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복원, 수장 역량 제고 등 역사문화유산 발굴·보존
서울시, 향후 5년간 돈의문 복원 등 1조2840억원 투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이 한반도의 첫 수도였던 한성백제의 풍납토성이 되살아난다. 조선조 한성부의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돈의문(서대문)이 다시 시민에게 모습을 보인다.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시절 시작된 '역사문화도시' 2번째 버전 완성을 위해 향후 5년간 1조284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23~'27)'이 발표됐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이번 계획은 '2천년 역사도시 서울, 새로운 꿈'을 비전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져 매력이 넘치는 역사도시 서울'을 목표로 한다.
이번 2기 역사도시 정책은 4대 분야, 11개 전략, 45개 추진과제로 수립됐다. 향후 5년간 역사 분야에 총 1조2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의 역사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도시계획 및 서울시정의 방향을 고려해 핵심 공간들의 역사성을 제고하고 4대문 안을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역사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한 현대사까지로 정책의 영역을 확장했다. 아울러 지역별·주제별로 시민이 참여하는 역사문화유산 체험행사를 확대해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은 ▲지속가능한 역사문화유산 발굴 및 보존체계 구축 ▲시민 모두를 위한 매력적인 역사문화유산 체험공간 조성 ▲시대별·분야별 역사연구 및 역사교육 강화 ▲세계가 주목하고 서울이 선도하는 '역사문화도시'로의 도약이다.
[자료=서울시] |
◆ 되살아나는 풍납토성-돈의문
역사 속 주요 명소는 복원을 통해 되살아난다. 먼저 2천년 서울역사의 시작인 한성백제 왕성인 풍납동 토성 복원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왕궁 추정지 등 핵심 권역을 집중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민이 일상의 삶 속에서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풍납토성 탐방로와 한성백제 디지털 체험관 등을 조성하고, 키즈카페 등 주민생활 편의공간을 지원한다.
4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돈의문을 복원하기 위한 기본구상을 시작한다.
의정부지는 유구를 복토하는 대신 주요 건물들을 디지털 복원하고 상부는 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복원이 어려운 경희궁지, 고대 백제 왕성 등 역사 속 핵심 거점은 철저한 학술고증을 거친 후 디지털 복원에 나선다. 한편 고려 남경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청와대와 고려 건축물 흔적이 출토된 신영동 유적지 등을 활용해 고려시대 남경에 대한 연구 기초 작업도 이루어진다.
또한 전시·보존 기능을 모두 갖춘 개방형 수장시설을 조성해 수장 역량을 제고한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과학기구(일성정시의) 등이 발굴된 종로구 공평동 15·16지구에는 유적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홍제천 상류 조감도 [자료=서울시] |
◆ 시민 모두를 위한 매력적인 역사문화유산 체험공간 조성
서울 곳곳에 시민들이 역사문화유산을 가까이서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을 조성해 시민들의 '역사문화 체감도'를 높인다. ▲한강역사문화홍보전시관 ▲이순신 기념관 ▲전통문화체험시설 ▲(가칭)서울물길박물관을 조성해 역사문화유산과 시민의 접점을 늘린다.
이를 위해 박물관별 대표 소장품을 추가로 확보하고 외국박물관과 연계한 기획전시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한 VR·AR·XR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실감 체험형 전시로 첨단 학예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아울러 무장애 출입시설, 점자안내판, 촉각전시 등을 갖추어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관람환경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강변에서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활용한 주제별, 지역별 체험프로그램을 개최한다. 한강변 나루터를 활용한 '조선뱃길 투어', 한강변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명하는 '독립운동 유적지 투어'와 석유비축기지 등의 미래유산을 활용한 '산업화 현장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에 서울시는 성북동 별서, 초안산 분묘군, 도봉서원 등 지역별 주요 역사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아차산 홍련봉 보루 유구보호시설을 건립하는 등 서울 전역 곳곳에 퍼져있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정비하여 시민들이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한다.
◆ 시대별·분야별 역사 연구 및 역사교육 강화
서울시 내 매장문화재 위치를 지번별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문화유적분포지도'를 구축해 배포한다. 해당 지도로 개발 사업 전에 거쳐야 하는 문화재 보호조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개발 중 갑자기 문화재가 발굴돼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서울의 각 박물관, 전시관과 서울역사편찬원 등 각 기관별로 이루어지던 역사교육을 '서울역사교육네트워크' 구축으로 통합진행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 직장인, 외국인 등 다양한 수요에 따른 '맞춤형 역사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어린이 체험공간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서울역사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을 조성한다.
서울-공주-부여 간 '학술네트워크'를 구성해 백제왕도의 실체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지난 2007년부터 20년 간 진행되는 '서울지역생활사' 연구를 2026년까지 완료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이외에도 국내 최대의 주제별 공예지식 DB 플랫폼을 구축해 공예사 연구결과를 시민과 공유할 예정이다.
◆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문화도시 마련
'한양도성-탕춘대성-북한산성'을 조선의 '수도방어체제'로 통합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자치구 스스로 향토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지정 및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향토유산보호조례 제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자치구별 향토문화유산 보호위원회 구성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풀을 지원하는 작업도 펼친다.
최경주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은 2천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언제든지 '역사와 함께하는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역사문화도시'로서 서울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역사문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