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리온, 1분기 러시아 매출 각각 58%·59% 성장
러시아 현지서 초코파이 인기 급증...함박웃음
국내보다 성장·수익성 높아...해외 비중 확대 지속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넘게 장기화 되고 있지만 현지에 진출한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국내 제과업체는 오히려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지에서 초코파이 인기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웰푸드 러시아법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1% 상승했다. 러시아 인근의 카자흐스탄 법인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55.1%오른 6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도 러시아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리온 러시아법인의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액은 4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303억원 대비 59%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진 상황에서도 현지에 진출한 국내 제과업체들이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서방 제재로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 현지 기업들에 비해 우리 기업들은 이같은 제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왼쪽부터 롯데제과 초코파이와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각 업체. |
러시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오리온, 롯데웰푸드의 대표 제품은 초코파이다. 초코파이가 현지에서 국민 과자로 자리잡은 가운데 각사의 제품 라인업 확대 및 영업망 강화 등 효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룬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6월 러시아 3공장인 트베리주 트립쪼바 신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공급량을 늘린 바 있다. 또 현지에서 초코파이 품목 다변화와 비스킷 등 신규 카테고리도 확대하면서 매출 규모를 확장했다.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12종에 달하는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에는 300억원을 투자해 젤리 등 생산라인을 구축, 러시아 젤리 시장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CIS(독립국가연합) 국가 현지 법인의 영업력을 강화했으며 현지 가격인상 등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 초코파이 뿐만 아니라 몽쉘의 인기도 상당하다. 지난 2021년 수입판매 형태로 현지에 선보인 몽쉘 인기가 높아지자 롯데웰푿는 지난해부터 몽쉘의 현지 생산을 준비해왔다. 오는 9월쯤 현지에서 생산한 몽쉘을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과 롯데웰푸드의 초코파이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인도 등 해외 국가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각사의 현지 맞춤형 전략 등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양사는 올해도 해외 매출 비중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사업 대비 해외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올해 해외사업 매출액 2조원 돌파를 목표로 내세웠다. 롯데웰푸드는 작년 기준 23%인 해외사업 비중을 오는 2027년까지 30~50%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러시아 내부에선 영향이 거의 없다"며 "내부 경제가 원활한 상황에서 마케팅과 영업망을 강화한 것이 매출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