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공, 서울대 학생회관 등 4곳에 대자보 부착
"일하는 사람 죽음 초래할 勞시간 연장 철회돼야"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주 최대 60시간 근무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서울대학교 캠퍼스에 붙었다.
서울대 학내단체인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비서공)은 21일 학생회관 등 교내 곳곳에 붙인 대자보를 통해 "일하는 사람의 질병과 죽음을 초래할 주 69시간 노동시간 연장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학내단체인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비서공)'이 21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등 4곳에 붙인 대자보. [사진=비서공 제공] |
비서공은 '노동시간 연장 정책은 선택권 확장이 아닌 생명권의 침해'란 제목의 대자보에서 "정부는 소위 'MZ 세대'가 유연한 근무를 선호한다며 69시간 노동시간 연장을 밀어붙이고자 했다. 그러나 노동시간 연장은 'MZ 세대'를 포함하여 전 사회적으로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며 "청년 세대도 노동자도, 자기 자신이 아닌 고용주의 권력에 의해 규정되는 '유연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서공은 또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에 드는 한국의 긴 노동시간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며 "잔업과 특근에 매진하는 노동자들은 초과노동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임금을 위해 부득이 장시간 노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서공은 "세계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임금을 위해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여러 국가에서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노동 정책이 시도되고 있는 지금,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역행적 정책이 아니라 생활임금과 인간다운 노동시간 단축이 한국 노동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언급하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주 120시간 발언은 해프닝으로 간주됐지만, 게임산업 등 IT 개발 현장에서 이른바 '크런치 모드'라 불리는 밤샘 노동으로 건강권을 침해당하는 청년 노동자들을 생각해볼 때 무척 문제적인 발언이었음이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비서공은 그러면서 "120시간 노동 발언과 같은 맥락에 놓은 주 69시간의 '유연' 노동 정책은 선택권을 늘리기는커녕, 일터의 권력에 저항하기 어려운 노동자들이 자신의 시간에 대해 주체적으로 가져야 할 주권을 침해한다"며 "간 주권의 침해는 고스란히 인간다운 여가와 재생산의 시간을 향유할 삶의 권리, 그리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생명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주 최대 69시간제' 정책을 둘러싼 여론 반발이 거세지자 정책 재검토에 들어갔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