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르포] 국내 최초 해상풍력단지를 가다…제주 탐라, 지역주민과 상생모델 주목

기사입력 : 2024년03월31일 11:00

최종수정 : 2024년03월31일 11:00

2006년 허가 후 2015년 착공…지역주민 반발 커
준공 후 민원 없어…어족자원 감소 등 우려 해소
총 30MW 10기 가동…가동률 98%·이용율 29%
전기차 폐배터리·ESS로 조명 설치해 관광 자원화
발전용량 2배 늘린 확장사업 추진…주민 반대 없어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착공하기 전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막상 운영을 시작하고 나서는 전혀 민원 문제가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오히려 사업을 확장하면 어떻겠냐고 요청하죠. 이런 면에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는 정말 잘된 케이스로 꼽힙니다."

28일 오후 2시, 제주 한경면 두모리에 위치한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의 옥상에 올랐다. 흐린 하늘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봄철의 따듯한 기온 덕에 춥지는 않았다.

옥상 발밑으로는 저마다 지붕 색이 다른 작은 집들과 비닐하우스 등 제주의 소박한 시골 풍경이 펼쳐졌다. 그 너머 바다에 나란히 늘어선 10기의 발전기들은 비를 맞으며 천천히 날개를 흔들었다.

◆ 주민 반대에 착공까지 9년 소요…준공 이후엔 '지역 상생' 대표 모델로

탐라해상풍력발전㈜과 한국남동발전은 이런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것은 지난 2006년이지만, 착공은 9년여가 흐른 뒤인 2015년에 들어서야 이뤄졌다.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의 동의와 신뢰를 얻기 위해 씨름한 셈이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만큼 선례가 없어 주민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혔었다.

[제주=뉴스핌] 김기랑 기자 = 28일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의 옥상에서 내다본 풍경. 해상풍력발전기가 비를 맞으며 돌아가고 있다. 2024.03.28 rang@newspim.com

이성호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장은 "아무래도 최초다 보니 주민들이 막연하게 걱정해 민원을 많이 제기했었다"며 "이런 문제는 밀어붙이는 식이 아니라 차근차근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수밖에 없다. 현지화하며 신뢰를 쌓아갔고,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대응하면서도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보상해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한경면 두모리~금등리에 걸친 공유수면 약 8만1000㎡에 펼쳐져 있다. 3메가와트(MW)의 용량을 가진 풍력발전기 총 10기가 서로 500~1000m의 간격을 두고 수면 위에 설치됐다. 각 발전기의 기둥 높이는 80m, 블레이드(날개) 길이는 65m에 달한다. 총사업비로는 1650억원이 투입됐다.

단지 운영을 위해 지난 2011년 '탐라해상풍력발전'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남동발전과 두산중공업이 최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2017년 9월 준공을 마치고 상업운전을 개시한 이래 6년째 운영 중이다. 6년간의 평균 가동률은 약 98.1%, 평균 이용율은 약 29.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사업성 평가를 통해 예상했던 규모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당초 주민들이 풍력발전기의 건설을 반대했던 이유는 어족자원 황폐화와 돌고래 서식지 파손 등 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바다는 주민들의 생계 터전이기도 한 만큼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발전기가 운영을 시작한 지 6년차인 지금은 이런 두려움들이 대다수 사라진 상태가 됐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28일 제주시 한경면 탐라해상풍력발전 앞 방파제에서 바라본 풍경. 해상풍력발전기들이 비를 맞으며 돌아가고 있다. 2024.03.28 rang@newspim.com

이성호 본부장은 "2019년부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서 모니터링을 하는데, 오히려 어족자원이 더 풍부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는 해저 속의 구조물과 사석 등이 인공어초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돌고래들도 여전히 인근 수면에서 떼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서식지 파괴 문제는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사실상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안인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상 금액에는 사안별 적정한 기준이 없어 어업피해 조사용역을 통해 산출된 금액을 지급하게 되는데, 1기당 금액을 총 설치된 10기만큼 곱해 풍력발전기의 운영시일 동안 나눠서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상 금액은 모두 마을에 돌아간다. 두모리 등은 이장의 주최로 회의를 열어 보상 금액을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한다고 한다.

이제는 주민들도 입을 모아 풍력발전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여기에 더해 사업을 더 확장하는 것에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고춘희 두모리 이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처음에는 풍력발전기의 소음 문제 등에 대해서도 걱정을 많이 했지만, 발전기가 돌아갈 정도의 바람이 불면 그만큼 파도도 거세게 일어나서 파도 소리에 소음이 묻혀 들리지 않는다"며 "어족자원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던 해녀들도 어획량이 줄어들지 않으니까 지금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 조명 설치해 야관 관광명소 도약…주민들 '확장 사업'도 적극 지지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가 '국내 최초'라는 의미와 더불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꾸준한 관광화 노력을 통해 '지역 상생'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두모리 등의 주민들은 풍력발전기를 통해 관광객들이 더 많이 모여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애초 풍력단지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착공되기까지 약 9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된다.

탐사해상풍력발전은 이번 여름철 경관 조명을 밝히기 위해 풍력발전기에 조명을 설치하고, 이달 중순경 준공 행사까지 마친 상태다. 경관 조명은 풍력발전기의 날개와 기둥에 설치돼 야간 2시간 동안 저마다 다른 색의 빛을 밝히게 된다. 경관 조명에는 전기차 폐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했다. 발전 본부는 경관 조명을 통해 지역의 야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28일 제주시 애월읍 어음풍력발전 현장 본부에서 직원들이 풍력발전기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4.02.28 rang@newspim.com

이성호 본부장은 "풍력발전기 설치 이후 경관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주변 상권들이 점차 활성화됐는데, 이번 여름철부터는 야간 조명을 만들면서 관광객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경관 조명의 설치는 해상풍력을 관광 자원화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자평했다.

주민들의 이런 성원에 힘입어 남동발전 등은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의 확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확장 사업은 현 1기당 3MW·10기보다 용량을 키워 1기당 8MW·9기 규모로 지어진다. 총 발전 용량을 보면 30MW에서 72MW로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총사업비는 4000억원이 투입된다.

당초 2027년 준공을 마치고 2046년까지 20년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제주도의회의 지구지정 변경승인이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2026년 들어서야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확장 사업의 인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지구지정 변경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후 인허가를 받는 데에도 최소 2~3년이 소요된다. 현재 지구지정 변경이 늦어지면서 인허가도 함께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확장 사업은 기존 사업과는 달리 주민들의 수용성을 일찍이 담보하고 있는 만큼 일정이 지연될 뿐 착공은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주민들은 이미 확장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고춘희 이장은 "이제는 확장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90%의 주민들이 찬성하고 있다.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확장 사업 추진 개요 [자료=한국남동발전] 2024.03.30 rang@newspim.com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무너진 '의원 불패'에 정치권 동요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현역 국회의원은 낙마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의원 불패 신화'가 무너지면서 정치권이 동요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고위공직자 인선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전날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자진 사퇴했다. 이로써 강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현역 의원 신분으로 낙마한 첫 번째 사례가 됐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현역 의원이 낙마했다는 것은 고위공직자 후보로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로 정치적 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뿐 아니라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는 것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줄곧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거짓 해명에 급급하다가 끝내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도망치듯 사퇴했다"며 강 후보자가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현역 의원도 낙마할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실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면서 향후 고위공직자 인선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청문회를 하면 하루종일 모욕당하고 가정사도 전부 밝혀지고 너무 탈탈 털리니까 우리는 만약에 장관직이 들어와도 하지 말자는 얘기를 했었다"며 "청문회 때문에 자리를 고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정치적 대립이 아무리 심해도 '현역 의원은 지켜준다'는 암묵적 룰이 있었는데 그게 깨진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강 후보자는 현역 의원인 점, 이재명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점 등으로 인해 낙마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다. 그러나 보좌진에 자택 변기 수리, 쓰레기 분리배출 등을 시켰다는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며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청문회 이후에도 예산 갑질, 교수 시절 무단결근 등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야당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범여권의 지명철회 촉구가 이어졌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도 하락하면서 결국 강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강 후보자의 결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7-24 15:09
사진
블랙핑크, 美 빌보드글로벌200 1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블랙핑크가 글로벌 톱 클래스임을 증명하면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정상을 꿰찼다고 YG엔터테인먼트가 22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2025.07.22 oks34@newspim.com 미국 빌보드가 SNS를 통해 먼저 공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뛰어(JUMP)'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Billboard Global Excl. U.S.) 차트에서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블랙핑크는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세 번째, 빌보드 글로벌에서 네 번째 1위를 차지하며 두 개 차트에서 동시에 K팝 걸그룹 최초·최다 기록을 쓰게 됐다. 또한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는 스트리밍 1억 2300만 회로 올해 전 세계 여성 아티스트 발매곡 중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특히 빌보드 핫 100에서는 28위에 안착해 주목된다. 앞서 'Ice Cream', 'Pink Venom', 'Shut Down', 'How You Like That', 'Kill This Love', 'DDU-DU DDU-DU', 'Lovesick Girls', 'Sour Candy', 'Kiss and Make Up'이 차트인에 성공했던 바. 이는 팀 발매곡만으로 세운 K팝 여성 아티스트 최다(10곡) 진입 신기록이다. 빌보드뿐 아니라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도 반향이 크다. 블랙핑크는 '뛰어(JUMP)'로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글로벌 차트에서 K팝 그룹 최다 1위 곡 보유라는 신기록을 썼으며, 영국 오피셜 차트에는 자체 최고 순위인 18위로 첫 진입하는 등 주류 팝 시장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유튜브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뛰어(JUMP)' 뮤직비디오는 지난 11일 공개 이후 8일 연속 글로벌 유튜브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최정상을 지킨 데 이어 주간 차트에서도 1위로 직행했으며, 조회수는 8800만 회를 훌쩍 넘어 1억 뷰 돌파를 눈앞에 뒀다. <빌보드 핫 100, 빌보드 글로벌 200 어떻게 다른가?> '빌보드 핫 100'은 미국 내 종합 싱글 차트로 가장 권위 있는 차트다. 글로벌 차트보다 권위 있는 이유는 미국 내 '라디오 방송 집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트는 성격상 라디오 집계는 불가능해서 스트리밍과 판매가 핵심이지만 '빌보드 핫 100'은 인기도를 가늠하는 라디오 집계가 핵심이다. 빌보드가 집계하는 라디오 방송국의 수만 1,200여 개가 넘는다. 이에 비해 '빌보드 글로벌 200'은 스트리밍이 포함된 차트여서 팬덤의 움직임에 의해 순위가 요동치는 경우가 많다.  oks34@newspim.com 2025-07-22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