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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어사전 10 [ 엄마 ]

기사입력 : 2024년05월02일 17:30

최종수정 : 2024년05월02일 17:30

어매, 어무이, 오매, 어멍...호칭은 달라도 울림은 같다
여자보다 앞서는 이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단어
'어매'의 가수 나훈아, 어머니는 그에게 특별한 존재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상의 모든 인간은 엄마로부터 왔다. 그래서 여자보다 앞서는 이름은 어머니다. 어머니의 날, 어버이 날 등의 이름으로 5월 무렵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존경과 애정을 표시하는 것은 만국 공통이다. 어머니들은 몸속에서 자식을 키워서 출산의 고통 끝에 세상에 내보낸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당신의 몸이 무너져 내리도록 젖을 먹이고, 당신의 손끝이 무뎌지도록 일을 해서 자식을 키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곧 어버이 날이다.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손이라도 꼭 잡아볼 일이다. 그 손이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2024.05.02 oks34@newspim.com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는 '엄마'를 보통의 존재로 여긴다. 늘 거기 있어서 별로 귀하지 않은 공기이거나 그늘이다. 그러다가 가끔 세상살이가 어려워지거나 죽도록 외로워지면 어머니를 생각한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기형도 '엄마걱정'
기형도 시인의 아버지는 그가 열 살 무렵 병석에 눕는 바람에 어머니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런 어머니를 두었기에 시인은 좀 더 일찍 철이 들어서 어머니를 걱정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늘 친구 같은 존재다. '아빠'는 철이 들면서 '아버지'로 부르지만 '엄마'는 평생 엄마로 남는다. 태어나서 처음 말을 할 때도 '엄마'이고, 살면서 가장 외롭고 쓸쓸할 때도 '엄마'를 부른다.
'어머니 앓아누워 도로 아기 되셨을 때/ 우리 부부 외출할 때나 출근할 때/ 문간방 안쪽 문고리에 어머니 손목 묶어두고 나갔네/ 우리 어머니 빈집에 갇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돌아와 문 앞에서 쓸어내렸던 수많은 가슴들이여/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자장자장 우리 아가/ 나 자장가 불러드리며 손목에 묶인 매듭 풀어드리면/ 장난감처럼 엎질러진 밥그릇이며 국그릇 앞에서/ 풀린 손 내미시며 방싯방싯 좋아하시던 어머니/ 하루 종일 이 세상을 혼자 견딘 손목이 빨갛게 부어 있었네.' -이시영 '어머니 생각'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마더' 포스터. [사진 = CJ ENM] 2024.05.02 oks34@newspim.com

최근 은퇴투어를 하는 나훈아는 고향과 사랑, 어머니의 가수다. 그는 어머니를 불러내서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눈물을 쏟게 만든다. 누구나 한 번쯤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쏟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2005년)
나훈아가 작사·작곡한 '홍시'는 어버이날이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사모곡이다. 부산 초량동 출신의 나훈아는 서라벌예고에 진학하면서 상경, 일찌감치 어머니와 떨어져서 형과 함께 지냈다. 우연히 오아시스 레코드사 사장의 눈에 띄어 고등학생 신분으로 가수가 됐다. 연습과정도 없이 음반을 내고 벼락스타가 됐지만 나훈아(본명 최홍기)라는 예명을 쓰는 바람에 부모님들도 데뷔 사실을 모르셨다.

마도로스로 무역선을 타고 전 세계를 누볐던 아버지는 '딴따라'가 된 아들을 끝내 인정하지 않고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민요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닐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밑반찬을 해들고 아들집을 찾던 다정다감한 어머니였다. 어머니를 소환하는 노래로 1994년 발표한 '어매'도 있다. 나훈아는 작곡가 정경천이 만든 노래를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낳을라 거든 잘 낳거나/ 못 낳을라면 못 낳거나/ 살자하니 고생이요/ 죽자하니 청춘이라/ 요놈 신세 말이 아니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어머니의 거친 손. 2024.05.02 oks34@newspim.com

세상의 많은 어머니만큼이나 호칭도 다양하다. 어매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무이라 부르기도 한다. 어머이, 오매, 어멍도 있다. 어떻게 부르든 울림은 같다. 어머니에 대한 애절함도 있지만 아버지의 부재로 고통스런 사춘기를 보낸 이들도 많았다.
'어릴 적 내가 보았던 아버지의 뒷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산이었습니다/ 지금 내 앞에 계신 아버지의 뒷모습은 어느새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습니다.'
인순이의 '아버지'는 이와 같은 독백으로 시작한다. 인순이는 편모슬하에서 자랐다. 미군이었던 아버지가 모녀만을 남겨두고 떠나버려서 그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다.

우리들의 어머니는 눈물겹게 사랑스런 존재다. 그러나 아버지는 때로 원망스럽고 무뚝뚝한 사람이다. 그래도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 있으면 견딜 것 같아'(아버지)라고 노래하는 임영웅의 목소리에서 세상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뚝뚝 묻어난다. 오늘, 이 세상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다면 당신 손을 잡고 엄마라고 불러보자. 아니면 아버지라고 큰 소리로 불러보자. 두 분 모두 안계시다면 사진이라도 붙잡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지 않을까. 

oks34@newspim.com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5.02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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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밀 전투기 '민가 오폭' 이라니...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7일 공군 전투기 포천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오폭 사고로 민간인 중상자 2명을 포함해 2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군인은 14명이고 민간인은 15명이다. 이 중 20명은 진료 후 귀가했고 9명은 현재 군과 민간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신속한 후속 조치를 위해 오는 3월 10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5년 전반기 한미연합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서 KF-16 전투기들이 기동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공군 창군 이래 '민가 정밀 오폭' 사상 처음 한국 공군의 KF-16 2대가 3월 6일 오전 10시 4분께 공대지 폭탄 MK-82 4발씩 모두 8발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지역에 오폭하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대형 오폭 사고를 낸 한국 공군의 KF-16 전투기 2대는 오는 3월 10일부터 10일간 진행되는 한미 연합 전반기 자유의 방패(FS·을지 프리덤 실드) 연습에 앞서 한미 연합 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 중이었다. 한미 육군·공군이 함께 실시한 이번 훈련에서 KF-16 전투기 2대는 당초 훈련 계획대로라면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 설치된 지상 표적을 정밀 타격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 공군 창군 이래 전투기가 민가 지역에 정밀 폭탄을 떨어뜨려 민간인과 군인이 다수 다치는 초대형 안전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군 당국은 이번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가 타격하는 지상의 목표를 잡는 좌표를 잘못 입력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작전 계획에 따르면 전투기 편대 2대는 4000ft(1.2㎞) 상공에서 시속 833㎞ 속력으로 비행 중에 폭탄을 투하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폭탄은 표적에서 8㎞ 벗어난 곳에 떨어졌다. 남북 군사분계선(MDL) 남측으로 불과 30㎞ 떨어진 곳에 투하됐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남북 간 대형 우발적 충돌이 터질 뻔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 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노곡리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임무 수행 전 좌표 2~3번 확인했어야" 한국 공군의 F-16과 KF-16 전투기를 탄 베테랑 예비역 전투기 조종사들은 "있을 수도 없고 말이 안 되는 사고"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예비역 조종사는 "조종사가 밤(bomb·폭탄)을 쏠 때 시시아이피(CCIP·무기 투하·발사 컴퓨터 계산) 투하 모드에서 쏘면 피파(조준점·조준경)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타깃에 갖다 놓고 정확히 맞춰 발사 버튼을 누르면 표적 안으로 폭탄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CCIP는 표적 획득을 육안으로 하며 투하 시점을 수동으로 한다"면서 "조종사들이 지상에서 미리 GPS(위치정보시스템) 정보로 좌표를 세팅해서 올라가 조작하고 CCIP 투하 방식이 제일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지상에서 조종사들이 미리 공격 대상 표적을 계산하고 좌표를 넣었는데 잘못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사전 지상 작전 브리핑 때 편대인 넘버 1(1번기)과 넘버 2(2번기)가 좌표를 확인하는데, 확인을 안 했거나 못했거나 엉뚱한 좌표를 넣었거나 이해를 못했거나 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조종사들이 지상에서 준비해 갈 때 넣는 정보가 굉장히 많다"면서 "다만 F-16과 KF-16 전투기는 정말로 컴퓨터로 전산화된 정밀하고 훌륭한 전투기"이라고 평가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넘버 1과 넘버 2가 폭탄을 갖고 떨어뜨리려 갔다면 표적에 대한 좌표를 2~3번은 확인했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 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노곡리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2025.03.06 mironj19@newspim.com  ◆"오폭 인지·수습 최대한 빨리 했어야" 비판   또 다른 베테랑 예비역 조종사는 "KF-16 전투기는 정말로 정확하고 정밀 조준점을 갖고 눈으로 보면서 폭탄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 예비역 조종사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훈련 군기와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정밀 폭탄을 표적이 아닌 곳에 떨어뜨리는 것은 전시에 당황해서 급하게 투하하는 것 말고는 없다고 했다. 어떤 경우에도 폭탄이 지상 표적이 있는 승진사격장 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하고 폭탄이 날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실사격 훈련 계획에 따라 미군과 연합 합동 훈련을 하면서 조종사들이 다소 압박감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번기와 2번기는 편대로 한 몸처럼 움직인다. 1번기가 오폭을 하게 되면 2번기는 자동으로 오폭을 할 수밖에 없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안 된다"면서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초대형 사고가 일어났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예비역 전투기 조종사들은 "말도 안 되는 '정밀 오폭' 사고"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오폭을 했는데도 오폭인지도 몰랐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오폭을 했으면 빨리 수습해야 하는데 공군 폭탄인지 확인해 보고서야 알았다는 것은 정말로 치명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조종사들이 1차적 책임은 있지만 공군작전사령부도 오폭을 인지했으면 최대한 빨리 수습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무슨 폭탄인지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 정말로 총체적 문제"이라면서 "서울 종로구보다 훨씬 넓은 승진사격장이고, 공군 표적이 몇 군데 있어 아무리 헷갈렸다고 해도 민가에 떨어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예비역 조종사들은 "더군다나 KF-16 전투기는 정밀 유도를 해 주는 항공기여서 더더욱 이해가 안 된다"면서 "훈련 기강과 정신 상태, 시스템 모두가 총체적 부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kjw8619@newspim.com 2025-03-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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