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①] 최응천 청장 "국가유산 활용, 인구감소·지방소멸 극복 정책 추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문일답…"국가유산 자연·무형·정신가치 포함"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차원에서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이 최대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국가유산을 활용해 지역의 매력과 활력을 높이는 사업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국가유산 활용이 최선의 보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응천 청장은 1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고, 인구 3만명 이하 기초지자체가 2000년 6개에서 현재 21개로 늘어났다. 인구감소는 지방에 산재한 국가유산 활용과 관리에도 영향을 직접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국가유산 관리와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우려가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2024.07.18 mironj19@newspim.com

그는 "국가유산청은 개청하면서 범부처 협업에 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위기유산대응단을 새롭게 출범시켜 지역공동체와 연계하고 대안을 마련함으써 국가유산 가치를 후손이 계속해서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또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행정안전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형유산 전승자 작품 등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만드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기부자, 무형유산 전승자, 지역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오랜 기간 사용해온 '문화재'란 용어를 '국가유산'으로 대체한 이유에 대해선 "그동안 사용돼 왔던 '문화재' 용어는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에서 가져온 것으로, '문화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라며 "문화재의 '재' 자는 한자로 '재화 재(財)'를 쓰는데, 예전 분류체계상 천연기념물과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등 자연물과 사람을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근간해 정책을 펼쳐왔으나, 지난 60여 년간 변화된 정책환경과 확장된 정책범위를 문화재라는 용어가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유산'(heritage)은 사물뿐만 아니라 자연, 무형 그리고 정신적 가치까지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확장된 정책범위를 포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유산' 용어를 채택했으며, 국가유산 분류체계를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재편해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과의 연계성도 높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응천 청장과의 일문일답.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2024.07.18 mironj19@newspim.com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인터뷰 일문일답

-국가유산청 출범은 과거지향적이고 재화중심적이었던 문화재란 개념에서 벗어나 국가유산이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국가와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는데 출범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설명한다면?

▲국가유산청이 출범하면서 '국가유산기본법' 제7조의 기본원칙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게 되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그동안은 '원형보존'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규제가 수반된 보존위주의 정책을 추진했다면, 앞으로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함과 동시에 국가유산을 활용한 가치창출, 국민들의 참여, 국민의 사회경제적 활동과의 조화, 지역발전까지 고려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추진하는 '국가유산 경관개선사업'은 국가유산 주변의 정주·생활환경을 정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업이다. 국가유산이 지역에 불편을 끼치는 존재가 아니라, 주민들과 상생하고 지역 발전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남원읍성, 나주읍성, 완도 청해진 유적, 태안 안흥진성, 예천 회룡표 5개소를 선정해 각 유산과 지역적 특성에 맞는 국가유산 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지정·등록되지 않은 국가유산까지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만들어진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높은 미래 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에 시행한다. 지난 5월 개인·기업·기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목록을 파악하기 위해 공모를 추진했고, 361건을 접수받았다. 앞으로 선정된 예비문화유산에 대한 기록화와 실태조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국가유산 유형에 따라 본청을 문화유산국·자연유산국·무형유산국으로 개편했다. 각 유산별 특징에 맞게 보존·관리·활용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추진하려는 것으로, 각 국 단위에서 보다 전문성 있는 업무 추진을 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바뀌면서 국민들에게 익숙했던 '문화재'라는 용어가 '국가유산'으로 변경됐다. 국가유산이란 용어가 문화재보다 경직된 느낌이 든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배경과 의미가 있다면?

▲그동안 사용되어 왔던 '문화재' 용어는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에서 가져온 것으로, '문화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문화재의 '재' 자는 한자로 '재화 재(財)'를 쓰는데, 예전 분류체계상 천연기념물과 무형문화재(인간문화재) 등 자연물과 사람을 재화적 성격이 강한 문화재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근간해 정책을 펼쳐왔으나, 지난 60여 년간 변화된 정책환경과 확장된 정책범위를 문화재라는 용어가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유산'(heritage)은 사물뿐만 아니라 자연, 무형 그리고 정신적 가치까지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확장된 정책범위를 포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국가유산' 용어를 채택했으며, 국가유산 분류체계를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재편해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과의 연계성도 높였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경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유산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아울러 국가유산의 유형별 특성에 맞는 보존, 활용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물론, 국가유산이 단순히 지키고 보호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다함께 가꾸고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할 것이다.

기존의 규제를 바탕으로 하는 원형보존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국가유산으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나아가 지역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들이 달라진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며칠 전 장마철 집중호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던 한양도성 성곽이 일부 무너지는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폭우를 포함해 산불과 해충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국가유산청 출범 이후 재난위기 대응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있는지?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자 지난해 '국가유산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2023~27)'을 수립하고, 국가유산기본법에 기후변화 대응을 법조문에 명시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풍수해와 관련해선 국가유산 풍수해 예방 안전점검 시스템 체계화 계획을 수립해 올해부터 매년 4~6월을 '풍수해 예방 특별 안전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사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국가지정·등록유산 147개소에 대해 국가유산청, 지자체,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 풍수해 예방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올해부터 2028년까지 총 234억원의 예산을 들여 풍수해 취약지역 국가유산 보호사업을 추진해 산지, 계곡 등 취약지역에 있는 국가유산 360여 건에 대하여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

산불과 관련해선 산불조심기간(2.1.~5.15 /11.1~12.15) 중 안전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안전경비원을 활용한 주·야간 산불(화재) 감시활동과 국가유산 주변 소방시설(화재감지기, 소화전, 방수총 등) 설치 등의 방재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유산 인근 산불발생 시 실시간 영상(산림청 제공)과 방재자원(소방청 제공)을 받는 관련기관 간 협업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흰개미 피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평균기온 상승으로 흰개미 서식에 좋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으며, 목조문화유산 해충피해의 대부분인 흰개미 피해를 예방하고자 국가지정 목조문화유산 조사대상 등급화 및 생물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돌봄센터를 활용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며, 발견시 긴급복구비 등의 지원을 통한 신속한 방충을 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유산청 출범에 맞춰 기후변화 대응의 총괄기능을 안전방재과에서 전담토록 하여 부서 일원화 및 재난대응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의 연계성을 강화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5월 30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관리를 위한 지속가능한 국가유산 발전방향'을 발표하면서 '2026년 세계유산위원회' 국내 개최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진척상황이 궁금하다. 아울러 일본이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 은폐를 시도하면서 추진중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작년 11월 한국이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2023~2027)됐다. 이번이 네 번째 수임인만큼 위원국으로서 임기 내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해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세계유산 제도 발전에 주도적으로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세계유산위원회 유치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내적 절차 등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원회 유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관계 기관들과 잘 협의해 나가겠다.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여부 결정은 이번 달 21일부터 31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최근 유네스코 자문기구(이코모스)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 결정과 함께 전체 역사를 설명하라는 권고를 제시한 바 있다. 일본의 세계유산 등재추진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한국인 강제동원을 포함한 사도광산의 전체역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 중 중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국가유산 1692건을 기준으로 설정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 조정이다. 지정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시·도지사가 유산의 외곽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서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보존지역을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이익을 원하는 국민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지점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유산청의 입장과 정책방향은?

▲국가유산청은 기존 보존·전승 위주의 정책에서 상생과 미래가치 위주의 정책으로 변환하려는 입장인 만큼 '과거지향'이나 '지역개발 걸림돌'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각 유산별 특성에 따라서 꼭 보호해야 할 곳만 집중적으로 규제하고,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이미 개발된 곳들은 단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가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여 개발과 보존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이미 개발이 이루어진 주거·상업·공업 지역의 경우 시도 조례에 맞춰 기존 500미터였던 규제 범위를 200미터로 축소하는 등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도시에 비해 개발도가 높은 서울의 경우 조례에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를 100미터로 설정하고, 개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제주도는 보존지역 범위를 500미터로 하는 등 국가유산과 개별 도시의 특성을 반영하여 충돌을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향후에도 국가유산 주변의 여건 변화 등으로 인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관리 계획 변경이 필요할 경우 시도지사와 면밀히 협조해 조례의 개정 등을 통해 국가유산은 온전히 보존하고 주변 거주민의 불편은 최소화 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예정이다.

-미래지향적 국가유산 관리를 목표로 닻을 올린 국가유산청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오는 9월 처음 시행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다. 예비문화유산이 무엇인지, 또 선정될 경우 어떤 혜택이 있는지?

▲급격한 산업화 및 환경변화, 또는 사회적 관심의 부족으로 문화유산으로서 가치 평가를 받기도 전에 멸실·훼손되는 사례를 방지하고자 50년 미만 문화유산을 선정, 관리하는 예비문화유산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제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오는 9월 15일 시행된다.

지정(등록 포함) 문화유산은 예산 지원을 받는 대신 합리적인 규제도 받게 되지만, 예비문화유산은 허가나 신고사항 등 규제가 없는 대신 소유자의 자발적 관리와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직접 지원보다는 보존, 활용을 위한 비용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예비문화유산은 홍보영상을 제작·배포해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및 타기관과 협력체계와 소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의 등록문화유산을 활용해 예비문화유산과 해당지역의 역사를 연계한 스토리텔링 전시를 개최,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확산할 예정이다.

예비문화유산을 시행함으로써 문화유산의 범위를 확대해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고, 향후 미래세대에서 유산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잠재적 문화유산'에 대한 제도적 보호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에 앞서 지난 5월 개인이나 기업,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목록을 파악하기 위해 '숨겨진 유산, 근현대예비문화유산' 공모해 361건의 유산을 접수했다.

예를 들어 경북 의성 성광 성냥공업사의 1982년 제작된 자동 성냥 제조기(윤전기),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국내 한 대 남은 삼륜 화물차),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나무' 친필원고(한국 브리태니커 대표를 역임한 한창기(1936~1997) 소장) 등이 접수됐다.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경복궁 담장 낙서 훼손 사건 이후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 의식 고취가 시급하고 당국의 적극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서울시의 문화재 안전경비원 감축 등으로 관련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궁궐들을 포함한 국가유산 보호를 위해 어떤 안전대책이 마련되고 있는 지?

▲경복궁 담장 낙서훼손과 같이 인위적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연초에 국가유산 훼손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관리감시 사각지대에 있는 국가유산에 대해 전수조사와 현장점검 등을 통해 CCTV, 감시센서 등의 방범시설을 확대·설치하는 등 국가유산을 자연재난과 인적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재난방지시설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 예방을 위해선 소방·방범시설 등의 설치를 통한 방재인프라 구축, 안전경비원 운영을 통한 화재예방, 각 지역 문화유산 돌봄센터를 통한 상시관리, 소유자·관리자 등에 대한 안전방재 교육 및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재난 복구와 관련, 경미한 피해인 경우 돌봄사업을 통해 즉시 조치하고, 2차 피해예방을 위해 즉시 예산이 필요한 경우 긴급보수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장기간 피해복구가 필요한 경우에는 보수정비사업을 통해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외곽 경비 인력 확보 및 방재시스템(CCTV)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안전을 강화하고, 유사 모방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훼손 행위자 엄단 및 변상조치하겠다.

-'퓨전한복'과 '전통한복'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나치게 전통한복 복식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전혀 한복처럼 보이지 않는 의상이 퓨전한복이란 이름으로 확산되는 것도 문제라고 보인다. 한복 고궁 무료 입장 등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들이 있는데 어떤 입장과 대책을 갖고 있는지?

▲국가유산청은 2013년부터 한복을 입고 궁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무료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한복생활'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한복문화의 활성화·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오늘날 '궁궐 한복 체험'이 우리 전통문화를 향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고, '한복생활'이 무형유산인 만큼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한복문화도 알려져야 한다는 취지이며, 규제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은 올해 하반기 궁중문화축전(10월) 시 관람객들이 우리 한복을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전통 복식사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한복 사진 공모전(8월~10월), 한복 관련 다양한 이벤트(9월 ~11월)를 기획하고 한복진흥센터과 협력하여 궁궐에서 한복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내·외국민들에게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한복입기가 더 활성화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위기 중 가장 큰 화두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다. 우리나라 국가유산 중 상당수가 지방에 있는데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국가유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우리나라는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고, 인구 3만명 이하 기초지자체가 2000년 6개에서 현재 21개로 늘어났다. 인구감소는 지방에 산재한 국가유산 활용과 관리에도 영향을 직접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국가유산 관리와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우려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개청하면서 범부처 협업에 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위기유산대응단을 새롭게 출범시켜 지역공동체와 연계하고 대안을 마련함으써 국가유산 가치를 후손이 계속해서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의 국가유산 관리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로봇잔디깍기, 안내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량 등 AI 탑재 스마트 장비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또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행정안전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형유산 전승자 작품 등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만드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이것이 계획대로 된다면 기부자, 무형유산 전승자, 지역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지역의 국가유산과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지역방문을 유인할 수 있는 지역특화 사업과 지속가능한 일자리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국가지정 유산 5176건 중 인구감소 및 관심지역에 있는 국가유산은 2245건(43.4%)이다. 국가차원에서 인구감소 및 지방소멸이 최대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국가유산을 활용해 지역의 매력과 활력을 높이는 사업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국가유산 활용이 최선의 보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의 국력이 신장되면서 국제개발협력(ODA) 예산도 크게 증가했다. 국가유산청의 문화유산 ODA 규모도 지난해 48억원에서 올해 13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가유산을 통한 글로벌 협력과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이 국가유산청의 정책목표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국가유산청 ODA 사업이 갖는 의미는 세계적 유산을 보존·활용하는데 한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적용·전파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알린다는 점에 있다. 세계유산인 미얀마 파야똔주 사원,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ODA 등을 통해 세계적인 석조문화유산의 보존·복원 기술을 토대로 앙코르유적의 심장 앙코르와트, 라메세움신전의 탑문, 페루 마추픽추(기재부 협의중)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유산 보존·복원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국제사회 내 한국의 기여도를 알리는 홍보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박물관은 국가유산청 지원으로 전면 리모델링 후 올 3월 재개관했으며 태극기와 함께 '대한민국 국가유산청 지원' 문구가 새겨진 동판과 안내판을 설치했다.

라오스에서 열리는 2024년 아세안 정상회의를 대비해 지난 11년간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보존·복원 성과를 담은 홍보영상을 라오스 국제공항(비엔티안, 팍세)에서 상영할 예정이며, 이슬라마바드에는 한국 ODA의 성과와 한국과 파키스탄의 역사적 연계성이 담긴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하고, 디지털 홍보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들의 한국 국가유산에 대한 지식과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과제라고 보아, 국가유산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해외 전용 영문 기획도서를 제작하고 해외 유수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2024.07.18 mironj19@newspim.com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