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김경수씨 "자랑스러운 아들 영원히 기억되길"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1998년 대구 금호강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순직한 고 김기범 소방교 아버지가 평생 모은 5억원을 소방청에 기탁했다.
12일 소방청에 따르면 26년 전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고 김기범 소방교와 당시 함께 출동했다 순직한 고 이국희 소방위 아들 이기웅 소방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을 개최했다.
12일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금 기탁식 행사 후 기념촬영하는 김조일 소방청 차장(좌측 세번째)과 고 김기범 부친 김경수씨(우측 세번째)와 소방관 직원들=소방청 제공 |
고 김기범 소방교 아버지 김경수 씨는 소방청장에게 "외아들을 잃고 한평생 검소하게 살며 모은 5억원을 아들 이름으로 국가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다"는 편지 한 통을 보냈다. 이에 소방청은 고 김기범 소방교의 이름을 딴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와 군위군 대한전몰군경유족회 후손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김경수 씨는 "아들이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한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고 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는데 이렇게 아들 이름의 장학금이 마련되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고 김기범 소방교와 이국희 소방위, 김현철 소방교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998년 10월 1일 대구 금호강에서 여중생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한편 대구소방본부는 김경수 씨를 대구소방본부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같은 아픔을 겪은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자녀들이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내어 주신 아버님의 숭고한 뜻에 감사드린다"며 "고 김기범 소방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조직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