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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양곡법 거부권 행사...與 "당연한 결정" VS 野 "국민 뜻 무시"

기사입력 : 2023년04월04일 15:04

최종수정 : 2023년04월04일 15:06

與 "양곡법, 목적과 절차 모두 실패한 악법"
野 "굴하지 않고 농민 생존권 위해 싸울 것"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대통령 고유권한인 거부권 행사는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이후 7여년 만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목적과 절차에서 모두 실패한 악법이기에 거부권 행사는 당연하다"는 논평을 냈다.

강 대변인은 "쌀을 무제한 수매하게 되면 연간 1조 원이 훌쩍 넘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예산은 화수분이 아니다. 이 예산을 콩이나 밀 등 식량안보를 위한 다른 작물 육성에 활용하거나 스마트팜, 청년 농업 등 미래를 위한 농업에 투입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절차적으로도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민주당은 양곡법 개정안이 이재명 대표의 1호 민생법안이라는 이유로 실질적 협상과 토론 없이 '의회 폭거'를 자행하며 본회의를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곡법이 그렇게 좋은 개정안이라면 민주당은 과반의석을 차지하고도 왜 문재인 정권 때 통과시키지 않았는가"라며 "오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농민과 농업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를 위한 당연한 결단"이라고 짚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양곡법은 궁극적으로 농민들을 더욱 어렵게 할 '농가파탄법'"이라며 "'농업 경쟁력 저하'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 명약관화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6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되돌아봐야 한다"며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억지논리로 '내로남불 DNA'를 입증할 때가 아니다. 무엇이 농민들을 위하고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위하는 길인지 민주당은 통렬히 고민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앞에서 '쌀값 정상화법(양곡관리법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민주당 의원 일당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쌀값 정상화법'을 거부하면서 또다시 정부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쌀값을 폭락시켜 농민들을 희생시킬 수 있게 됐다"며 "국민의 뜻을 무시한 윤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민주당은 "더욱이 농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해야 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쌀 생산 조정의 효과를 축소했다"며 "윤 대통령에게 왜곡 보고를 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건의하는 등 농민들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쌀값 정상화법의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하면 매년 3만ha의 쌀 재배면적이 밀, 콩 등 타작물 재배로 전환돼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며, 쌀값은 크게 안정될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허위 보고와 쌀값 정상화법 거부를 건의해 농민들을 배신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굴하지 않고 쌀값 정상화법을 지지한 66.5%의 국민만을 바라보며 농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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