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원, 휠체어 탄 채 선고공판 출석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이자 검찰이 압수해 보관하고 있는 태블릿PC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법원이 재차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2부(이원중 김양훈 윤웅기 부장판사)는 25일 최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인도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서원씨가 2018년 2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날 선고에는 휠체어를 탄 최씨가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선고 직전 최씨는 재판부에 최후 진술서를 제출해도 되느냐고 물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씨가 자필로 작성한 최후 진술서에는 '수감된지 8년째 돼가고 있다. 오랜 수감생활로 병이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며 '현재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박영수 전 특검은 이미 그 정당성을 잃었다. 이런 사람이 국민들 앞에서 영웅인척 하면서 떠들어댄 시간들을 국민들께서 밝혀내야 한다'고 적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태블릿PC를 어떻게 조작했으며, 왜 한 가족을 멸살시키려 했는지 밝혀져야 이곳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일 것이다'며 '부디 태블릿PC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간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씨 측 대리인은 "법무부가 상고를 하지 않는다면 태블릿PC를 바로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법원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태블릿PC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는데 국가기관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국정농단' 수사 당시 검찰이 보관하고 있던 태블릿PC를 다른 사람에게 점유이전하거나 폐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가처분과 함께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태블릿PC는 국정농단 사건을 처음 보도한 JTBC가 최씨의 사무실에서 입수한 뒤 검찰에 임의제출한 것이다.
최씨는 사건 초기부터 해당 태블릿PC와의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그런데 재판에서 태블릿PC가 유죄의 증거로 쓰이고 대법원에서 최씨의 소유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이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서울중앙지검에 압수돼 있는 태블릿PC는 최씨 소유임을 확인한다"며 "국가는 최씨에게 해당 태블릿PC를 인도하라"며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최씨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3676만원을 확정받고 복역중에 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유체동산인도 청구소송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하려고 한 자필 최후 진술서. 2023.08.25 jeongwon1026@newspim.com |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