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를란 "메달 두 개 들고 귀국해 기뻐... 한국 항상 잘해 선망하는 팀"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 올하 하를란이 또 한번 한국을 울렸다. 하를란이 선봉에 나선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한국을 45-42로 꺾었다.
한국에겐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뀐 뼈아픈 역전패였지만 우크라이나에는 기적 같은 역전승이었다. 8라운드까지 37-40으로 뒤진 우크라이나는 전하영(서울특별시청)과 하를란이 맞붙은 9라운드에 8-2로 크게 이겼다. 프랑스 팬들은 하를란을 자국 선수처럼 응원했다. 하를란은 출전한 3개 라운드에서 도합 22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라운드 평균으로 7점이 넘게 점수를 올린 셈이다.


하를란은 2022년 러시아와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조국에 메달과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하를란은 지난달 29일 여자 사브르 개인전 3위 결정전에서 최세빈(전남도청)을 제압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에도 최세빈에게 5-11로 밀리다 15-14로 역전승을 거둬 최세빈의 동메달을 낚아챘다.
하를란은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물리치고 악수를 거부하고 피스트를 벗어나 실격당했다.
이날 시상식을 마친 하를란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 4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계신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금메달과 동메달을 들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한국과 결승전은 굉장히 어렵고, 흥미로웠다. 한국은 항상 잘한다. 내가 선망하는 팀이기도 하다. 그런 팀과 결승에서 맞붙어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금메달을 딴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그분은 당장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많을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하를란이 45점째를 찍고 동료들과 환호하는 영상을 올리며 "우크라이나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알게 된 하를란은 "기쁘다. 얼른 댓글을 달겠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하를란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기 전 공동취재구역에서도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조국, 그리고 조국을 지키는 사람들이 정말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