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취안저우(푸젠성)를 가다] ② 화교의 고향, 일대일로 기점

기사입력 : 2023년03월24일 11:12

최종수정 : 2023년03월24일 11:12

천년 역사 무역항, '개혁개방' 100년 도시
中 공산당, 사회주의 현대화에 종교 편입
공인된 일대일로 해상 실크로드 출발점
교회당 절과 어우러진 사회주의 가치관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헌법 36조 : 중화인민공화국 공민(국민)은 신앙의 자유가 있다.'

3월 20일 낮 푸젠(福建)성 남쪽 항구 도시 취안저우(泉州)의 중산로 인근. 바이두 네비게이션을 보면서 점심 약속 장소로 찾아 가는데 랜드마크 중루(鐘樓)에서 멀지않은 곳에 삼층 높이의 교회당 뾰족탑 위에서 십자가가 거리를 굽어보고 있다. 건물에는 '취안남 (泉南)교회당'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굳게 닫혀있는 쇠창살 대문 안쪽을 들여다보니 교회 뜰이 제법 넓어 보이고 뜰 왼쪽 벽변에 '중국 헌법의 종교 신앙에 관한 조문'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중국 헌법 36조 내용이 큰 글씨로 적혀있었다.

옆에는 공산당의 통치이념인 '12가지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이 장식돼있고 반대쪽 벽면에는 '예수는 진리요 생명이다'는 구호와 10계명 등이 교회당 뜰안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뜰 안의 관리원에게 물었더니 일요일에 개방을 하고 평소에는 이처럼 철문을 닫아놓는다고 말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푸젠성 취안저우 시내 교회당안에 중국 공산당 통치이념인 사회주의 핵심가치관과 종교활동과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36조가 벽에 전시돼 있다. 2023년 3월 20일 뉴스핌 촬영 .   2023.03.24 chk@newspim.com

중산중로(中山中路) 인근 식당에서 만난 공산당원 중국 친구는 조금전 본 교회당 얘기를 꺼냈더니 중국 공민은 전국 어디서든 헌법에 따라 자유로운 신앙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앙 활동뿐 만 이니라 종교인들도 뜻이있으면 공산당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기독교 교회당이 자리한 취안저우 중산로는 100여년 된 역사 문화의 거리이지만 중국 전통식이 아니라 남양풍(南洋風, 남쪽 먼바다, 아세안), 즉 동남아 양식으로 조성돼 있었다.

외양은 짙은 황토색과 흰색을 띠고 있었고 건물 특징은 베란다가 있는 아치형 구조를 하고 있었다. 거리 게시판 설명문에 따르면 남양풍 베란다 건물은 아열대 해양성 기후에 따른 비와 바람을 피하기 위한 구조로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한달전인 2월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봤던 치러우(베란다) 고거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함께 점심식사를 한 중국인 친구가 바로 궁금증을 풀어줬다. 그는 하이난성 하이커우 고거리 처럼 이곳도 동남아에서 성공한 화교들이 돌아와 1920년대 무렵 부터 지금 같은 형태로 빌딩을 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푸젠성 취안저우의 구도심에 있는 동남아시아 남양풍의  100년된 중산로 고거리. 2023년 3월 20일 뉴스핌 촬영    2023년 3월 20일 뉴스핌 촬영. 2023.03.24 chk@newspim.com

"신해혁명 이후 1920년대 전국 주요 도시들은 중산 손문의 영향을 받아 도시의 중심 거리 이름을 중산로로 바꿔부르기 시작했어요. 취안저우도 이무렵 현재의 모습대로 중산로를 본격 개발하는 한편 중심가 도로 이름을 중산로로 개칭을 한 겁니다."

중국인 친구는 취안저우시 중산로 이름이 정해진 유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100년 남양풍의 전통 거리 중산로는 현재 거리 총 길이가 2.5킬로 미터에 달하며 중국 10대 역사 문화 분야 고거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취안저우시는 송나라때 세계 최대 항구였다고 할 만큼 천혜의 무역 항구를 갖추고 있다. 취안저우가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제창한 일대일로의 21세기 해상실크로드 선발 지역으로 꼽히는 데도 이런 배경이 한몫하고 있다. 취안저우는 광저우를 대신해 해상 실크로도 기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취안저우는 1800년대 난징조약에 따른 푸저우와 샤먼의 개항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사람들의 기풍이 자유롭고 개방적이었으며 해외 진출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다. 중국 밖의 중국인들, 화교중에는 취안저우 출신 인구가 750만명으로 단일 도시 중에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한다. 취안저우를 '화교의 고향'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이유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푸젠성 부서기 시절인 1998년 9월 취안저우의 남 소림사를 찾아 당시 취안저우 지도자인 허리펑 현 부총리의 안내를 받아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2023년 3월 20일 뉴스핌 촬영. 2023.03.24 chk@newspim.com

취안저우 중산로 취안난 교회의 정문 쇠창살 철문에 설치된 안내문에 따르면 이 교회는 아편전쟁 이후인 1866년에 세워졌고 세차례 중개수를 거쳐 2007년에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췄다. 정문에는 중국에 처음 서양 교회가 들어온 것은 당나라 정관 시기(서기 635년)라고 적혀 있었다.

20일 오전 이곳 중산로로 오기전 기자는 함께 출장길에 나선 중국 국자위 산하 투자회사 직원의 제의로 '난 샤오린스(남 소림사)'라는 절에 들렀다. 중국인 투자공사 직원은 종교보다는 소림사 무술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 절을 보고 싶어했다. 그러고 보니 푸젠성 취안저우에 탐방을 와서 절과 교회, 사전 계획에 없던 공산당 시대 중국의 종교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진 셈이 됐다.

취안저우시의 유명한 절 남 소림사는 도시 한편 산 언덕 기슭에 마치 시내 공원처럼 괘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소림사 절의 뜰에는 수령 수백년의 아열대 고목이 위엄을 뽐내고 있었고 나무 아래 공터 게시판에는 소림사와 관련한 각종 자료들이 전시돼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홍콩 스타 류더화가 취안저우 난 샤오린스를 찾아 기도를 올리고 있다. 2023년 3월 20일 뉴스핌 촬영.   2023.03.24 chk@newspim.com

그중에서도 반팔 셔츠에 넥타이 차림을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예전 푸젠성 근무시절 사진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다가가보니 1998년 9월 시 주석이 푸젠성 부서기이던 시절 방문, 취안저우시 지도자인 허리펑(何立峰, 현 부총리)과 주지의 안내를 받아 소림사를 고찰하는 장면이었다.

'취안저우 남 소림사 문화를 널리 발전시키고 외자 유치사업을 도모해 화교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 게시물 사진 자료에는 시진핑 주석이 당시 소림사 방문 때 당부한 지시 사항 내용이 함께 적혀 있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로서 시진핑 주석이 소림사라는 절을 신앙 활동을 위한 종교시설로서 보다는 전통 문화 유산과 화교 기업 유치를 위한 인문적 경제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차준환·김채연, 피겨 남녀 싱글 금메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동계아시안게임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서 최강으로 평가되던 일본 선수들에 나란히 역전승을 거두고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피겨 간판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9.02점, 예술점수(PCS) 88.58점을 합해 총점 187.60점을 받았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차준환이 13일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이로써 차준환은 전날 2위에 머문 쇼트프로그램 점수(94.09점)를 합해 총점 281.69점을 기록, 이날 실수를 연발한 아시아 최강 가기야마 유마(일본·272.76점)를 따돌리고 역전 우승했다. 가기야마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다. 동메달은 카자흐스탄의 샤이도로프 미카일(246.01점)이 차지했다. 김현겸(한광고)은 이날 경기 중 발목 통증으로 기권했다. 북한 로영명은 총점 205.16점으로 5위에 올랐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차준환이 13일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회전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한국이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에서 남녀 싱글 동반 우승은 물론이고 메달 2개 이상을 딴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다. 1999 강원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이 아이스댄스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1 알마티 대회에서 곽민정이 여자 싱글 동메달, 2017 삿포로 대회에서 최다빈이 여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퀸' 김연아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적이 없다. 15명의 선수 가운데 14번째로 나선 차준환은 고난도 점프와 회전을 잇달아 하면서도 큰 실수는 한 번도 하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로 연기를 마친 뒤 금메달을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채연이 13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포즈를 취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앞서 열린 여자 싱글에선 김채연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사카모토 가오리(일본)에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 만년 2인자의 설움을 말끔히 털어냈다. 김채연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07점, 예술점수(PCS) 68.49점을 합쳐 총점 147.5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71.88점)에서 2위에 올랐던 김채연은  총점 219.44점으로 사카모토(211.90점)를 큰 점수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동메달은 일본의 요시다 하나(205.20점)가 차지했다. 김서영(수리고)은 150.54점으로 7위에 올랐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채연이 13일 피겨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빛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김채연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점을 모두 경신한 반면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사카모토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하며 136.87점에 그친 게 뼈아팠다. 김채연은 어린 시절부터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며 기대를 받았지만, 각종 불운에 시달렸다. 주니어 무대 데뷔전이 될 2020-2021시즌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022년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동메달을 따냈지만 신지아(세화여고)가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묻혀버렸다. 2023년 3월 세계선수권 때도 전체 6위에 올랐지만 이해인(고려대)이 은메달을 따내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얼빈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쇼트 프로그램 1위에 올랐던 나카모토 가오리가 13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실수를 한 뒤 빙판에 넘어졌다. 2025.02.13 zangpabo@newspim.com 그러나 묵묵히 자신의 연기에 집중해온 김채연은 대학 시절 의상 제작을 전공한 어머니 이정아 씨가 직접 제작한 의상을 입고 이날 은반 위에서 가장 빛나는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그동안 모든 설움을 말끔히 씻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김채연은 경기 후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에서 사카모토를 꺾어 더욱 뜻깊다"면서 "안 믿기기도 하다. 정말 따고 싶었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제 김채연은 다음 주말 서울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대회와 다음 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나선다. zangpabo@newspim.com 2025-02-13 21:37
사진
김연경 "이번 시즌 끝으로 무조건 은퇴"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할 뜻을 밝혔다. 김연경은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의 주역이 되며 팀의 8연승을 이끈 뒤 열린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시즌이 끝나면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할 생각이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 KOVO] 9일 김해란의 은퇴식 때 "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말한 의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코트를 떠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김연경은 "좀 더 빨리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죄송하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합 잘 마무리할 거고 많은 분이 와서 제 마지막 경기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조금씩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오랫동안 배구를 해왔고, 많이 고민했다. 주변 얘기도 있었고.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 시즌 잘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팀과도 은퇴에 대한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GS칼텍스와 경기에서도 팀 내 최다인 19점을 얻으며 37세의 나이거 무색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zangpabo@newspim.com 2025-02-13 23: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