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인터뷰] 김영중 고용정보원장 "정년연장 신중해야…일부 공기업·대기업 수혜"

기사입력 : 2024년02월01일 13:42

최종수정 : 2024년02월01일 16:02

"공기업·대기업 생산직, 노동시장 10%만 수혜"
"나머지 90%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민"
"청년들 대기업 쏠림 당연한 결과…구조적 원인"
"단기·고수익 일자리 매달리면 자기개발에 소홀"
"인적자본 투자가 소중한 자본이라는 점 일깨워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년연장은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년연장을 하면 누가 혜택을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야 한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은 공기업이나 대기업 생산직 등 일부에 불과한데, 그동안 노동시장 양극화에서 수혜 계층들이다. 당장 정년을 연장하면 이들만 수혜를 보게 될 것이다."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은 지난 30일 충북 음성에 위치한 한국고용정보원 원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일방적 정년연장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다. 무조건적인 정년 연장은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수혜를 받아 온 공기업과 대기업 생산직들이 또 다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퇴직자 중에서 직장을 그만둔 50대 이상을 살펴보면, 정년퇴직한 비율은 한 자릿수다. 불과 10%도 안 된다. 공기업이나 대기업 생산직들이 절대 다수다. 앞으로는 나머지 90%에 속하는 분들이 계속 더 일할 수 있도록 먼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나머지 90% 고령자들의 계속고용 방법에 있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일단 60세 정년이라는 걸 이제 좀 까먹어야 될 것 같다. 70세까지는 기본적으로 일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걸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도 거기에 맞춰 일할 기회라든지,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원장은 "청년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당연할 결과"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3대 구조적 격차'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이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그는 "청년 일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최저임금의 100%~150% 수준인 일자리는 얼마든지 갈 수 있다"면서 "다만 이들 일자리가 주는 삶의 안정성이 중산층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기업의 '바늘문'인 뚫어야 하다 보니 소위 '취포자'로 불리는 '취업포기자'들도 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김 원장은 "최근 청년 고용률·실업률은 과거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노동시장 미스매치, 수시·경력채용 및 이직 확대 등 구조적 요인과 기저효과 등 단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단기 일자리나 고수익 일자리에 뛰어드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원장은 "청년들이 이런 일자리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기 개발에 소홀할 수 있다. 자기한테 얼마나 큰 손실인지 인식을 못한다"면서 "한정된 시간에 자기의 인적 자본 축적에 투자하는 게 소중한 자본이 될 수 있음을 정부가 일깨워 줄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8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달라

▲어찌 보면 짧지 않은 시간이긴 한데, 또 한 조직을 알아가는 데 있어서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기도 하다. 지난 8개월 동안 뭘 했나 돌아봤더니 크게 3가지로 정리됐다. 가장 먼저 강조했던 게 소통이다. 새로운 조직을 알아가려면 그 조직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또 뭘 바라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기관장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내부 직원들과 간담회, 식사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조직 혁신도 힘썼다. 고용정보원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또 그걸 위해서 어떤 조직적인 틀과 운영 방식을 갖춰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과물이 미래전략 혁신 TF다. TF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마지막으로 먹고사는 문제다. 정보원이 앞으로 10년 동안 뭘 먹고 살아야 될까 고민이 많았다. 고민의 결과로 디지털 공용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기능들과 관련된 연구개발(R&D) 기능을 훨씬 더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기관들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디지털 전환이다. 고용정보원은 디지털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동안 어떤 준비를 해오셨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그렇다. 지난 1년 사이에 디지털 전환,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굉장히 커졌다. 우리 고용정보원은 국가 차원의 고용정보망을 운영하다 보니까 디지털이랑 떼려야 뗄 수가 없다. 과거에는 우리 고용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걸 전제로 해서 정보망을 구축하고 그분들의 편의성을 도모해 줄까 고민을 했다면,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니다. 방문보다는 비대면으로 필요한 정보를 가져가고 상담도 받을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게 핵심이다. 정보원은 2020년부터 AI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이미 제공해 오고 있고, 잡케어 서비스를 통해서 생애 경력 개발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앞으로는 이런 서비스를 좀 더 확대해서 국민들이 신기술의 새로운 세상 속에서 공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워크넷·고용보험·HRD-net 등 3대 고용 포털을 '고용24'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준비는 잘 돼가는지

▲작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오픈 해오고 있다. 고용24는 크게 행정포털이 있고 대국민 포털이 있는데, 행정포털은 이미 오픈했다. 그동안 실업급여를 지급하려면 구직자가 구직 신청을 했는지, 훈련을 받았는지 등을 각각 점검하고 위해 개별 망들을 일일이 띄워놓고 확인해야 했는데, 고용24에 들어가면 전체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이 훨씬 높아졌다. 대국민 포털도 이미 오픈은 했지만, 정식 오픈은 2월 중순 예정하고 있다.     

-고용24가 정식 오픈하면 국민들은 어떤 부분이 편리해지는지 간략히 설명해달라 

▲대표적으로 실업급여를 받을 때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다. 직장을 잃어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기존에는 고용보험 전산망에 가서 실업급여를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구직 활동도 해야 한다. 그걸 하려면 워크넷에 다시 로그인 해서 워크넷 상에서 구직 신청서를 작성하고 올려야 된다. 또 그 과정에서 내가 취업을 하기 위해서 훈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직업훈련 포털(HRD-net)에 로그인해서 내일 배움 카드 신청을 하고 훈련 과정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각각 흩어져 있다 보니 많이 번거로웠다. 앞으로는 고용24에서 이 모든 걸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훨씬 더 편리해졌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025년까지 고용·직업정보 종합플랫폼인 '한국형 O-net' 구축 사업을 계획 중이다. 추진 배경과 현재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구직자들한테 가장 궁금한 정보가 뭐냐고 물어보면 뭐일 것 같나. 바로 임금이다. 근데 임금 정보가 제일 얻기 어렵다. 어디 검색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큰 기업들은 '블라인드 앱'이나 이런데를 통해서 좀 알기라도 하는데, 조그만 기업은 답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이번에 하려는 것이 '한국형 O-net' 사업이다. 요즘 직무가 중요한 시대가 됐으니까 어떤 직무에 따라 실제 임금들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다. 임금하고 직무 연결성을 보여주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좀 더 예측 가능하다. 직무 중심의 임금 체계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도 이런 기틀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올해 관련 예산이 반영돼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임금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관건일 것 같다. 해법은 있는지

▲방법을 좀 찾아봐야 한다. 우선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통해 얻는 임금 정보들을 일차적으로 활용하면서 1500만명 정도 되는 고용보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국세청에도 근로소득 정보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과 연계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또 요즘은 그런 방법들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는 기법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 것들을 좀 더 고도화해서 실제 구직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임금 정보에 근접하는 정보들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 앞으로 노동시장을 예측해 보자면

▲앞으로 노동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인구 구조 변화다. 인구 구조 분석을 해보면 앞으로 2030년까지 진짜 많은 변화들이 생겨난다. 가장 큰 변화는 청년층에서 발생하는데, 20대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시기가 2030년까지 펼쳐질 거다. 이때까지 한 120만명 전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청년으로만 이뤄진 수원시 하나가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특히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3D 업종이나 생산직 쪽에서는 청년들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지는 시대가 올 거다.

-현재 여성, 노인 등 고용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기간제 일자리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는 일을 해야 되고 지탱해 줘야 하는데, 그나마 좀 여력이 있는 고령자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노동시장에 붙들어 둘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다. 여성들도 경제활동 참여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여성들이 참여할 만한 일자리들이 또 있을 거다. 이들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이걸 떠나서 단시간 일자리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나 육체적 능력, 시간적 상황에 맞게 일하고 싶어한다. 생각을 해봐라. 65세 이상 되신 분들이 하루 8시간씩 풀타임으로 5일 동안 계속 일을 하고 싶겠나. 일자리를 기존의 정규직 비정규직이냐는 '이분법적 관점'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려면 노동시장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맞다. 사실 취약계층 입장에서는 제일 안 좋은 상황이 이런 노동시장 이중구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으면 일자리 자체도 늘지 않고, 좋은 일자리는 더더욱 안 늘어난다. 그럼 최대 피해자가 이런 취약계층이다. 노동시장이 경직되면 이미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기 일자리를 지키려고 임금을 더 높이는 쪽으로만 전략을 가지고 갈 거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심각한 문제다. 현시점에서 정부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정책적인 지원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요즘 노동시장을 보면 세 가지 영역에서 격차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두 번째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지역 격차, 세 번째는 전문직과 비전문직 간의 직종 간 격차다. 이 세 가지 영역이 모두 다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하다. 청년 입장에서는 대기업에 가는 게 합리적인 선택인거다. 정부 차원에 지금 중소기업 가는 청년들한테 보조금을 주는 사업도 하고 있는데 저는 그런 방향이 맞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라도 임금의 갭을 어느 정도 채워주고 보조적으로 전세자금 대출이라든지, 부수적인 복지 혜택 등과 같은 정부 정책이 같이 개입돼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지금처럼 크게 벌어지게 된 원인이 뭐라고 보시는지

▲뭐라고 딱히 분석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나라마다 좀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사실 가까운 일본이지만 우리랑 달리 대기업하고 중소기업 간 격차가 별로 없다. 그 격차가 적다 보니까 우리처럼 이렇게 대기업 선호가 심하지는 아닌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는 원하청 구조에 있어 대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부분이고 하청업체가 원청업체 말 한마디에 왔다 갔다 하는 상황들이 누적되고 있다 보니까 격차가 벌어진 것 같다. 또 근본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려면 결국 지불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글로벌화가 되면서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청년 고용률은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청년 취업자 수는 여전히 뒷걸음질 치고 있다

▲취업자 수 관련해서는 좀 착시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머릿수가 많아지면 늘어나는 거다. 그래서 인구 구조하고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청년층 인구는 벌써 감소 추세로 접어든 지 오래다. 매년 줄다 보니 모수 자체가 줄고 있는 거다. 그 전에 1000만명 이었던게 900만이 되고 800만이 되고 이렇게 하면 동일한 취업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구 증감하고 상관없이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건 고용률인데, 고용률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 과거 10년 전과 비교해 봐도 훨씬 좋아졌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청년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청년 일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최저임금 수준보다 100%에서 150% 이내 일자리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 근데 그 일자리가 주는 삶의 안정성이라는 게 중산층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못 주는 거다. 그러니까 쉽게 일자리를 선택 못 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은 구조적으로 해결이 쉽지도 않다. 어쨌든 정부 정책으로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중소기업들을 더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청년들이 단기 일자리나 당장의 고수익을 안겨주는 플랫폼 노동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건 사실이다. 근데 사실 그전에도 이런 유사한 문제들이 있었다. 일본을 보면 90년대 말부터 '프리터족'이라고,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 하면서 생활 유지를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일자리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주는 구속감이 싫어서 좀 더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은 거다. 이제 플랫폼 경제가 되면서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쉬어졌다. 한편으로는 노동시장을 바로 접하기는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도 들다가 한편으로는 그런 것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기 개발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자기한테 얼마나 큰 손실인지 인식을 못 하는거다.

-이들에 대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결해 나갈 여지가 있는지

▲정부가 고용서비스를 통해 일깨워주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대학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역량 분석을 해주는 거다. 이런 훈련을 받으면 이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이런 역량을 더 쌓으면 이런 직업 가질 수 있다고 이끌어주는 거다. 한 마디도 청년들이 좀 더 현실감을 갖고, 한정된 시간에 자기의 인적 자본 축적에 투자하는 게 자신의 소중한 자본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거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계속고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일자리 정책방향을 진단해 보자면  

▲아시다시피 고령화는 이제 우리 사회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들에게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고 많은 고령층들도 이를 원한다. 일단 이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마련해 주는 방향은 당연히 맞다. 그 방법에 있어서 어떻게 할 건지는 일단 좀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60세 정년이라는 걸 이제 좀 까먹어야 될 것 같다. 내가 한 70세까지는 기본으로 일한다고 생각을 갖고 모든 걸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도 거기에 맞춰 일할 기회라든지 제도적 변화 같은 것들을 같이 가야 한다. 

-노동계에서는 정부와 좀 관점이 다른 '정년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정년연장 과연 필요한가

▲그건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년연장을 하면 누가 혜택을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해야 한다. 최근 통계를 보면 퇴직자 중에서 직장을 그만둔 50대 이상 사람들을 보면 정년퇴직을 한 비율은 한 자릿수다. 불과 10%도 안 된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다 알다시피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 얼마나 되나. 공기업이나 대기업 생산직 등 다 임금 근로 조건이 나은 일자리들이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많은 혜택을 봐왔던 상대적으로 노동시장 양극화에서 수혜 계층들이었다. 그분들의 일자리를 더 65세로 늘리자는 건 노동력이 부족해진 시대에 숙련 인력을 활용해야 된다는 측면에 있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럼 고령화에 따른 일자리 정책에 있어 어떤 부분을 좀 들여다봐야 하나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는 10%도 안 되는 인력보다 나머지 90%에 속하는 분들이 계속 더 일할 수 있도록 먼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이분들은 역으로 말하면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분들이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어떻게 우리 고용시스템을 짜줄 건지 하는 부분이 최우선 이슈가 돼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면 크게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난 7월 워크넷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제재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재발 방지 대책이 있다면

▲우선 워크넷 PC와 모바일에 다양한 방식의 2차 인증을 적용했다. 또 워크넷뿐만 아니라 직업훈련포털(HRD-Net), 고용보험시스템에도 크리덴셜 스터핑(Credential Stuffing) 공격을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보안정책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워크넷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국가고용전산망 사이버보안관제센터 구축, 전담 조직(사이버보안단) 신설, AI 기반 지능형보안관제 기반 마련, 사용자 인증 체계 강화 등 보안 강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올해 2월 문을 여는 사이버보안관제센터에서는 24시간, 365일 전문인력이 사이버공격 탐지 및 분석, 대응조치 활동을 수행한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다룰 과제 또는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경기도 안 좋고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올해 고용 상황도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그래서 우리 정보원이 국민들께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국민들의 일자리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들 자동차 운전을 많이 하시니까 알거다. 목적지를 가장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실시간 반영된 내비게이션을 따가라면 된다. 그렇듯 국민들이 원하는 적합한 일자리를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우리 한국고용정보원이 제시 해줄 것이다. 특히 고용정보원의 장점을 살려 AI나 빅데이터 이런 걸 통해서 디지털 비대면으로 고용 서비스를 제공해 원하는 일자리에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돕겠다. 

◇ 김영중 고용정보원장 약력

- 1970년 서울 출생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88~'92)
-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92~'94)
-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행정학 박사('02~'10)
- 제36회 행정고등고시 합격('93.4)
- 고용노동부 전남지방노동위원장('15.6~'18.7)
-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18.7~'19.6)
-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관('19.6~'21.1)
-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21.1~'22.9)
- 한국고용정보원장('23.5.30~)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