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의 자발적 사직 말리기 어려워"
"의대 교수 사직·외래 진료 축소 예정대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정부가 밝힌 증원 규모인 2000명이라는 숫자는 의과대학(의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하고 (의사 수 증원에 대한) 과학적으로 증명된 숫자를 발표하는 것이 합당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오전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25 aaa22@newspim.com |
전의교협은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및 배정' 철회 없이는 현 사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의대 교수들의 자발적인 사직과 외래 진료 축소는 예정대로 시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창수(연세대 의대 교수협의회장) 전의교협 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입학정원(증원)과 정원배정 철회가 없는 한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확고히 했다.
김 회장은 "협의체 구성이나 전공의 처벌 등에 대한 태도는 과거보다 진일보하는 등 긍정적이지만 현 상황만으로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하는 것을 말리기 어렵다"며 "전공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일주일에 3번 당직을 서고 주말에 외래진료를 바로 보는 교수도 있다.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진료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에 대한 처벌은 의과대학 교수의 사직을 촉발할 것이고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공의와 학생을 비롯한 의료진에 대해 고위공직자의 겁박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의체 구성이나 전공의 처벌 등에 대한 태도는 과거보다 진일보했다. 긍정적이지만 현 상황만으로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하는 것을 말리기 어렵다"며 "전공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일주일에 3번 당직을 서고 주말에 외래진료를 바로 보는 교수도 있다.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진료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입학정원 및 배정은 협의 및 논의의 대상도 아니며 대화하지도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김 회장은 "(한동훈 위원장은 건설적 대화가 오고 갔다고 했는데) 건설적 대화라기 보단 건설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대화의 창이 열려야 된다는 얘기를 했다"며 "정부가 그동안 대화를 제안한다고 하면서 대화 주체나 내용 등이 너무 모호했다. 어떤 식으로 대화할 것인지, 대화 주체와 책임이 명확해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에 대해선 여지를 남겼다. 김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 백지화가 '0명'만을 의미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과학적 사실, 교육·수련 여건 등을 반영한 결과가 나온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시적 증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의대정원 문제는 한번 정하면 1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과 수련 여건을 2000명 증원하는 것에 맞췄다가 다시 이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5~6년, 10년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학적 추계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정원이 충원될 경우 (여파는) 학년에 끝나는 게 아니고 예과·본과는 물론 수련 과정으로 연속적으로 넘어간다"며 "대학 교육이나 전공의 수련을 위해서는 구모에 맞게 강의실 등 제반 상황이 바뀔 수밖예 없다. 투자 비용도 막대하게 커질 수밖엥 없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심각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대 입학정원의 증원은 의대교육의 파탄을 넘어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것이 자명하다"며 "현재 인원보다 4배까지 증가한 충북의대와 부산의대 등 증원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이미 교육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의대 증원 찬성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것에 대해선 "국민들 입장에선 의사 수가 적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이 높다"며 "지금 정말 필요한 건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 활성화 방안"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사태 악화는 전적으로 전공의와 의사 집단에 대한 정부의 비아냥과 겁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로서 언어의 정제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겁박이나 입에 담기 어려운 비아냥으로 의사 개인에게 심각한 상처를 줬다"며 "그런 것들이 사태 악화에 분명한 폭발점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전의교협은 정치계·종교계 등과 계속 소통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25일부터 교수들 사직이 진행되고 어쩔 수 없이 외래진료 시간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종교계·언론계와도 접촉하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화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화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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