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문제로 사퇴' 발언…"1심 판단 정당"
21대 총선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방송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특정 후보자와 옥외 대담회를 열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19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 변호사와 김세의 가세연 대표에게 1심과 같이 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용석 변호사.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은 그 내용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데다 수차례 개정돼 법률 전문가도 선거법상 허용되는 행위인지 여부를 제대로 알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등에 면밀히 문의하지 않고 방송을 한 점을 종합하면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 등은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또한 옥외 대담 형식으로 방송했는데 가세연 방송만 차별적으로 기소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의한수 채널이 2020년 4월경 미래통합당 이모 후보자를 상대로 옥외 촬영한 방송은 이 사건 방송과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하다"면서도 "단순히 동일한 범죄자에 대해 기소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소권 행사가 무효라거나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선관위 고발에 의해 검사가 수사와 공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돼 처벌하는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은 유사한 옥외 대담 사례와 횟수, 기간 등을 종합해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했고 형평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강 변호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이 여러 사정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며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앞서 이들은 가세연 라이브 방송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과 옥외 대담을 개최해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 변호사는 가세연 방송에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자 문제로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해 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에서 강 변호사는 "청와대 대변인이 아니라 충남지사 예비후보였는데 말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한 진술이 있었을 뿐 허위로 볼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도 "피고인은 방송을 통해 고소인(박 당선인)의 부패 공천과 불륜 의혹 자체를 언급하려고 한 것이고 고소인이 어느 직에서 사퇴했는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며 단순히 직책을 잘못 말한 것은 유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기소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지난해 10월 사망한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는 형사소송법 제328조에 따라 공소가 기각됐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