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프리미엄 제품 앞세워...삼성은 AI·연결성 강조
위축된 가전시장...양사 다른 전략차로 위기돌파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세탁건조기 국내 출시를 예고하며 위축된 가전시장 파이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 동일한 제품 시장 출시를 예고했지만, 시장 주도권을 쥐려는 양 사의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전략을 제시했다면, 삼성전자는 전사적으로 온디바이스AI(인공지능)에 집중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세탁건조기 제품에도 AI기능과 연결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삼성전자가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24일부터 판매한다. 삼성전자 모델이 신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24'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공개한 데 이어 이달말부터 국내 시장에 세탁건조기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신제품 출시에서 가장 차별화된 점은 가격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이며 신제품 출하가가 680만원으로 정해졌다. 반면 삼성전자 제품은 일반형으로 399만원이다. 이 같은 차이는 각 사의 가전사업에 대한 전략과도 맥을 함께한다.
LG전자 LG 시그니처(LG SIGNATURE) 세탁건조기 출시는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라인업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LG전자의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는 중국 가전업체의 기술 추격과 위축된 가전시장 분위기 속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있었던 LG전자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상무)는 시장 전략에 대해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존과 볼륨존 투트랙 전략을 계속 시행해 왔고, 앞으로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프리미엄존은 경쟁 우위의 제품 시장에서도 선도 제품을 더 강화해 중국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꿈의 가전' LG 시그니처(LG SIGNATURE) 세탁건조기를 22일부터 판매한다. [사진=LG전자] |
이 같은 LG전자의 가전 전략은 시장 상황과도 맞아 떨어져 작년 LG전자 H&A 사업본부는 어려운 가전시장 환경 속에서도 영업이익 2조1000억원대를 기록, 2022년 1조1297억원 보다 80%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전사업에 있어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성을 강조하며 세탁건조기에 있어서도 AI 기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콤보'는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 'AI허브'인 7형 풀터치 LCD 패널을 통해서 맞춤 세탁부터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다른 가전의 상태까지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전자전시회 'CES2024' 에서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컨퍼런스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AI 기능들이 탑재된 TV제품, 가전 제품, 모바일 신제품들을 통해 최고의 고객 경험과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AI 스크린 시대'를 열어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에 있어 기술의 성장 속도나 사물인터넷(IoT) 중심으로 가려는 방향은 같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면서 "삼성은 스마트폰, 가전 등 다른 제품들과 연결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고, LG는 소비자에게 주는 효용과 편의에 좀 더 방점이 찍혀있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