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수장으로 큰 책임, 늦은 조치 안타깝고 죄송"
교권보호 종합대책 8월 발표…생활지도·민원대응 방안
생기부 기재에는 "사회적 합의 우선"
현장 교사 "'아동학대 처벌법' 악용 대책마련해야"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권 보호 방안 중 하나인 학생의 상당한 교권침해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 이른바 '소송폭탄' 우려가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권 보호 효과가 있을 것이란 주장과 별다른 효용 없이 학생 낙인만 강화한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학부모 교육 강화'등 악성 민원 대응책과 생활지도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교권보호 종합대책'은 8월까지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초등교사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서 활동하는 현장 교원 16명과 교권 확립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연맹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되는 이번 간담회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나 폭력 등에 노출된 현장 교원들의 어려움을 경청하기 위해 마련했다. 2023.07.26 yym58@newspim.com |
이 부총리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 가입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는 당초 1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현장 교사 발언이 이어지며 2시간가량 이어졌다. 참석자는 이 부총리와 초등교사 16명, 교육부 관계자 등이다.
이 부총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 수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희생 이후 너무 늦은 조치를 하게 돼서 안타깝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악성 민원으로 인해 선생님들께 엄청난 피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 학부모의 책임을 강화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학부모 악성 민원 대책에 대해 그는 "학부모와 교원 간의 소통의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며 "민원 대응 체계를 정부가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서 새내기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 홀로 방치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부총리는 8월까지 종합대책을 통해 학생 생활지도 고시 등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 해당 제도에 대한 실행력 담보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교사의 권한과 역할 법제화,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 조례 등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이 부총리는 교권침해 사항의 생기부 기재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오늘도 간담회에서 생기부 기재에 대해 교사들에 대한 소송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 부분은 양면이 있는 것 같아 충분히 따져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추모 분향소. [사진=뉴스핌 DB] |
새내기 교사에게 업무 폭탄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서는 담임수당 인상 등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담임수당을 많이 올려서 경력 있는 분들이 담임을 회피하지 않도록 한다면 새내기 교사들에게 업무가 가중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에 설치하는 방안 등도 논의해 8월까지 종합대책에 담겠다"고 했다.
아울러 세 차례 현장 교사 간담회를 진행하며 좋은 제안을 많이 듣고 있다며, 국회 논의를 통해 해당 내용이 포함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5년차 초등교사 A씨는 "여러 선생님들이 '아동학대법'의 무고한 신고로 인한 교원 피해에 대해 증언하고 이를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16년차 초등교사 B씨는 "아동학대 신고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학부모들이 있어 무고한 교원이 수업은 물론 실생활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랑하는 학급 아이들을 보지 못하고, 아이들 역시 학습권 침해를 당하는 것"이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나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제도로 반영해 주겠다고 하니 희망을 걸어보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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