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려끼쳐 죄송하다…주민만 바라보고 노력하겠다"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김윤철 경남 합천군수가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아 군수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로써 김 군수는 민선8기 군수 취임 1년 5개월여만에 맞은 정치적 위기와 지역 안팎에서 제기됐던 우려를 해소하고 산적한 군정현안 해결에 집중할 여력을 갖추게 됐다.
[합천=뉴스핌] 이우홍 기자 = 김윤철 경남 합천군수는 14일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군민과 향우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주민들만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3.12.14. |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형사합의부(김병국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 열린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 혐의의 재정신청에 따라 기소된 김 군수에 대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당초 합천군선관위의 고발로 창원지검 거창지청에서 사안을 수사했으나, 지난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이에 불복해 재정 신청을 했고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법정에 서게 됐다.
재정 신청은 검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했을 때 고소·고발인이 이에 불복해 법원에다가 검찰의 결정이 타당한지 판단해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결심공판에서 "이 사건은 법원의 공소제기 결정에 의해 진행된 만큼 재판부의 '적의 판단'을 구한다"고 요청했다. 적의 판단이란 검찰이 구형하지 않고 선고 양형을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이른바 '백지 구형'이다.
김 군수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전인 3월 23일 합천읍 한 식당에서 지인 A씨의 딸이 운영하는 합천읍의 한 식당에서 B씨·C씨 두명에게 6만 6000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김 군수와 20년 지기이며, B·C씨는 합천군 선관위 공정선거지원단 소속이었다.
그간 5차례에 걸친 공판 과정에서는 김 군수와 공정선거지원단 소속 B씨 간에 누가 먼저를 식사를 제안했는지가 주된 법정 다툼이었다.
이유는 합천군선관위는 김 군수가 먼저 식사를 제안한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판단하고 이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은 이씨가 먼저 김 군수에게 식사를 제안한 것으로 보고 김 군수의 기부행위 목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도 경찰의 판단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이 사건 당시 경남도의원 신분이던 피고인은 합천군수 선거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었다"며 "누가 먼저 식사를 제안했는지와 관계없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 이전에 양형기준을 먼저 언급했다. 재판부는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 사건은 벌금 5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에 처하도록 돼있다. 또 식대는 음료수 값을 제외한 6만 5000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것으로 직권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군수가 불리한 점에 대해 "지인 A씨를 통해 비용을 부담하게 해 선거구민 B·C씨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이같은 기부행위는 선거가 후보자의 인물·식견·정책을 평가받는 기회가 되기보다는 후보자의 자금력을 다루는 것이 되기에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기부행위 대상자가 선관위 공정선거지원단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엄중히 다룰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리한 점에 대해 "이 사건의 행위가 합천군수로 당선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동종범죄로 처벌받거나 벌금형 이상의 형을 처벌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김 군수에게 벌금 90만원, 지인 A씨에게 60만원의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고 후 "합천군이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데 군수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합천군정 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군수는 재판이 끝난 후 "합천군민들과 향우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주민들만 바라보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woohong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