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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⑲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기사입력 : 2023년03월23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5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국민 의식의 대전환, 우리 안에 숨은 긍정의 인자를 깨우자

어릴 때부터 독립적 사고를 배우는 아이들

평상시 집 주위를 산책하다 보면 자전거나 어린이용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면서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들을 만난다. 담장이 없는 단독 주택에 살다 보니 많은 동네 꼬마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그 때 알게 된 아이들이다.

1년에 봄과 가을 한 번씩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아이들과 여름에 깜짝 방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봄에는 부활절, 가을에는 할로윈 때다. 기발한 발상으로 만든 복장과 얼굴을 칠하고 4~5명이 함께 동네 집을 돈다.

이럴 때는 주로 구디스(Godis, 사탕, 젤리, 초콜릿 등)를 준비해 놓고 있다가 내미는 바구니에 조금씩 집어넣어 주면 된다. 여름에도 한 번씩 불쑥 찾아 올 때가 있다. 이때는 겨울 용품 등을 주로 우편 판매한다. 양말, 커피, 어떨 때는 직접 구운 빵, 과자 등 직접 물건을 가지고 올 때도 많다. 과자와 빵은 두세 집 엄마들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본인들이 직접 구웠다고 자랑한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아이들이 찾아 올 때마다 물어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거니?" 바로 손을 내저으며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구입하거나 스포츠 클럽활동 해외전지훈련 비용을 벌고 싶어서 한다고 했다. 구디스를 받아 가면 부활절과 할로윈 파티 때 가족과도 먹고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고 했다. 구디스를 사 줄 것을 벌어 왔으니 대신 용돈으로 받는다고 한다. 용돈은 모아서 어디다 쓸 계획이냐고 물어보면 핸드폰이 낡아서 돈을 모아 살 거라고 한다. 어떤 아이는 전자손목시계를 사기 위해 저축한다고 했다. 5월에 방문하는 아이들은 주로 해외 여름 캠프를 준비하기 위해서 방문한다. 팀별로 나눠 3~5명이 함께 방문한다. 공산품 보다는 이윤이 더 남기 때문에 직접 구운 빵이나 과자를 가지고 와 판매하기도 한다. 시중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아이들의 정성과 바로 구운 빵이라 따끈따끈해 3~4개 정도 구입해 준다. 이 아이들에게도 처음 했던 질문을 던지면 똑같은 답이 돌아온다. 자발적으로 캠프참가비도 벌고 혹시 남으면 축구화나 운동복을 구입한다고 했다. 어린이들의 나이는 8살부터 15살까지 다양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자립적 정신, 노동과 소득이라는 경제개념을 가르치는 부모의 마음을 함께 읽는다.

잉바르 캄프라드가 IKEA를 일군 배경

이케아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시골마을 엘림타뤼드(Elmtaryd)에 정착한 독일 이민가족의 후손이다. 이 마을은 스웨덴에서 가장 산림이 많고, 농작지가 넓어 스웨덴의 농업중심지역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캄프라드는 어릴 적 저금해 놓았던 용돈으로 성냥갑을 몇 십 개를 싸게 구입해 한 통씩 판매하거나, 집에서는 하나씩 불을 지피며 다른 가족들에게 돈을 받았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우실 때, 엄마가 아침 식사준비를 위해 불을 지필 때 성냥불을 켜 주고 1원씩 받는 식이었다. 당시 스웨덴은 성냥이 최대 수출산업 제품 이었고 공장은 캄프라드가 살던 지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가족 어른들의 잔심부름, 자동차 청소, 집안 청소 등을 할 때마다 가족은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고 한다. 캄프라드는 10대 때 매일 아침 우유, 신문, 광고지 배달을 통해 이미 상당한 금액을 저축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직접 돈을 벌며 노동과 돈의 의미, 저축을 통한 자금획득의 방법, 청년 사업의 꿈을 꿀 수 있었고 직접 모은 돈은 종자돈이 되었다고 그는 적고 있다. 그의 집이 속한 교구 이름은 아군나뤼드(Agunaryd)다. 자신의 이름과 마을, 교구의 앞 자를 따 IKEA가 탄생했다. 이 시골구석에서 세계적 기업이 태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출처=이케아(IKEA)홈페이지>

우리 안에 숨은 긍정의 인자

우리 국민은 약자를 도와주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애민과 긍휼의 인자를 갖고 있다. 태안 앞 바다 폐유로 오염된 갯벌 살리기에 참여한 국민정신을 생각해 보자.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다면 20년이 지나도 오염된 해안이 다시 회복 될 수 없다고 환경오염 전문가들은 예측했지만, 전국에서 123명만이 주말을 반납하고 몰려들어 1년 내에 기름기가 거의 제거되었고, 10년 만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경관보호지역(카테고리V)에서 국립공원(카테고리II)으로 승격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도로 주행 중 용달차에서 쏟아진 페트병을 함께 치우는 시민들을 보라. 지난 가던 시민들, 차를 몰던 운전자들도 모두 멈추고 하루 종일 치워도 못했을 청소를 1시간 내에 해치우는 시민정신을. 2002년 월드컵 4강 때 온 국민이 빨간 물결을 만들며 하나가 된 느낌을 다시 소환해 보자. 우리 민족의 인자에는 슬픔을 함께 나누고, 함께 기뻐해 주며, 함께 나서 외세를 물리친 포용성과 독립성이 면면이 이어져 오고 있다. 언제든 뭉칠 준비가 되어 있는 민족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었을 때 한밤 중 거리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나눴다. 우리는 하나가 될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 될 연습이 부족해서 그렇지 우리는 강한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있다.

스웨덴 시민들의 봉사활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식, 우리만의 SOP을 만들자

1994년 9월 28일 탈린에서 출발해 스톡홀름으로 향하던 에스토니아 호가 전복되어 852명이 실종 사망하자 전국의 교회는 촛불을 밝혔다. 가족을 잃은 이웃을 위해 전국에 조기를 걸고 온 국민이 함께 기도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 추모식을 올렸다. 그러면서 큰 충격에 빠진 국민들도 스스로 치유의 시간을 나눌 수 있었다. 희생자 가족들은 교회와 자치시, 그리고 학교 등지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심리 상담을 받도록 했다.

2004년 태국으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스웨덴 국민 543명이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뉴스가 전파되던 저녁 전 국민은 마을교회에서 희생자를 위해 기리는 예배를 가졌고, 가족과 가까운 지인, 친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심리상담반이 조직되어 그 들을 위로하도록 했다. 정부는 희생자들이 영면을 취할 수 있도록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사고선을 인양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그 자리를 거대한 바다 속 묘지로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의 집단행동이나 의회의 특별 단독조사 요구는 없었다.

쓰나미 사고조사단이 임명되어 2년에 걸쳐 정부의 대응과 법제도, 시설 등 다양한 문제를 검토한 후 2006년 조사결과를 발표해 정부의 초동대처 미비와 외국파견 긴급구호대, 의료진, 장비 등이 미흡해 현지에서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법제도 미비와 해외재난 구조를 할 수 있는 인력, 장비(헬기 등) 및 예산미비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외 구호재난을 위한 사회안전구호재난청(Myndigheten för samhällsskydd och beredskap)을 새로이 조직해 발족했다.

에스토니아와 쓰나미 희생자 가족을 위해 국가가 위로금이나 보상금은 전혀 지불되지 않았다. 국가는 전국의 교회를 개방해 언제든 목사와 상담을 받게 했고, 유가족이 있는 지방정부는 외상치료 심리 상담과 치료를 위한 지원을 한 것 외에는 국가차원이나 지방자치 차원에서 유가족을 위해 지불한 예는 없었다. 쓰나미의 경우 희생자 위령제와 장례식 때 태국까지 이동을 위해 전세기를 내 제공한 것과 현지 숙박비, 시신 운구 비용 등은 항공사와 계약을 맺어 국가가 전액 지원했다.

할로윈 용산압사 사고 이후 서울시는 5일,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19일 만에 유가족과 부상피해자를 위해 정신과적 치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재난 대책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거나 있었더라도 무용지물 이었을 것이다. 재난대책 매뉴얼에는 사고 당일부터 바로 정신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세월호 사고의 학습효과는 미미했던 것일까?

자녀와 가족, 친구를 잃은 희생자 유족과 함께 아픔은 전 국민과 함께 조용히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유사한 참사가 나오지 않도록 국가조사위원회의 결과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정부는 전문가 중심으로 민간조사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조사는 다양한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고, 정부로부터 완전 절연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쉽지 않고 정치적 판단의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은 국가적 대참사 때는 조용히 실의에 빠져 있는 희생자 가족, 국민들의 충격과 아픔을 치료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추모에 함께 동참해 주는 것이 맞다. 의혹을 제기 한다든지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가면서 상황에 대한 실시간 파악과 미래 언젠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행법을 점검해 보고 미비한 부분들은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스웨덴처럼 해외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참사 시 구조대, 의료장비, 텐트, 이동수단, 지휘체계 등 사고 발생 다음 날 바로 출동할 수 있는 해외 출동 비상체제를 가동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주 임무로 삼아야 한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 참사 때 파견되었던 것처럼 국민의 해외 재난 시 그 다음 날 바로 출발할 수 있는 5분대기조가 항상 준비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조직 행태이론에서는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이라 부른다. 국가가 재난위기에 처했을 때 그 때부터 문제를 파악하고, 원인과 다음 단계 대응, 가용 수단 점검, 내부조율, 위기의 여파 분석, 피해자 파악 등 한꺼번에 쏟아지는 위기적 대응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정부가 이 위기대응 매뉴얼의 프로토타입 모델을 만들고, 사회의 모든 조직들과 공유를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예외 없이 바로 적용해 지방자치, 기관, 학교, 유치원과 어린이집까지 동일한 대응 방식으로 다시는 똑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 보자.

스웨덴 시내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폭풍 전야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너무나 많은 갈등과 대립, 매일 같이 반복되는 국회에서의 정쟁, 국회조차 구호와 피켓의 일상화, 확성기와 현수막으로 도배된 국회 앞, 전국 정당사무소에 내건 상호비방과 막말, 주말마다 도로를 뒤덮는 양쪽 시위대.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사후 책임과 보상, 국정조사에 대한 요구가 끊기지 않는 사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를 물어 보지만 정치권은 답이 없다. 오히려 갈등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양상이다.

우리는 왜 이것을 지적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없을까? 국가적 위기 상황인데 누가 나와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쳐줄 사람은 없는가? 정지 상태에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이 정말 필요할 때 아닌가? 전쟁 중에 양쪽의 합의를 통해 "휴전"을 외치면 손에 들고 있는 무기를 내려놓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간다. 휴전 상태에서 다시 전투가 시작할 때 승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무너진 진지를 다시 쌓고, 무기체계를 다시 준비하고, 부상자와 전사자 가족을 보살피고, 국민 사기진작을 위한 대국민 메시지도 내고 할 수 있다.

열심히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으면 자신과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상황을 다시 복기해 보며 어떤 실수를 했는지,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로 삼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는 여유도 갖기도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자 행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 이기든 지든 큰 의미는 없다. 중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친구들, 공부보다는 하고 싶은 것에 더 열중했던 친구들, 어떻게 미래를 살지 살짝 걱정했던 친구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여러분은 어떤 예에 해당하나? 그리고 꿈꾸던 대로 모두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루었나? 다른 친구들은 어떤가? 사실 답은 없다.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견해 성공한 사람, 일찍 꽃피우고 빨리 진 사람, 작지만 그것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 뭐가 더 바람직한 삶인가? 사회에 폐 끼치지 않고 조용한 선행을 하며 사는 사람을 보면 고맙고, 존경스럽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주위를 사랑하며 튀지 않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띈다.

국난극복의 역사 앞에서 새로운 시작이 필요할 때

우리 모두 마음속으로 무궁화 꽃을 외쳐 보자. 그리고 헌법전문 정신으로 돌아가자.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

"정의ㆍ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함)"

헌법 2장 10조의 문구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어린이집 교사부터, 초등학교 교사, 80~90대 어르신 돌봄복지사까지 헌법 정신을 떠올리면 우리 모두가 민주시민이 된다.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우리 국민, 함께 들어 주고 보 다듬어 주자. 화내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배려와 관심의 말을 건네 보자. 지도자들은 이제 손에 쥐고 있는 기득권의 무기를 내려놓자.

우리 할머니, 엄마, 누나, 여동생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부르며 이순신 장군과 해상 전투에서 적군과 싸웠던 아버지, 아들, 오빠, 동생을 위해 승전을 염원하며 의식을 치렀던 것처럼 함께 다시 손을 잡아보자. 강강술래의 다른 해석으로 추석 때 달을 보며 춤을 췄던 우리 조상들의 행사로 뿌리를 내렸다는 설도 있지만 상관없다.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행사 아니었나.

이 강강술래와 의병들의 구국정신, 태안반도 대기적을 만든 우리 국민들은 연민과 애민, 국난극복의 정신을 실천했던 민족의 자손이다. 이 정신들은 포용, 나눔, 배려, 참여의 민주정신이자 평화, 안전, 자유, 행복, 인간존엄의 헌법 정신이다.

이 정신으로 다시 일어나 세계평화와 자유, 안전, 행복을 위해 기여하는 선도 국가를 만들어 보자.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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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이 된 1450원...환전 시기 등 문의 봇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로 치솟으면서 고민이다. 이씨는 내년 1월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인데 환율이 급등해 원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달러 환전 시기, 환전 방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A씨의 경우처럼 은행 영업점에 환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A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시기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환율 수수료 우대에 대한 문의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은행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우대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신한쏠), 하나은행(하나원큐) 등 '앱환전'을 한 후 영업점에 방문해 이를 찾기만 하면 된다. 고객은 원하는 금액과 환전 날짜를 선택하고, 예약을 완료하면 지정된 날짜에 해당 금액을 확정된 환율로 환전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전 예약 시 예약한 금액과 환율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특정 조건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출국 전 급하게 공항에서 환전한다면 손실액은 커진다. 공항에서는 일반적인 현찰매매율이 아닌 '공항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달러화 기준 4%내외가 적용된다. 수수료 우대율도 낮게 적용돼, 일반 지점보다 3~4배 이상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19 yym58@newspim.com 또한 방문하려는 국가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만들어 가지고 가는 것도 또 하나의 팁이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100% 환율 우대, 해외 결제·인출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해당 카드를 이용하면 북미 전역에 있는 올포인트(Allpoint) 로고가 부착된 ATM에서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달러 변동에 대비해 미리 환전을 해두고 현지 ATM에서 돈을 뽑아두면 원화값이 떨어져도 방어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태국과 필리핀에서 현지 제휴사 ATM에서 외화 출금이 가능한 '해외 ATM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로밍, 유심·이심 사용 고객이면 우리은행 앱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태국에서는 9만바트(약 360만원), 필리핀에서는 5만페소(약 120만원)까지 출금할 수 있다. 신한금융의 'SOL 트래블 체크카드'와 우리금융의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체크카드 연계 외화계좌에 달러나 유로를 예치하면 달러는 연 최대 2%, 유로는 1.5% 이자를 지급해주는 만큼 이자도 받을 수 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경우 전 세계 통화 30종에 100% 환율 우대와 해외 결제 및 해외 ATM(자동 입출금기) 인출 수수료 면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뱅크의 외화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의 경우 부족한 돈을 자동 환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외화를 미리 충전해두지 않아도 된다. B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적의 환전 시기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일단은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 2024-12-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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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난 정용진 "믿고 기다려달라 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국 상황에 관심을 표했다"며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이니 믿고 기다려달라, 빨리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16~21(현지시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르며 당선인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이번 미국 방문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정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한국 기업인을 만난 건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정 회장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이나 주변인이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해 관심을 표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 상황에 관심을 표했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며 10~1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양국 간 민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엔 "거기까진 생각 못 했다"며 "사업하는 입장에서 제가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한국 기업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는 제가 말씀드릴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내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았는지 여부에는 "특별하게 연락받은 바 없다"면서도 "정부 사절단이 꾸려지는 대로 참여 요청이 오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 소회에 대해선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인사들을 소개해 줘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는지에 관해선 "만났다"며 "그냥 짧은 인사 정도만 나눴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가 한국 상황에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엔 "관심 없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 테슬라의 국내 1호 오너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이번에 그룹의 미국 사업 확대 계획을 논의했는지에 관해선 "사업적인 얘기니까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아웃렛, 골프장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mkyo@newspim.com 2024-12-2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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