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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김용 공방 확대..."진술 번복" vs "바로잡는 과정"

기사입력 : 2023년03월15일 15:44

최종수정 : 2023년03월15일 15:44

검찰 면담 시간·가짜 변호사 선임 놓고 공방 확산
428억 약정 관해서도 질문 오고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공방이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진술을 번복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음을 근거로 들고 있는 반면 유 전 본부장은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등의 3차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진술이 번복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10월 검찰 조사에서 길었던 면담 시간을 근거로 유 전 본부장의 진술 번복에 검찰의 회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펼쳐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심경의 변화가 생겨 대장동 관련 사건을 진술했고 같은 해 10월 조사에서는 김 전 부원장에게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한 사실도 털어놓았다.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사진=경기도]

김 전 부원장 측은 이날 공판에서 "휴식시간을 면담처럼 한 것으로 보이는데 면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냐"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휴식이었고 면담은 자주 없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 측 주장에 대해 "피고인 진술에 검사가 10회 걸쳐 장시간 면담하면서 과정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과정이 안남았는데 어떻게 시간을 측정했는지 의문"이라면서 "변호인의 모두진술 자료가 보도되면서 가짜뉴스가 양산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전날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유동규씨가 진술 번복하게 된 경위가 검찰의 과도한 면담 시간과 관계있는 것 아니냐"면서 "경위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했고 유동규씨의 진술 번복이 신빙성 없다는게 충분히 느껴졌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부원장 측 주장에 대해 "진술 번복은 없었다. 사실을 말해가는 과정에서 달리 진술했던 것들을 바로 잡아가는 과정은 분명 존재한다"면서 "그런 것들을 번복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저는 사실을 바로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면담에 관해서 재판부는 양측을 향해 의견을 낸다면 검토하겠다면서 "조사과정에서 조사방향이나 얼개를 짜기 위해 필요한 부분 이야기 나누는 정도에 대해 위법성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른 시각들도 많다"며 "논란되는만큼 내주신 자료 보고 필요한 부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계기가 된 이른바 '가짜 변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변호인 선임신고서를 제시하면서 "주신문에서 전모 변호사를 정식 선임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2022년 선임계가 제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가짜 변호사로 지목한 변호인 전모 씨를 정식 선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실제 구치소에서 선임하겠다고 했고 선임계도 제출을 한 상황이면 그것을 가짜 변호사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담당 변호사 입장에서는 내가 선임을 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가짜 변호사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 측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면서 자신을 도운게 아니라 사실상 감시를 했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가 수임료를 요구했고 일단 신고서를 써달라고 해서 써준거고 정식적인건 수임료를 결정한 다음에 판단하기로 했다"면서 "수임료를 지불해야 선임이지 지불하지 않았기에 선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 모 변호사 선임에 대해 "본인 의사에 반해서 쓴 것이 있냐"고 유 전 본부장에게 질문했고 그는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양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28억원 약정설'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유 전 본부장은 약속된 돈이 이 대표를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김 전 부원장 측은 돈의 일부를 유 전 본부장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이유를 캐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이후 김만배 씨가 '형이 잘 되면 내가 한 것의 2분의 1을 이재명을 위해 쓰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재명을 위해 반을 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이 돈 중에서 5억원을 개인적으로 유 전 본부장이 썼다면서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님은 판사님이 아니니 단정 짓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금이 다른 용도로 쓰인 이유를 묻는 재판부에는 "김용(전 부원장)이 계속 돈이 필요하다고 해 제가 7000만원을 우선적으로 준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의 폭로 이후 김 전 부원장 측에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면담시간 문제와 함께 가짜 변호사, 428억원 약정설 등의 신빙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양측의 공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면담시간 문제는 실제 내용 증명도 어렵고 증거가 있더라도 위법성 여부도 판단하기 까다롭다"면서도 "변호인 선임은 선임계가 본인 의사에 반해 쓴 것이 아니라면 제출된 선임계가 있는만큼 실제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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