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서 22일 발굴조사 성과 현장 공개
백제 전형 토기부터 '위세품' 금제가는고리귀걸이 출토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지난 2021년 7월부터 시작해 최근 발굴이 끝난 '세종 스마트그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유적'에서 백제 한성기에 조성된 다수의 거대한 돌무덤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세종특별자치시와 함께 22일 오후 2시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현장공개를 진행한다.
발굴조사 결과 주요 유구인 백제 한성기 고분 5기는 주변이 조망되는 해발 약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위치하며 주변에는 이들 고분의 추정 진입로와 집터 등 40여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호분과 5호분 전경 [사진=문화재청] 2023.03.22 89hklee@newspim.com |
구릉 정상부 중앙에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어 있는 1호분은 봉분의 최대 규모가 직경 약 58m, 높이는 6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 내부에는 목곽 및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다수 설치돼 있다.
유적의 보존을 위해 고분 내부조사를 완료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시설은 목관(곽) 5기와 석곽 10기 등이며, 내부에서 크고 작은 항아리류와 개배(뚜껑이 있는 접시), 삼족기(발이 세 개 달린 그릇) 등 백제의 전형적인 토기들과 고리자루큰칼, 재갈, 화살촉 등 무기, 마구 등의 부장품이 출토됐다. 특히, 1호분 중 가장 규모가 큰 8호 석곽에서는 위세품(왕이 지방 수장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한 하사품)인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한 쌍도 출토됐다.
1호분의 서쪽사면에 맞닿아 조성돼 있는 2~5호분은 직경 20m 내외,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들로, 여러 겹의 돌로 쌓여진 1호분과 달리 흙을 이용해 봉분을 조성하고 소수의 매장시설(2~6기)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구릉의 남사면에는 구릉의 아래쪽에서 고분으로 올라가기 위한 추정 진입로가 발견됐으며, 약 50m 길이의 긴 도랑 내부에 돌무지시설을 한 형태다. 그밖의 주변시설로는 의례를 위한 부속건물(1호 수혈주거지)과 제단으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확인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1호분 6ȣ 석곽 유물 출토상태 [사진=문화재청] 2023.03.22 89hklee@newspim.com |
매장시설과 부장품, 출토된 유구 등으로 미뤄 보아 고분은 4~5세기경(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것으로 파악되며, 이를 통해 지역의 유력한 지방세력이 존재하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한편, 당시 고분 축조를 위한 토목기술 및 묘역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청은 유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적보존과 개발에 대한 상생방안을 모색했으며, 이를 통해 유적이 확인된 구릉을 중심으로 유적을 보존조치 했다"며 "추후 정밀지표조사를 통해 추가 고분의 발견 가능성과 유적의 명확한 범위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문화재 지정과 해당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를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