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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023년 아듀...울진 죽변항 사람들은

기사입력 : 2023년12월30일 19:21

최종수정 : 2023년12월30일 20:13

연말에도 쉴 틈 없어...새벽 5시 바다 위 어둠 걷으며 위판 '부산'
위판마친 어선 다시 바다로...횟집·상가 관광객 맞이 '분주'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한 해가 저무는 12월 마지막 주말인 30일 오전 6시.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이자 해양먹거리관광의 명소인 경북 울진 죽변항 죽변수협 위판장 앞에서 어민들이 무리지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이 트려면 1시간30여분 족히 남은 시간이다.

죽변항 푸른 바다 등짝은 여전히 어둠에 묻혀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한 해가 저무는 30일 오전 6시, 밤새 파도를 헤치며 그물을 당긴 죽변항 소속 어선이 미명을 헤치며 입항하고 있다. 2023.12.30 nulcheon@newspim.com

물양장에 닻을 내린 정치망 어선에서 선원들이 펄떡거리는 싱싱한 생선이 가득 담긴 대야를 릴레이 하듯 뭍으로 옮기며 어둠을 걷고 있다.

'금징어'로 불리며 자취를 감췄던 오징어가 대야 가득 펄떡인다.

기후변화와 중국 선단의 불법 싹쓸이 조업으로 몇 년 째 동해안에 '씨가 말랐던' 오징어를 나르는 선원들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오징어가 한 사흘 전부터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니더. 그러나 최근 잡히는 오징어는 채낚기로 잡은 것이 아닌 정치망에 조금씩 들어온 거니더. 예전같으면 지금부터 겨울 오징어철인데... 그래도 최근 씨알도 안보이던 오징어가 정치망에 조금씩 들어오니 숨통이 트일지 모르겠니더."

선주 A씨가 오징어 활어를 담은 대야를 활어차에 옮기며 설명한다.

이날 살아있는 오징어(활어) 1마리는 수협 입찰가 6200~7400원에 거래됐다.

지난 28일부터 30일 오전까지 죽변수협을 통해 위판된 오징어는 활어의 경우, 3.7t이 거래돼 7090여만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다.

또 선어의 경우는 1가구(50~55Kg) 당 62만~63만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거래된 선어 오징어는 모두 135가구로 8500여만원의 위판고를 보였다.

죽변수협 관계자는 "최근 오징어가 가(가장자리)로 출현해 정치망에 들어오면서 죽변항 정치망 어선들이 1척당 평균적으로 1500~3000마리 가량씩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망을 묻자 "며칠 새 정치망에 오징어가 조금씩 들어오면서 오징어떼가 출현해 본격적인 오징어 채낚기 어선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희망은 가져야 안되겠냐"고 말했다.

 

 

 

오징어 위판을 마친 정치망어선이 다시 닻을 풀고 바다로 향한다. 한 떼의 갈매기무리가 흡사 배웅하듯 미명을 헤치며 조업에 나서는 정치망 어선 위를 유영한다.

정치망어선이 다시 바다로 나간 자리에 대방어를 가득 실은 어선이 자리잡는다.

맑은 해가 죽변항 앞바다를 차고 떠오르면서 죽변항이 환하게 열린다.

대방어를 가득 실은 어장배가 정박하자 금세 죽변항이 부산해진다.

선원들이 대야에 대방어를 한마리씩을 담아 상품처럼 진열한다.

죽변항에서는 8kg 이상을 대방어로, 4~7kg대는 중방어로 분류한다.

미끈하게 잘 생긴 대방어들이 어창에서 꼬리를 곧추 세우고 탈출을 시도하는라 펄떡거린다.

마침 대야에 담아 놓은 대방어 한마리가 선내로 탈출했다. 선원이 탈출한 대방어를 가슴에 안아 번쩍 치켜들며 포즈를 취한다.

선원의 머리 위로 아침달이 훤하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한 해가 저무는 30일 오전 경북 울진의 죽변항 죽변수협 위판장에서 어업인들이 대방어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2023.12.30 nulcheon@newspim.com

죽변수협 판매과 직원이 호르라기를 불자 '노란 번호'를 새긴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대방어 어선으로 몰려든다.

입찰에 참여한 중매인들의 눈길이 명징하면서도 날카롭다.

선주와 선원들은 위판과정을 응시하며 최종 낙찰가에 귀기울인다.

이날 대방어는 1마리당 18만6600~19만6000원선에 61마리가 거래됐다.

또 중방어는 1마리당 9만5500~11만원 선에 125마리가 거래돼 모두 5160만원의 위판고를 기록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대형 활어차에 옮겨지는 대방어. 2023.12.30 nulcheon@newspim.com

대방어 입찰이 마무리되자 낙찰된 중매인이 활어차에 대방어를 옮겨싣는다.

커다란 뜰채에 대방어를 한마리씩 떠서 대야에 옮겨 담은 후 릴레이하듯 대형 활어차에 옮겨싣는다.

한치의 빈틈없이 일사분란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작업이 전개된다.

대방어 입찰이 끝날 무렵 죽변수협 위판장 앞 물양장에 '울진대게'를 가득 실은 자망어선들이 한 무리의 갈매기떼의 호위를 받으며 속속 정박한다.

 

대게 공개위판을 위해서다.

대게 위판장이 다시 부산해진다.

대게잡이 선원과 가족들이 살이 꽉찬 '울진대게' 입찰을 위해 위판장에 빠른 손길로 가지런하게 진열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한 해가 저무는 30일 오전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의 죽변수협 위판장에서 대게잡이 어업인들이 위판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2023.12.30 nulcheon@newspim.com

한 해를 보내는 해넘이와 새해 해맞이를 위해 일치감치 죽변항을 비롯 울진으로 달려 온 관광객들이 죽변수협 위판장을 가득 메우며 '울진대게' 위판과정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죽변항 대게 위판 과정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눈길에 진지함과 호기심이 함께 묻어 나온다.

대게 위판을 마친 자망어선 선원들과 가족들이 바람보다 빠른 손길로 잘생긴 대게를 광주리에 담아 리어카를 밀며 빠르게 수족관으로 옮긴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대게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제 다리를 끊어 내는' 속성이 있어 수족관이나 활어차 어창으로 재빨리 옮겨야 상품 가치를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게 위판에는 대게잡이 어선의 선원과 가족들이 총동원된다.

대게위판이 마무리되면 곧장 '속이 꽉찬' 울진대게는 활어차에 실려 서울로, 수도권으로, 대구와 부산 등 영남권으로 이동한다.

외지로 나가지 않은 울진대게는 죽변항을 지키며 삶의 보금자리를 튼 상가와 횟집으로 옮겨진다.

이날 '울진대게' 1마리 위판가는 6900~1만1700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 10일 첫 조업 이후 30일까지 죽변수협을 통해 거래된 '울진대게'는 14만5800여마리로 집계됐다.
위판고는 13억7200여만원에 달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항의 '울진대게' 위판 모습. 2023.12.30 nulcheon@newspim.com

대게 위판이 마무리되자 연근해 어선들이 속속 정박해 싱싱한 대구와 복어, 문어를 가득 풀어 놓는다.

맑은 해가 머리 위를 기웃거리는 오전 10시무렵. 죽변수협 위판장에 잠시 고요가 내려 앉는다.

오전에 치러지는 위판이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오전 위판이 마무리되자 죽변항의 상가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줄지어 죽변항에 들어서는 대형 관광버스가 한 해를 마감하는 해넘이와 새해 해돋이를 보려는 관광객들을 죽변항에 풀어 놓는다.

위판으로 한바탕 북새통을 치른 어민들은 다음 조업을 위해 그물을 털고, 상인들은 죽변항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 보기 위해 죽변항을 찾은 관광객 맞이로 분주하다.

죽변항이 다시 부산해진다. 활기가 가득찬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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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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