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미 의장 "마구잡이식 즉흥성 축제 추진...불법·군민 우롱"
서순철 부군수 "의장 발언이 지나쳐 목소리 높아졌을 뿐"
지역민 "의원들 간, 집행부의 깊은 감정 골이 빚어낸 결과물"
[강진=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남 강진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축제추진단의 행정감사를 진행하던 중 고성으로 감사 중지가 선언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10일 강진군의회의회에 따르면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 7일 집행부를 대상으로 2024년도 첫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김보미 의장은 축제마케팅추진단의 '마구잡이식 즉흥성 축제 추진'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 의장은 지역 축제에 대해 사전 계획이나 투자 대비 효율성과 경쟁성 등을 따지지 않고, 주먹구구식 즉흥성 축제 추진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지적했다.
강진군의회 '2024년도 첫 행정사무감사' (왼쪽부터)김보미 강진군의회 의장, 서순철 부군수. [사진=강진군의회 영상 캡쳐] 2024.06.10 ej7648@newspim.com |
지방 조례에 따르면 축제는 행사 관련 종합계획을 축제추진위의 의결을 거쳐 개최 50일 전까지 군수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일부 축제는 한 달의 준비 기간도 없이 강행됐다는 것이다.
또한 2023년도와 2024년도에 개최된 23건의 축제 예산에서 7억 1300만 원을 다른 부서 예산을 가져다 사용한 점도 지적됐다.
집행된 주요 내역 중에는 '문화유적 시설관리를 위한 시설비'를 승마체험 용역비나 축제장 전기 설치 공사, 냉·온풍기 임차 등에 사용하는 등 전혀 관련성 없는 사업비를 가져다 썼다.
김 의장은 "예산의 기본인 사전 의결의 원칙과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도 지키지 않은 방만한 축제 운영은 명백한 불법이며 의회를 경시하는 행위이자, 군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진관 축제추진단장은 "축제를 추진 하다 보면 변수가 생긴다. 예산에 편성된 기능과 성질,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예산을 사용했다"며 "올해는 특히 잦은 비와 돌풍 등으로 추가 예산이 발생했다"고 답변했다.
김 의장은 "모든 축제의 예산은 반드시 본청의 축제 주무 부서 예산에 반영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의회의 의결을 받아 추진할 것"을 당부했고 이에 축제추진단장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누락된 부분이 있었다.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강진군의회 '2024년도 첫 행정사무감사' (왼쪽부터)김보미 강진군의회 의장, 김진관 강진군축제추진단장. [사진=강진군의회 영상 캡쳐] 2024.06.10 ej7648@newspim.com |
이때 서순철 부군수가 위원장에게 발언권도 얻지 않은 채 "한마디 하겠다"며 "뭐가 불법이고 뭐가 우롱이냐"면서 목소리를 높여 행정감사가 잠시 중단됐다.
행정복지위원회는 "서 부수군가 축제추진단장을 윽박지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축제마케팅추진단 행감장에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보미 의장은 "조례상 일정 기간 내 거쳐야 할 절차도 생략했으며, 의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축제의 비용을 다른 예산에서 가져다 쓴 것을 불법이라 하지 않으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의회 경시가 도를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정중섭 행정복지위원장은 "행감사장에서 위원장에게 발언권도 구하지 않고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고 회의장을 나간 행동은 의회에 대한 경시이다. 부군수의 사과가 없을 시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순철 부군수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김 의장이 제기한 불법과 군민우롱 발언은 공직자를 무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강력하게 항변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며 "정회를 선포해 자리를 뜬 것이지 행감중 자리 이탈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축제 계획의 경우 개최 50일 안에 변수가 생길 수 있고 군수의 재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김 의장이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의 평가를 '불법이다. 군민을 우롱했다'고 말한 것은 지나친 발언이다"고 주장했다.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의정 활동의 꽃'으로 불릴만큼 중요성을 띤다. 각각의 의원이 군민을 대변해 행정기관의 사업 및 예산운영의 전 과정을 검증하는 자리다.
이러한 자리에서 일부 의원과 집행부가 행정감사의 본질을 뒤로 한 채 감정섞인 말다툼을 벌인 점에 대해, 지역민들은 "일부 의원들 간, 그리고 집행부의 깊은 감정의 골이 빚어낸 결과물"이라며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