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경련' 알카라스에 3대1... 결승 진출
역대 최다 2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눈앞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테니스 신구황제의 대결은 2세트까지 숨막힐 만큼 팽팽했다. 20세의 신성 알카라스의 패기와 36세의 전설 조코비치의 노련미가 붉은 코트 위에서 불꽃 튀었다.
조코비치가 다소 경직된 알카라스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 2세트는 서로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혈투를 펼쳤다. 조코비치의 그라운드 스트로크는 도저히 받아낼 수 없을 만큼 코트 구석구석 찔렀다. 네트 바로 앞에 떨어지는 드롭샷부터 사이드라인 근처를 찌르는 샷, 키를 넘겨 베이스라인에 떨어지는 로브샷까지 알카라스는 마치 배드민턴 코트인양 도저히 받아낼 수 없을 것같은 공을 모두 받아 넘겼다. 조코비치는 '차세대 흙신'의 경이로운 플레이에 헛웃음 짓기도, 박수쳐주기도 했다.
조코비치가 9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전에서 포인트를 따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프랑스오픈 SNS] |
2시간 넘게 코트를 누비던 알카라스는 땀조차 흘리지 않았다. 두 게임 연속 트리플 브레이크 포인트를 만들어낸 알카라스가 7-5로 2세트를 가져왔다. 소문난 잔치에 어울리는 놀라운 경기력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3세트 2번째 게임이 끝난 직후 알카라스 다리에 경련이 왔다. 부상이 아닌 경련이라 메디컬타임이 주어지지 않았다. 페널티를 받아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넘겨줬다. 이후 조코비치는 경쾌한 푸드워크가 봉쇄당한 알카라스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알카라스는 전신의 경련을 참으며 버텼지만 3, 4세트 모두 1-6, 1-6으로 내줬다.
조코비치(왼쪽)와 알카라스가 9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전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프랑스오픈 SNS] |
알카라스는 경기후 "경기를 포기했다면 나 자신에게 미안했을 것이다. 3세트에선 그러고 싶기도 했다. 4세트를 생각해보면 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1%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견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첫 세트와 두번째 세트의 경기 강도가 정말 높았다. 팔에서 먼저 경련이 왔고 3세트 초반 다리뿐만이 아니라 몸 전체에 경련이 왔다. 이유는 긴장감이다"며 "노박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테니스계 전설이다. 그랜드슬램 준결승인 점도 있지만 상대가 노박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토로했다.
알카라스가 9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 프랑스오픈 SNS] |
조코비치는 "알카라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알카라스는 젊은 선수이자 뛰어난 전사다. 끝까지 투혼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했다. 그의 장래는 눈부시다"라고 '나달의 젊은 후예'에게 찬사를 보냈다.
노박 조코비치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06억원)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3대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20연승을 이어갔고 알카라스는 메이저 12연승 행진을 끝냈다.
조코비치는 통산 34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에 올라 역대 최다인 개인 통산 23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눈앞에 뒀다.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만 36세 21일로 이 대회 역대 최고령 우승자가 된다. 종전은 '흙신' 라파엘 나달의 36세 2일이다.
루드가 9일(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츠베레프를 물리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프랑스오픈 SNS] |
이어 열린 4강전에서는 카스페르 루드(4위·노르웨이)가 알렉산더 츠베레프(27위·독일)를 3대0(6-3 6-4 6-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와 루드의 상대 전적은 조코비치가 4전 전승으로 앞선다. 네 번 모두 조코비치가 2대0으로 이겼다.
조코비치와 루드의 남자 단식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11일 밤에 벌어진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