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대기인원 해소…학부모 만족도 높아
범죄예방 설계·CCTV 설치 등 사각지대 해소
[시흥=뉴스핌] 조승진 기자="사교육을 다니지 않고도 배곧너나들이 센터에서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맘에 듭니다. 센터가 생기면서 방과 후 돌봄은 대기 없이 아이들이 다 이용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경기 시흥에 있는 배곧누리 초등학교 3학년 학생 엄마 정진경씨는 지난 11일 '배곧너나들이'센터 학교복합시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배곧너나들이 센터는 배곧누리 초등학교 부지 내 있는 학교복합 시설이다.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도 함께 공간을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주로 초등학생 돌봄교실과 방과 후 수업인 늘봄학교에 활용되고 있다.
당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 학교 관계자, 건축 전문가 등이 배곧너나들이 센터를 방문해 운영과, 안전관리 등에 대한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가운데) 11일 경기도 시흥시 최초의 학교복합시설인 '배곧너나들이'에 방문해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전문가, 교육청 및 학교 관계자 등과 간담회 중이다. 왼쪽은 배곧누리 초등학교 정유진 교장, 오른쪽은 김보람 배곧너나들이 센터장. [사진=교육부] |
학부모들은 센터 설치로 인한 돌봄교실 확대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간담회에 참석한 또 다른 3학년 학생 학부모 이진숙씨는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냈는데, 바로 센터로 이동해서 방과 후 활동을 하고 귀가할 수 있다"며 "(배곧너나들이) 센터가 학교와 연결돼 있다 보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좋다"고 말했다.
배곧너나들이 센터와 배곧누리초등학교는 2층에 있는 구름다리로 연결돼 건물 내에서도 이동이 가능하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센터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지만 그만큼 센터를 이용하는 외부인 출입도 쉬워져 학생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배곧너나들이 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범죄예방설계(CPTED)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범죄예방설계는 건물 내 사각지대가 없는 설계를 말한다. 모든 공간에 창문을 설치해 내외부를 볼 수 있게 하고, 교사가 학생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센터를 설계한 김지환 디 엔비 건축사무소 부사장은 "운동장 측면에 교무실을 배치하는 등 자연스러운 감시가 이뤄지도록 했다"며 "주차장도 필로티 형식으로 만들어 밖에서 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38개의 CCTV를 설치해 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범죄 행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주 출입구에 학교 보안관을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과 성인의 센터 사용 시간도 분리했다. 김보람 배곧너나들이 센터장은 "아이들이 이용하는 층에 어른들이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배제하는 등 시간적 구분을 하고 있다"며 "실수로라도 아이들이 이용하는 층에 어른들이 가는 상황은 지금껏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곧너나들이 센터와 배곧누리 초등학교를 연결하는 구름다리 모습. 위쪽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사진=조승진 기자] |
교육부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2024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2025년 시범 운영을 거쳐 전국 학교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인의 일탈 행위까지 제어할 방안은 없어 아이들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이상행동 시 즉각 안내 문자가 발송되는 시스템"이라며 "학생이 뛰어다닐 때 뛰지 말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행동을 감지하고, 학교 관계자에게도 알림이 발송되는 형식"이라고 했다.
초대 범죄 예방설계 학회장을 맡은 이경훈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역 주민 출입이 많아지면 GPS칩이 내장된 팔찌를 끼워 실시간 동선을 감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며 고 덧붙였다.
이경희 경기도교육청 부교육감은 "안전사고 우려로 방과후학교 운영에 소극적인 학교도 많은데, 범죄 예방설계가 반영되면 이러한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부총리는 "늘봄학교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은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라며 "아이들이 오래 머무르는 만큼 안전 문제에 제일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문제를 비롯해 지원할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