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민주당 소속 의원 14인, '기후위기 대응' 자발적 모임 결성
"탄소중립 4년만에 포장지로 전락…어리석은 尹 정부에 운명 맡기지 않겠다"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제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14명은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을 출범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도 망치고 경제도 망치고 우리 기업들을 내쫓는 윤석열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준엄하게 심판하겠다"며 화석연료 전반에 대한 '결별 로드맵'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모임 대표에는 21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던 이소영 의원이, 간사에는 지난해 기후·환경 분야 영입인재로 입당한 박지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외 한정애·김정호·김성환·위성곤·민형배·김원이·허영·염태영·박정현·임미애·차지호·백승아 의원이 위원으로 동참했다.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출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05 yunhui@newspim.com |
이들은 회견문에서 "멸종과 붕괴의 위기가 눈앞에 닥쳐온 '비상(非常)상황'"이라며 "역대급 폭우와 폭염, 가뭄, 태풍, 대형 산불이 지구촌 곳곳을 강타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상의 뉴스가 됐다"고 짚었다.
이어 "기후위기가 만든 자연재난은 도미노처럼 자원 경쟁과 난민 증가로 이어져 사회재난을 발생시키고 경제·보건위기로 확산된다"며 "기후위기는 전쟁보다 조용히, 그러나 더 빠르게 인류의 공멸을 초래하고 사회를 붕괴시킬 것"이라 내다봤다.
또 "그러나 우리는 너무 한가롭다"며 "4년 전,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선언을 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정부 어디에도 온 힘을 다해 기후위기를 막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4년만에 '탄소중립'이라는 말은 정부 행사를 치장하는 예쁜 포장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포항 앞바다에 유전이 발견된 것 같다며 환호하는 정부여당의 누구도 우리가 지금부터 과감한 탈화석연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일격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해선 "아무런 위기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며 "2030년에도 발전량의 45%를 화석연료에 의존하면서 아직 상용화도 되지 않은 기술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고집하는 윤석열 정부는 우리 모두를 돌이킬 수 없는 위기 속에 몰아넣고 있다"고 맹폭했다.
계속해서 "윤석열 정부에서 재생에너지는 수사와 감사의 대상일 뿐"이라며 "지난 2년간 재생에너지 목표는 축소됐고, 태양광 신규 보급 용량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지금 당장 행동하겠다"며 구체적 목표로 ▲탄소예산 산정 및 감축목표·정책 수립 ▲석탄발전 종결시점에 관한 사회적 합의 도출 ▲기후위기 관련 시민·산업계·노동계 협의를 내걸었다.
아울러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에 두고 의정활동을 펼쳐갈 것"이라며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입법에 매진하며, 에너지 전환과 기후재난의 현장에도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회견 이후 이어진 질답에서 모임 대표를 맡은 이 의원은 지난 3일 이뤄진 윤 대통령의 '동해 가스전' 국정 브리핑 관련 "별로 축하할 일이 아닐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번에 매장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하는 유전의 생산 시점은 2035년으로 얘기되고 있다. 그런데 2035년은 유럽연합과 영국, 일본, 캘리포니아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는 해"라며 "막대한 기름이 생산된다 해도 수요처가 있을지 누가 그걸 사용할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특별한 조치 없이 (가스전을) 개발하면 탄소중립이란 목표는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경제성이 있는 건지, 우리의 비상 상황과 탄소중립목표에 부합하는 것인지 정부가 냉정하게 분석해 볼 일"이라 강조했다.
김성환 의원은 "석기시대가 끝난 건 돌이 사라져서가 아니다. 탈탄소 시대로 가는 것도 석유가 고갈돼서가 아니라 온실가스 때문에 바꾸는 것"이라며 "정부의 발표는 철기시대에 '어디서 멋진 돌이 나왔다'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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