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IC우시 지분 中국영기업에 처분...시스템IC 작년 적자
파운드리 두 축 시스템IC·키파운드리 시너지 남은 과제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 우시법인 지분 절반을 중국 국영기업에 매각하며 중국 파운드리 사업 현지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해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 양대 축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SK키파운드리 모두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SK하이닉스시스템IC 중국 현지화 움직임이 실적 반전의 기회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 CI. [사진=SK하이닉스] |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국영기업 우시 산업발전집단유한공사(WIDG)에 우시법인 지분 21.33%를 2054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 거래를 통해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WIDG는 SK하이닉스시스템IC 우시 지분을 각각 50.1%, 49.9% 씩 보유하게 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7년 설립됐고,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두고 생산공장을 가동했다. 이후 2022년 생산시설을 회사 종속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 우시로 이전했으며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비롯해 구형 파운드리 공정에 주력하고 있다.
통상 외국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진출을 할 때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하게 되는데, SK하이닉스시스템IC 우시 역시 중국시장 진출 당시 WIDG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번 지분 처분은 이 설립계약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 거래를 통해 SK하이닉스 중국 파운드리 사업은 중국 현지화에 보다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에 있어 주력하고 있는 구형 파운드리 시장 상황이 글로벌 IT기기 소비 위축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SK하이닉스시스템IC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적자로 돌아서 영업손실 1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2022년 1743억원에서 2023년 313억원으로 1년 만에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2년 상반기까진 청주에서 돌린 장비가 SK하이닉스시스템IC 매출로 잡혔는데 청주 장비를 모두 중국으로 넘긴 후 우시 법인에서 나오는 매출이 함께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명확히 적자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키파운드리 역시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SK키파운드리는 지난해 6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221억원으로 2022년 8425억원 매출에서 1년만에 매출 규모가 38% 줄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SK키파운드리 인수 절차를 마무리 했다. SK키파운드리는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두고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SK키파운드리가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선 글로벌 경기침체로 감소한 IT 기기 수요가 다시 살아나야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업계에선 8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제품의 저가 정책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재작년 인수한 SK키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시스템IC 사이에 파운드리 사업 시너지 역시 아직은 과제로 남아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미디어컨퍼런스에서 파운드리 사업 강화 방안에 대해 "SK하이닉스 계열사인 SK키파운드리는 현재 생산하는 제품 이외에도 미래에 대비해 향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 준비를 미리 해서 향후에는 고부가가치 파운드리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