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청장, 1일 오후 휘경파출소 현장 방문
"가족들에게 경찰청장으로서 송구한 마음"
경찰관 애로사항 '주취자 처리 문제' 꼽아
[서울=뉴스핌] 이정윤 신정인 기자= 경찰의 주취자 보호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휘경파출소를 방문해 "치안 일선 현장에서 주취자 보호 조치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안들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경찰청장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장 실태를 확인하고, 현장 경찰관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현재 경찰에선 주취자 신고가 접수될 경우 '주취자 대응총괄 매뉴얼'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매뉴얼엔 구체적인 지침까진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지구대, 파출소 경찰관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주취자 처리 문제'를 꼽았다. 그는 "보호조치라는 법적 근거가 있지만 현장에서는 유관 기관과의 협업, 관련 시설의 부족 등 법적, 제도적 미비점이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서 지금보다 더 나은 개선책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취자 보호조치 미흡으로 해당 경찰관에 대해 수사나 감찰이 이뤄진 것이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충분히 그런 목소리에 공감한다"며 "우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오후 현장 점검을 위해 서울 동대문구 휘경파출소로 향하고 있다. 이날 윤 청장은 최근 경찰의 주취자 보호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일선 현장을 찾아 점검 했다. [사진=경찰청] |
윤 청장의 발 빠른 현장 방문은 최근 경찰이 위험에 처한 시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내부 기강 확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은 전날 윤희근 경찰청장 주재로 담당 부서 간부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구대 등 일선 경찰관들의 현장 대응 관련 현안 보고를 들었다. 이 자리에선 향후 같은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현장 대응 매뉴얼 개선 등 의견도 교환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술에 취해 골목에 누워있던 50대 남성을 방치해 승합차에 치여 숨지게 한 소속 경찰관 2명을 감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경찰관들은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술에 취한 남성을 발견했지만, 그를 그대로 남겨둔 채 맞은편에 세워둔 순찰차로 돌아와 사고 발생 순간까지 차 안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30일에는 서울 강북경찰서가 한파 속에 술에 취한 60대 남성을 집 대문 앞까지만 데려다주고 가 결국 사망하게 한 소속 경찰관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jyoon@newspim.com