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농민단체도 반대...막대한 세금 버리는 셈"
한덕수 "정부, 원칙 지켜 철저히 대응할 것"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야당 주도로 단독 처리된 양곡관리법에 대해 "대통령의 결단을 요청드린다. 헌법상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대통령의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간곡히 요청드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국회에서 어떤 방법을 써서든 막았어야 하는데 역부족을 느끼고 있다. 소수 여당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8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19 leehs@newspim.com |
주 원내대표는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 매입하는 법안은 폐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쌀이 과잉생산 상태인데, 이 법안이 시행되면 쌀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그럼 정부가 점점 더 많은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고 그에 따라 재정을 점점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잉 생산된 쌀이 쌓이면 정부는 수년 지나서 거의 헐값에 내다 버리다시피 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며 "막대한 국민 세금을 그냥 버리는 셈이니 이런 법안이 통과되는 나라는 정상일 수 없다. 더욱이 쌀 생산이 대폭 증가하면 자연히 다른 곡물 다양성은 줄고, 식량 안보가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 법안은 대민 농업 장기적으로 망치는 결과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40여 개 넘는 많은 농민단체들도 이 법안을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남 광주 농민회에서는 자신들이 정권 잡고 있을 때 변동 직불제를 폐지하고 자동 시장격리제를 무용지물 만든 과거를 반성하지 않으며 누더기법을 만들어냈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며 "민주당이 자신들이 집권 여당일 때도 처리하지 많은 법안을 이제 와서 무리하게 강행 처리하는 이유는 일부 농민들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와 윤석열 정부가 농민들을 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8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19 leehs@newspim.com |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가 양곡법 개정안처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생법안을 여야 간 충분한 협의 없이 단독 처리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농업계 많은 전문가들도 이번 양곡법 개정안이 공급 과잉 문제를 심화시켜 쌀 가격을 떨어트릴 우려가 크고, 궁극적으로 쌀 산업과 농업 자생력을 해친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앙곡법 개정안뿐 아니라 여러 비슷한 법안들이 국민적 공감대나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상적 시장 기능을 왜곡하고 과다한 재정 부담을 야기하는 등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법안들에 대해 원칙 안에서 철저히 대응할 계획"이라며 "당에서도 적극 지원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에 당에서는 김기현 당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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