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위주로 판매 실적 호조
해외 매출 겨냥해 공격적인 공장 증설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완성차들이 부진한 전기차 판매 실적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세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타이어 3사는 전기차 타이어 교체 시기를 맞이해 해외 공장을 증설하는 등 수익성 개선 방안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고성능 타이어 아이온 에보(iON evo) 장착 차량. [사진=한국타이어] |
3일 업계에 따르면 3사의 1분기 영업익 합산은 5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성적인 2616억원 대비 113.6% 껑충 뛰었다. 각 사의 영업이익도 모두 세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273억원, 3987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1%, 영업이익 108.8% 증가했다. 금호타이어의 1분기 매출액은 1조445억원, 영업이익 1456억원으로 같은기간 각각 4.6%, 167% 늘었다. 넥센타이어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781억원, 4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6%, 157.3%씩 증가했다.
◆고인치·전기차 타이어로 실적 개선
3사는 모두 전기차에 사용되는 타이어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사용되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 실적을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타이어는 1분기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이 17.2%로 지난해 15%에서 2.2%p 상승했고 금호타이어는 9% 수준에서 12%로 3%p 올랐다. 전기차 타이어는 전기 모터의 급가속과 제동을 지원하기 위한 높은 타이어 보강재 사용으로 인해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비싸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온의 AS 19 인치 타이어 가격은 17만6000원으로 동일 규격의 일반 타이어(벤투스 S2) 14만3501원보다 22.6% 정도 높다.
SUV차량에 공급되는 18인치 등 고인치 타이어 판매량도 늘었는데, 일반적으로 저인치 타이어 대비 이익률이 높아 판매량 확보가 곧 수익 개선과 연결된다.
금호타이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노뷔. [사진=금호타이어] |
◆매출 80% 해외에서…공장·전기차 타이어 늘린다
3사 모두 매출의 80%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 공장을 증설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6년까지 미국 테네시주 공장과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을 증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테네시 공장에는 16억5000만달러(2조2646억원)가,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에는 5억6000만유로(8208억원)가 소요된다. 글로벌 물류 불확실성과 해상 운임 상승 등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2차 증설을 마무리한 베트남 공장 안정화를 기대하고 있다. 연내 유럽 내 공장 부지 선정 검토도 마칠 것으로 파악된다. 넥센타이어는 2028년 북미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작년 완공돼 올해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가는 체코의 유럽2공장의 생산 성적이 앞으로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찰된다.
3사는 올해 전기차 타이어 비중 목표치도 상향했다. 한국타이어는 신차용 전기차 타이어 공급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25%로 끌어올렸다. 넥센타이어도 8%에서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금호타이어 역시 전기차 타이어 매출 비중을 9%에서 16% 이상으로 잡았다. 이중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 '이노뷔'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타이어사 매출은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에서 발생하는데 그 비중은 대개 3:7 정도다. OE 시장은 국내 신차 출시가 축소되면서 덩달아 축소됐다. RE 역시 전기차 수요 둔화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업계에선 2020년부터 공급된 초기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호실적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교체 주기를 맞은 전기차 타이어 실적에 따라 연간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각 사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9조1060억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4조5600억원, 2조9000억원을 실적 목표치로 잡았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