의 소리. 그리고 그거를 '중앙일보' 장편소설 신문소설부터 연재를 시작했거든. 그게 '내 마음의 풍차'야. 그래서 난 이제 김승옥 형한테 시나리오를 부탁했지. 소설가인 김 작가와 같이 순천에 내려가서 시나리오 쓰는데 승옥이 형이 또 쓰다가 보니까 자꾸 '내 마음의 풍차'처럼 가는 거예요. 방법이 없지, 뭐. 시작이 그러니. 최인호는 이제 그 눈치를 못 챘지.
- 이무영 감독 : 그래서요?
이장호 감독: 어떻게 보면 내가 배신 때린 거나 마찬가지인데. 완성되고 나니까 영화사에서 너무 좋다고 그러니. 제목을…. 이제 최인호 찾아가서, "야. 그거 '정원사' 시나리오 완성됐어. 승옥이 형이 이제 시나리오 됐는데 제목을 좀 지어달라"고. 그러니까 최인호가 제목을 잘 지어. '어제 내린 비'라는 제목을 주더라고요. '어제 내린 비'. 나도 너무 마음에 드는 거지. 감각적이잖아. 그렇게 해서 영화를 만드는데 그것도 또 흥행에 성공한 거지. 거기까지 나갔는데. 그다음에 '바보들의 행진'을 히트시키지 뭐. '어제 내린 비', '바보들의 행진'. 다 히트를 했단 말이야.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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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주한 중국대사 뉴스핌 기고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고 국지적 충돌과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글로벌화가 역풍을 맞고 있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한 많은 국가들은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러한 시기에 중국은 실질적인 행동으로 세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중국은 세계 경제를 안정적 발전으로 이끄는 강력하고 확실한 힘이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국, 1위 제조업 대국이자 2위 소비시장이다. 이런 조건하에서 중국 경제는 체제와 수요, 공급, 인재 등 네가지 부문에서 두드러진 우위를 보이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2024년 중국 경제는 5% 성장률을 달성했고 GDP 증가량은 1조 5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중간 경제국가의 연간 경제 총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5년 복잡한 환경과 숱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는 안정 성장 추세를 유지하여, 1분기 5.4% 성장을 달성했고 1~4월 상품무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성과는 외부의 압박과 억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돌파를 촉진하는 수많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잇따라 '딥시크(DeepSeek)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설정된 발전 목표를 달성하며 세계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자 안전 장치 역할을 계속 해 나갈 충분한 자신감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주한 중국대사관 다이빙(戴兵) 중국 대사. 사진=중국 대사관 제공.  2025.05.24 chk@newspim.com 중국은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는 확실한 힘이다. 대외 개방은 중국의 기본 국책으로, 보호주의의 역류가 거셀수록 중국은 더욱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해나갈 것이며 국제 사회가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것이다. 중국은 150여 개 국가 및 지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며, 30개 국가 및 지역과 23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2024년 중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이미 7.3%로 떨어져 절대 다수 국가보다 낮으며, 43개 최빈국에 대해서는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 전 성공적으로 개최된 중국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는 주변국들과 협력하여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것임을 다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동남아 순방과 러시아 방문이 커다란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유럽의 여러 국가 지도자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갈수록 더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의 동행은 바로 기회와의 동행이며, 중국에 대한 신뢰는 곧 미래에 대한 신뢰임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확실한 힘이다. 중국은 현행 국제 질서 속에서 발전해 온 만큼 이 체계의 수혜자이자 지지자, 수호자이다. 중국은 국가 간의 평등 및 호혜 상생을 견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지향하며, '국력의 크기'를 발언권의 기준으로 삼거나 '자국 우선'을 국제 규칙 위에 두는 것에 반대한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은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국이다. 중국에 대해 '국제 질서 도전자'라고 지목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전의 규칙 제정자(rule-maker)가 파괴자로 변해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부당한 관세 전쟁에 직면한 중국은 단호한 대응으로 국가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고 나섰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공정성과 보편적 세계 정의를 수호하는데도 앞장섰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이런 대응은 국제 사회의 많은 나라들이 적극적 협상을 통해 경제∙무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넓혀줬다. 중국은 줄곧 각국의 운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더욱 그러하다고 여겨왔다. 중한 수교 이후 33년 동안 양국 간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으며, 양국 외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최근 몇 년간 중한 양국의 국가 상황과 지역 정세, 세계 구도에 모두 큰 변화가 있었고, 중한 관계의 복잡성도 다소 커졌다. 양국은 경험과 교훈을 총정리해 재인식, 재출발해야 한다. 이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중한 우호 협력의 강화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이다. 한국 정국에 변화가 일어나고 국제 정세 변화의 충격도 마주한 가운데,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국가적 통합을 강화하고 경제와 민생을 발전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지인들은 중한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한국이 대내외적 도전에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중한 관계는 지난 날을 토대로 앞날을 개척하는 중요한 단계에 놓여 있다. 중국의 대(对)한국 정책은 확실하며, 중국은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으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할 의향이 있다. 한국이 시대 물결과 국제 흐름을 파악하고 바른 방향을 견지하며 중국과 함께 중한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길 희망한다. 글 = 주한 중국대사관 다이빙(戴兵) 중국대사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2025-05-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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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 25% 관세, 삼성에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중국 등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 같은 조치는 삼성전자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애플(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삼성과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제조를 장려하려면 모든 기업에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2025.05.24 kckim100@newspim.com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재 유지 중인 50%의 관세를 그대로 두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EU와의 대화가 더디다"면서 "협상 타결을 기대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 소셜 계정을 통해 "나는 애플의 팀 쿡에게 오랫동안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인도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다면, 최소 25%의 관세를 애플이 미국에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에 대해서도 "우리의 협상 과정은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2025년 6월 1일부터 EU산 제품에 일관 50%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미국을 무역에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과 다름없고, 협상하기 매우 어려운 상대"라면서 "그들은 강력한 무역 장벽과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벌금, 비금전적 무역 장벽, 환율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으로 미국과 연간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증시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마감을 앞두고 2.92%까지 하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모두 1.5% 이상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5.14포인트(0.93%) 내린 545.13으로 장을 마쳤다.    kckim100@newspim.com 2025-05-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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