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청소년 도박 예방·재범방지 계획' 마련
2023년 도박혐의 소년범 171명...전년보다 2.3배 증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사이버 도박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응 및 예방대책을 5월부터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올해 초 '국민체감 약속 제5호'로 도박문제 척결을 선언하면서 지난해부터 심각해진 청소년 불법 도박문제 해결을 위한 엄정하고 종합적인 대응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해 입건·송치된 도박혐의 소년사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2024 청소년 도박 예방 및 재범방지 계획'을 세웠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단속도 실시할 예정이다. 특별단속은 5월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진행된다.
경찰청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형사입건된 14세 이상 19세 미만 도박혐의 소년범은 171명으로 전년도(74명)보다 2.3배 증가했다. 이들 대부분은 남자 청소년(92.4%)이었다.
고등학생이 64명으로 중학생(32명)보다 2배 많았지만 평균 연령은 16.1세로 2019년 17.3세 비해 매년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종류별로는 게임당 10초 이내에 단판으로 끝나는 바카라와 파워볼 등이 133건, 스포츠토토 12건 등 사이버 도박이 145건(84.8%)으로 가장 많았다. 도박 장소는 PC방이 97건(56.7%)으로 가장 많았고, 범죄 수단은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대부분이었다.
청소년 도박예방 교육자료 [사진=경찰청] |
경찰은 청소년들이 사이버도박을 단순 게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불법도박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청소년 도박범죄 확산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도박범행에 그치지 않고,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청소년간 갈취 등 학교폭력, 인터넷 사기, 대리입금 등 2차 파생범죄로 확산하는 경향이 있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청소년 대상 대리입금 피해를 막기 위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종유형 발생경보 제7호 '대리입금 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불법도박 위험군 청소년 대상 맞춤형 특별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우선 6월말까지 청소년 도박범죄 특별예방교육 집중기간을 운영해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학부모를 상대로도 청소년 도박범죄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자료를 배포한다.
도박범죄 근절과 관련한 숏폼 영상을 제작하고 교육당국과 협조로 알림이(e)앱을 통해 전국 8000여개 학교와 학부모·학생 약 600만명에게 홍보한다.
경미한 소년범에 대해서는 신속한 교육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정책도 추진한다. 경찰은 지난해 학교전담경찰관, 전문가, 학계와 공동으로 나이·죄종별 특성에 맞춰 '중독성 범죄 소년범 대상 선도프로그램'을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와 권역별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전국적 협업체계를 구축해 그동안 서울, 부산, 경북지역에서만 실시하던 '도박 예방 전문강사 출장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경미한 도박, 초범인 소년범은 죄질과 도금액을 판단해 훈방, 즉심, 입건 여부를 결정하는 '선도심사위원회'에 적극 연계해 생활·상담·의료·법률지원을 받도록 했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소년범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범죄심리사가 참여해 범죄환경, 비행요인, 재범 위험성을 종합 분석하고 판단하는 '전문가참여제'를 진행한다.
도박범죄는 중단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재범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학교전담경찰관들은 도박 소년범들을 검거 후 3개월간 매주 면담을 진행한다. 면담 종료 후 1개월 전후로 재평가를 실시해 면담 연장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하는 온라인 불법도박은 청소년의 미래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어 고심이 크다"며 "한층 강화된 경찰 선도제도를 적극 활용해 소년범의 재범 방지와 예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