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지방정부의 올해 채권 발행 규모가 8조 위안(약 142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상하이정취안바오(上海證券報) 등이 5일 보도했다.
매체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 지방 정부가 발행한 채권 규모는 8조 60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들이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채권 발행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고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지적했다.
특히 재융자 채권 발행 규모가 크게 늘었다. 올해 1~10월 발행된 지방정부 채권 중 신규 채권은 전체의 절반 수준인 4조 3000억 위안이었고 나머지 절반이 재융자 채권으로, 올해 10개월 간의 재융자 채권 발행량은 전년 동기 대비 74%가량 증가한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 채권은 재정 확충이나 인프라 건설 등에 사용하는 신규 발행 채권과 만기 도래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재융자 채권으로 나뉜다. 올해 약 3조 6000억 위안 규모의 지방정부 채권이 만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들이 재융자 채권 발행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지방정부가 갚아야 하는 채권 원금만 3조 2439억 위안으로, 이 중 89%가량인 2조 8789억 위안을 재융자 채권 발행을 통해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정부의 재융자채권 발행 의존도가 높다고 매체는 짚었다.
10월 '특수 재융자 채권'이 집중 발행된 것이 지방정부 채권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31개 성(省)·시(市)·자치구 중 24개 성·시·자치구의 10월 특수 재융자 채권 발행 규모는 약 1조 431억 위안으로, 올해 발행된 재융차 채권의 24.3%를 차지했다.
특수 재융자 채권은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용 특수 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등의 숨겨진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지방정부들이 LGFV를 통해 조달한 숨겨진 부채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아 그 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으며,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도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숨겨진 부채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3%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골드만삭스는 LGFV 부채를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 부채가 23조 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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