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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반대 의지 담긴 '민영환 유서'(명함) 등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기사입력 : 2024년06월13일 09:16

최종수정 : 2024년06월13일 09:16

'홍재일기'와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도 등록 예고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17일 출범 이후 첫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민영환 유서(명함)'를 등록하고, '홍재일기'와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을 등록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민영환 유서(명함)'는 대한제국의 외교관이며 독립운동가인 충정공 민영환(1861∼1905)이 을사늑약에 반대하며 순절할 당시 2000만 동포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유서가 적힌 명함이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민영환 유서(명함)'. 2024.06.13 [사진=국가유산청]

민영환의 옷깃 속에서 발견됐으며 마지막에 "결고(訣告) 아(我) 대한제국(大韓帝國) 이천만(二千萬) 동포(同抱)"라고 적혀 있어 동포들에게 남긴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유서가 적힌 명함은 봉투에 넣은 채로 유족이 소장하고 있다가 1958년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했다. 자결 순국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민충정공의 정신을 후세에게 알릴 수 있는 사료적·문화유산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산이다.

이날 등록 예고된 '홍재일기'는 전북 부안군의 유생 기행현(奇幸鉉)이 23세(1866년)부터 68세(1911년)까지 약 45년간 작성한 일기로 총 7권(책)이다. 1책의 제목은 '도해재일기(道海齋日記)', 2책부터 7책까지의 제목은 '홍재일기(鴻齋日記)'라고 표기돼 있다.

홍재일기는 기행현의 후손이 보관하고 있으며, 일기에는 그동안 밝혀진 바 없었던 동학농민혁명기 백산대회의 일자가 1894년 음력 3월 26일로 기록돼 있다. 또한 1866년부터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하기 전까지 약 30년간의 물가변동, 가뭄, 세금 등과 관련된 기록과 함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부안을 중심으로 당시 지역사회의 변화상과 역사적 사건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백산대회는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을 알린 대규모 군중집회다.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三菱) 제강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이 합숙생활을 하였던 곳이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범위는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재의 1329㎡에 해당하는 34필지이다.

연립주택과 같이 여러 호의 집들이 줄지어 있어 속칭 '줄사택'으로 불려왔으며, 광복 후에도 도시 노동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주거공간으로 사용되며 삶의 흔적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등 역사와 주거사(住居史)적 측면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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