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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정착스토리]④ "내가 운전하는 타워크레인으로 고향 땅에 고층빌딩 지을 것"...대성타워이엔씨 이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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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 모두 수용소 끌려가
중국으로 탈출해 10년 전 한국행
현장 일 3년 만에 기사자격증 따
배우기 어렵지만 '고소득' 만족감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산산조각 나버린 건 한 순간이었다.

9살에 아버지는 남한 출신인 지인의 서울 가족을 연결시켜준 죄로 수용소에 끌려갔다. 수 백 만명이 굶어죽었다는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라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별일을 다 해야 했다. 하지만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누나가 먼저 중국으로 탈북해 버렸다.

자신이 운전하는 타워크레인으로 북녘 고향 땅에 건물을 짓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탈북민 이준 타워이엔씨 팀장. [사진=하나재단] 2023.05.27

결국 모자는 북한 땅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어떻게 눈치 챘는지 보위부가 어느날 들이닥쳤고 '한국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두 사람을 각각 수용소로 보냈다. 그게 어머니와의 이별이었다.

1년 뒤 풀려났지만 발붙일 곳은 없었다. 중국으로 탈북한 뒤 먼저 한국에 정착한 누나와 연락이 닿아 2013년 입국했다.

이젠 어엿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건설 현장의 꽃'으로 불리는 타워크레인을 능숙하게 운전하는 전문업체 대성타워이엔씨의 이준(38) 팀장. 이 팀장은 탈북민 교육기관인 한겨레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타워크레인 전문업체인 이 회사에 들어와 9년 동안 한길을 걷고 있다.

타워크레인 기자자격증을 갖춘 이 팀장은 고층빌딩이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고 해체하는 팀을 이끌고 있다. 기본이 40~50m이고 높을 땐 500m도 올라간다고 하니 긴장감도 크다.

◆ '건설 현장의 꽃' 타워크레인 기사로 성공 정착 

하지만 한 치의 오차 없이 중심을 맞추고 해체·설치해야 하는 일은 이제 그에게 천직이 됐다.

이 팀장이 이런 길을 택하게 된 건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한국 생활 정착 초기 누나에게 의지하던 그는 제힘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대학 공부와 함께 아르바이트로 살림을 꾸려가는 누나를 돕고 싶어서였다. 또래들이 모두 대학에 진학해도 '대학의 전공을 살려 일하지 못하면 공부를 왜 하지?' 하는 생각에 돌아보지 조차 않았다.

대신 기술을 배우고 싶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4개월간 용접을 배웠다. 그러나 막상 건설 현장에 나가보니 청년이기보다는 아직 소년에 가까운 어린 그가 마음 붙이기 쉽지않았다.

방황하는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대성타워이엔씨 이지영 사장이다. 탈북민 출신인 이 사장은 대학 강사로 출강할 정도로 한국 생활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인물이라 믿음이 갔다.

탈북민 타워크레인 기사 이준 팀장(왼쪽)이 자신이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이지영 타워이엔씨 대표와 현장 도면을 놓고 상의하고 있다. [사진=하나재딘] 2023.05.27 yjlee@newspim.com

이 팀장이 처음 배치된 곳은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고 해체하는 팀이었다. 팀은 5명으로 구성되는데 그는 소속 인원 외였다. 정식 팀원도 아니고 건설 현장이 처음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특별한 일을 시키지 않으니 어떤 날은 종일 양지바른 곳에서 꾸벅꾸벅 졸다 오는 날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자신이 일을 배우는 이런 기회 온 게 회사에서 교육비를 지불했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하루하루 흘려보낸 시간이 돈까지 축낸 것이라 생각하니 철없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배우자'고 결심한 그는 달라졌다. 외국어로 된 장비 이름, 기술용어를 외우고 시키지 않는 심부름도 찾아서 했다. 3개월이 되니 장비가 하는 일을 알게 되고 6개월이 지나자 작동 방법이 눈에 보였다. 이준 씨는 3년 만에 타워크레인 운전기능사와 비계 기능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 "조금만 삐끗해도 대형사고...팀원 간 소통이 중요"

타워크레인 설치·해체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 간 소통이다. 높은 공간에서 무거운 설비를 움직이는 노동은 다섯 사람의 한결같은 호흡을 요구한다. 눈짓만으로 신호를 알아듣고 말하지 않아도 다음 행동을 맞추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삐끗하여 타워크레인의 중심이 맞지 않으면 대형사고로 돌아오게 된다.

"제 몫을 하지 못하면 애당초 팀원이 될 수 없는 것이 이 분야의 일입니다. 기계나 장비에 대해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인간관계가 힘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욕을먹고 살았으니까요."

그 시절을 돌아보며 이 팀장이 하는 말이다. 고함소리에 질려 때로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여기 아니면, 하고 속에서 무엇인가가 불끈 올라온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당장 그만두고 내려오고 싶어도 자기가 빠지면 다른 사람이 두 몫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잘 안다.

공사 현장의 타워크레인. [사진=뉴스핌DB]

그런데 현장에서 3년을 보내자 이 팀장은 한 가지 갈증이 생겼다.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배움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어린 나이에 타워크레인 기사로 일하다보니 또래와 떨어져 윗세대와만 소통해야 했고, 시대에서 밀려난 소외감도 들었다.

어느 날 나이 차이가 많은 현장 선배 한 사람이 "너 중국에서 왔냐. 외국인은 업계에서 받아주지 않는데"라고 물었다. 이 팀장은 "저는 북한에서 왔습니다. 한국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스스로를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대학교와 전공을 고민했다. 이 팀장은 "서울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해 사회복지학과를 택했다. 사회의 흐름을 알고, 시대를 배우고 또 또래들과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어려웠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어 감사했다. 사실 이론도 배웠지만, 더 많이 기억에 남은 건 실생활에서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도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이라는 것, 그런 것들을 배울 수 있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가 많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대학공부를 하면서 일에 대한 소중함도 더 깨닫게 됐고 한국생활 정착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보통 일에 숙련돼 팀을 이끌기까지 6~7년이 걸리고 빨라야 5년이라고 하는데 4년 만에 현장 상부 팀장이 됐다. 하부에서 기능 수준이 높은 한 사람의 팀장이 조종하고 상부 팀장은 건물 높이와 함께 매일 올라가는 공중에서 유압모터를 운전하고 팀이 호흡을 맞추도록 이끌어야 한다.

◆ 6~7년 걸리는 크레인 상부팀장 4년 만에 따내

20~30년을 한 분야에서 일한 팀원들은 나름대로 고집이 있고 개성도 강하다. 만년 막내인 이 팀장이 연장자들에게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해주세요' 말하기도 어렵지만 주문대로 하지 않으면 더욱 가슴이 탄다.

타워크레인 작업은 아침 6시, 안전교육 2시간으로 시작된다. 교육을 받지 못하면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다. 한 명이라도 늦으면 그날 일을 할 수 없다고 하니 한명 한명의 책임감과 함께 팀을 이끄는 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슴 아픈 일도 있다. 어느 날 탈북민 후배가 볼트 조이는 기계에 손을 넣어 손가락 한 마디가 잘리는 사고가 생겼다. 사고가 나면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 그런 날은 손맥이 풀려 일하기 힘들다.

건설 현장에서는 사고를 낸 팀에게 일을 맡기지 않는다. 팀뿐 아니라 소속 업체가 하청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실수가 회사의 매출과 직결되고, 다른 사람의 일자리마저 위협하는 것을 아는 이 팀장의 하루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10년 가까이 일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이 팀장의 말이다. 건설 현장에 설치돼있는 타워크레인은 제각각이다. 높은 고도에 최적화된 것과 함께 작은 타워크레인도 많다. 제작된 연도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다.

건설업계에 쓰이는 타워크레인을 종류에 관계없이 다 경험하고 설치, 해체해 보는 것이 이 팀장의 목표다. 크고 작은 전국의 타워크레인을 모두 설치·해체할 수 있는 기사는 드물다고 한다.

"타워크레인은 건설 현장의 꽃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후계를 양성하기 어렵고 오래 걸립니다. 9년째 일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다뤄보지 못한 타워크레인도 많아요. 새로운 모든 기계에 정통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청년 타워크레인 기사로 당당하게 자리한 그의 꿈도 당차다. 어렵고 끔찍했던 어린 시절에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졌지만 통일이 되면 돌아가 북한 동포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업계에서 일인자가 되어 고향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통일이 되면 건설할 일이 정말 많겠죠. 그때 타워크레인을 제 손으로 설치·해체하는 거지요. 언젠가는 저의 꿈이 이루어지리라 믿고요. 특별한 기술보다 숙련을 요구하는 일이고 기술을 배우면 급여도 높으니 새로운 직업을 고심하는 분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뉴스핌-남북하나재단 공동기획>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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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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