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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제로' 열풍…아스파탐 '발암' 우려에 식음료업계 비상

기사입력 : 2023년07월03일 16:21

최종수정 : 2023년07월03일 16:21

WHO, 아스파탐 '발암 가능성 물질' 명단에 포함 예고
펩시제로·막걸리 등 아스파탐 활용 음료업체들 발칵
의료계선 "인공감미료 맹신 금물...단맛 경계해야"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잘나가던 '제로' 열풍에 제동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 물질로 분류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감미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제로슈거 열풍을 누리던 식음료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발표하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 명단(2B군)에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올릴 전망이다. 2B군은 동물실험 데이터나 사람을 통한 증거가 '제한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 분류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품업계도 발칵 뒤집혔다. 아스파탐은 설탕을 대체한 인공감미료로 설탕의 200배가량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낮고 가격도 저렴하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제로음료와 막걸리 등에 감미료로 아스파탐이 두루 사용되고 있다.

[사진= 롯데칠성음료]

국내 시판되는 제품 중 아스파탐이 함유된 대표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콜라 제로슈거 3종(라임·망고·블랙)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 제로 등 다른 제로 음료에는 다른 대체감미료가 사용괘 아스파탐과 무관하다. 다만 펩시제로 콜라의 경우 글로벌 펩시 본사의 레시피로 제품을 제조하기 때문에 당장 레시피 변경 등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막걸리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스파탐은 막걸리 제조에도 쓰이는 성분이다. 서울장수 생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등 일부 막걸리에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 이들 업체들은 '당장 레시피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아스파탐은 식품당국으로부터 식품첨가물로 인정받은 대표 성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막걸리업계는 관계자들이 모여 공동대응 기준을 논의하는 등 논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막걸리에 들어간 아스파탐 함량은 극소량이며 식약처에 의하면 체중이 60㎏인 성인이 하루에 막걸리 33병을 마셨을 때 일일 허용 섭취량 기준에 부합하는 양이다"라며 "향후 식약처 추가 권고 확인 후 막걸리협회나 탁약주중앙회를 통해 공동의 대응 기준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카콜라 제로를 비롯해 제로슈거를 앞세운 소주, 맥주 등 국내 시판되는 여타 제로슈거 제품에는 아스파탐이 아닌 아세설팜탈륨, 수크랄로스 등 다른 대체감미료가 사용됐다. 코카콜라의 경우 일부 국가에는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17년쯤 아스파탐을 빼고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 다른 대체 감미료로 교체했다. 동아오츠카의 제로슈거 제품인 나랑드사이다도 비슷한 케이스다. 출시 초기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품으로 판매했지만 2014년쯤 아스파탐 대신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으로 레시피를 변경했다.

아스파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하자 보건당국은 사태 진화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아스파탐 섭취로 인한 건강상 위해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아스파탐 등 제품에 쓰이는 감미료의 일일섭취허용량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식품을 통해 위해수준만큼 섭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스파탐 논란을 시작으로 대체감미료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일반 음료 보다 더 건강하다고 인식했던 제로슈거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의 과량 섭취는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가급적이면 단맛에 길들여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련해 지난달 WHO는 인공감미료가 장기적으로 비만 예방에 효과가 없고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심혈관질환 등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한 달 만에 아스파탐을 꼬집어 '발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김대중 대한당뇨병학회 소통TFT 이사(아주의대 내분비대사내과)는 "아스파탐에 대한 판단은 WHO의 공식발표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단맛에 길들여지면 계속해서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맛 자체에 경계심을 갖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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