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도 '아빠 미소'를 짓게 하는 아티스트
'대혐오의 시대'를 끝내는 아이콘이 되기를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왕 조용필의 공연이 있던 날, 대기실에 눈에 띄는 장미꽃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다른 화환들과 달리 조용필 바로 옆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 꽃바구니에는 '존경하는 선배님 공연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보낸 사람은 아이유였다. "아. 아이유가 꽃을 보냈네요?". "응. 아마 공연 보러 와 있을 걸?." 흐뭇하게 꽃을 바라보는 조용필의 입가에 '아빠 미소'가 번졌다. 공연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아이유는 꽃다발 말고도 스태프들을 위한 떡도 함께 보냈다고 했다. 그리고는 조용하게 티켓을 예매해서 존경하는 대중음악계 선배의 공연을 즐기면서 배우고 간 것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새노래를 통해 대혐오의 시대를 끝내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한 아이유. [사진 = EDAM] 2024.01.26 oks34@newspim.com |
24일 선공개한 아이유의 신곡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이 발매와 동시에 국내외 차트를 휩쓸었다. 멜론 TOP 100과 HOT 100, 지니, 벅스 등 온라인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전 세계 23개 지역 1위를 달성했다. 또 신곡과 함께 오픈한 '2024 IU H.E.R. World Tour Concert'의 서울공연도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좌절하게 했다.
왜 이토록 아이유에 열광할까? 아이유는 밉지 않은 전략가이다. 이번 '러브 윈스 올'의 뮤직비디오 역시 방탄소년단 뷔, 영화감독 엄태화와 손잡고 유튜브에서 1,500만뷰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가 대중음악계 선배들과 연대하여 발표한 곡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산울림의 김창완과 함께 부른 '너의 의미'를 비롯하여 최백호와 함께 부른 '낭만에 대하여' 등은 이미 스테디송으로 자리 잡았다. 울랄라세션과 콜라보레이션 해서 선보인 '애타는 마음' 역시 탁월한 조합을 보여준 곡이었다.
또 하나는 그가 쓰는 노래들의 무한한 매력이다. 다양한 장르의 리듬과 멜로디는 물론 가사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이번에 발표한 신곡 '러브 윈스 올'에도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나 '꼭 같이 가줄래?/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등 범상치 않는 노랫말이 돋보인다. 늘 그랬듯이 또래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노랫말이 아이유의 장점이다. 이와 더불어 모든 결정은 팬들의 편에서 내려진다. 이번 신곡의 원래 제목인 '러브 윈스'가 성소수자들이 내걸었던 슬로건이라는 지적이 일자 망설임없이 '러브 윈스 올'로 바꿨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새노래 '러브 윈스 올' 메인 이미지. [사진 = EDAM 제공] 2024.01.26 oks34@newspim.com |
싱어송라이터이자 다양한 색깔을 가진 연기자로 활동하는 아이유의 재능의 끝은 어디일까. 독서와 일기쓰기, 어쿠스틱 음악듣기가 취미라는 그의 장점은 '사색하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아이유는 새 노래를 발표하면서 '대혐오의 시대'를 거슬러서 '대화해의 시대'로 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이유가 아이유인 이유는 너와 내가 (음악으로) 하나가 되자는 메시지가 주는 무게감에서 출발한다. 그의 노래가 대혐오를 끝내고 너와 내가 사랑하는 세상으로 이끌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