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온라인 식료품서 매출 5조 목표
적자 中...선제 투자에 실적 개선 '안갯속'
자본시장서 외면...오카도 수수료도 부담
롯데가 영국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의 첨단 물류센터를 짓고 오카도의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아직까지 절대강자가 없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쿠팡, 컬리, 신세계와 맞서게 될 롯데의 경쟁력을 살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롯데는 오는 2032년까지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개인의 구매 이력 및 성향에 기반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한 별도의 플랫폼도 론칭할 예정이다.
타 사와 매출 목표치를 비교해 보면 식료품 위주인 컬리의 지난 2021년 매출이 1조5614억원이다. 쿠팡 로켓프레시의 경우 2021년 매출을 2조원 가량으로 증권가는 추산하고 있다. 단숨에 경쟁사를 뛰어넘어 10년 안에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석권한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롯데와 오카도] 글싣는 순서
1. 첫 물류센터 부산으로…전국구 노린다
2. '온라인 약자' 롯데, 해외 기업에 '손'
3. 쿠팡도 8년 버틴 적자...롯데 '맷집' 관건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
그룹 내 매출 규모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 7개 사업부문 중 매출이 가장 높은 롯데마트 매출액이 5조9040억원. 롯데온을 운영하는 이커머스사업 매출은 1130억원에 그친다. 앞으로 온라인 식료품 사업을 롯데 유통군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롯데 이커머스 사업의 적자는 수년 째 지속되고 있다. 적자 폭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1560억원으로 버는 돈 보다 잃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여기에 CFC 건설에 향후 8년간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수익성 개선은 더 묘연해졌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p) 낮은 8.8%, 식품 시장은 2.9%포인트 낮은 14.5%를 예상한다"며 "롯데쇼핑의 낮은 온라인 점유율(1~2% 추정)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도 새벽 배송을 시작한지 8년 만에서야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쿠팡은 작년 3분기 영업이익 1038억원을 달성하며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 전환했다. 올해에는 연간 흑자를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자금 시장에서 식료품 배송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컬리와 오아시스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달아 기업공개(IPO)를 철회해야 했다. 특히 오아시스는 자체 개발한 물류자동화 시스템 '오아시스루트'로 물류센터 확장·이전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오는 2025년 첫 CFC가 가동될 경우 오카도에 지급하게 될 OSP 이용료 문제도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OSP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오카도 접촉한 유통기업은 롯데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오카도와 협업을 논의했다는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결국은 비용의 문제"라며 "수수료도 큰 부담이었을 뿐만 아니라 오카도 시스템을 도입해도 큰 수익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