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나 소재⋅부품 노출 회피하려는 듯
장영근 교수 "1단⋅페어링 中 수역 궤적"
공중폭발이나 실패로 구도시 잔해수거 더 어려워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31일 새벽 쏜 위성발사체의 경우 1단 추진체나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등 떨어져 나온 동체를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사전 공개한 발사체 예산 낙하지점과 비행궤적을 분석해 "1단 및 페어링 분리 후에 방향을 바꾸어 턴(turn)을 해 2단은 다른 방향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이 궤적을 보면 북한이 1단 추진체 및 페어링을 수거할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중국 쪽으로 낙하시키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31일 쏜 위성발사체와 관련해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사전 통보한 예상 비행궤적. 동창리 기지 발사 후 1단 추진체와 페어링이 중국 측 수역에 가까운 곳에 떨어지도록 한 부분(붉은 원)이 드러난다. [사진=장영근 항공대 교수] 2023.05.31 yjlee@newspim.com |
실제 북한의 위성체 발사 직후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공지를 통해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 통과"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등에 통보한 예상 낙하지점은 ▲충남 대천항에서 직선으로 230~300㎞ 정도 떨어진 서해 공해상 ▲제주 서쪽 약 300㎞ 공해 ▲필리핀 루손섬 동쪽 700~1000㎞ 공해 등 3곳이다.
이 곳에는 각각 1단 추진체와 페어링, 2단 추진체가 낙하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실제 비행 궤적이나 발사체의 분리 과정 등이 분석돼야 하지만 북한이 당초 밝힌대로 위성발사체를 쏘아 올렸다면 동체 수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구형 지대공미사일 'SA-5' 를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측 수역에 쏘았을 때 해군 무인 수중탐색기 등을 동원해 잔해 수거에 성공했다.
또 앞서 2012년 12월에는 북한이 위성체라고 주장한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를 발사 38시간 만에 변산반도 앞바다에서 인양했고, 2016년 2월에는 '광명성' 로켓의 페어링을 제주 앞바다에서 건져 올렸다.
북한이 2022년 11월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SA-5의 수거된 잔해를 같은 달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공개했다. [사진=뉴스핌] |
안보부처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이나 위성체의 인양을 통해 북한의 개발 수준이나 서방국 기술⋅부품의 절취 여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발사체가 예정된 최종 탄착점에 떨어지지 못하고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는 점을 들어 공중 폭발했거나 실패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경우에도 크게 궤적을 이탈하지 않았다면 동체 수거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고 잔해를 찾기는 더 힘들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